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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알렌님께 (양서 추천 관련)

  • anthropo
  • |
  • 2013-06-08
11

 

스쿠알렌님~ 아래 댓글에 썼다가 못보실까 하여 게시글로 뺐습니다.

이것도 보실 수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ㅠ 데드라인 몇 개 막느라 글 올린다는 걸 깜빡했어요.

기다리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늦어지면 기대감도 커지는데, 좋은 가이드가 될까 모르겠습니다 ㅠ

일단 위의 사진은 중1 아이가 최근 읽었거나 읽다가 놔둔 책들 한켠이에요.

물론 다른 켠엔 다른 여러 수준의 책들이 뒹굴고 있습니다.ㅎ

 

보시면 알겠지만 고전이라 할 만한 책은 거의 없어요 - 프루스트의 책 정도?

아이 취향이나 필요에 맞추다 보니, 또 수행 과제가 많은 시대/학교의 중딩이다 보니 지성의 베이스가 될 거라 욕심나는, 최소한 내 어릴 적 읽었던 고전은 쉽게 아이 책장에 꽂질 못합니다 ^^ 우리 어렸을 땐 지금처럼 다양한 책이 많지 않았잖아요. 계림문고 100권과 세계사 백과 50여권을 마르고 닳도록 읽고 학교 도서관에 처박혀 읽어도 시간이 남아돌고 갈증이 남아서, 초등 졸업하던 겨울에 아버지 서재를 뒤져서 탐독하던 기억이 나네요. 누렇게 낡은 종이의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스탕달 적과 흑,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등 ...쪼꼬만게 리비도가 어쩌구 해대니, 중학 들어 한국문학이랑 세계고전이 들어서고 서점 나들이가 시작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참 맘에 안드는 답변이 되겠지만...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권할 수 있는 책의 목록은 없다고 생각해요.

각 개인의 목표, 취향,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달라질 거에요. ^^ 제가 어렸을 때는 최소한 성서, 다윈의 종의 기원, 맑스의 자본론, 프로이드 꿈의 해석, 논어와 대학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본론 외에는 대학 들어가기 전에 읽었었는데, 요즘 학생들한테는 가능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을지도 모르지요. 새로운 고전들이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를 기다리는 책은 [종의 기원] 대신에 [이기적 유전자]나 [사라진 스푼] 같은 책이 되었어요.

 

제 기억에 남는 책도 워낙 다양해서.. 헤헤.. 다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10대 초반이 읽으면 좋겠다 싶은 거라면; 헤르만 헤세, 알베르 카뮈, 도스토옙스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에코 장미의 정원, 코엘료 연금술사, 아큐정전, 밀란 쿤데라(예를 들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좀 더 큰 후 읽어야 하나? ㅎㅎ)등.

요즘은 입문서같은 철학책, 과학사, 등등 책이 다양해졌지만, 10대 초반에 문학은 어문학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요. 실은 문학을 통해 철학과 세상의 이치에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그 시기의 아이들에게 잘 흡수될 수 있다고 생각되구요.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생기고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한다면, 이 외의 책들은 결국 스스로 고르게 될 거에요. 세상에 수많은 필독서 목록- 제가 여기 쓴 것보다 100배 훌륭하고 체계적인- 누가 권하는 뭔뭔 리스트 등이 돌아다니지만, 정작 본인의 가슴에 와닿지 않으면 그건 그냥 부담으로 그칠 뿐일 거에요. 기독교인도 아닌 제가 성서를 완독할 땐 뭔가 치밀어오르는 요구가 있었던 거 같거든요 ^^

 

다시 한번, 늦어짐에도 알차지 못한 의견에 죄송한 마음입니다.

동서양의 고전문학과 본인이 필요한 분야의 책(과학, 수학, 역사, 환경 등등)을 중심으로 읽으며 학교생활하면 되겠지요. 제가 10대에게 권하지 않는 책은 자기계발서, 서글픈 에세이류, 웹툰, 웹소설, 팬픽 등이구요. 베스트셀러 칸은 거의 가지 않는 편이에요.

 

스쿠알렌님처럼 어머니들이 양서를 찾아 헤매이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학에서 나누는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알맹이가 점점 없어져가니요 ^^

요약본으로 떼우거나, 참고서 문제집 자기계발서 카톡 카스 대화체로 단련된 세대입니다.

많은 책을 다 섭렵할 수는 없다 하여도 좋은 책을 읽고 싶은 의욕이 있고 좋은 글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청년들이 늘어나길 간절히 바란답니다. ^^

좋은 하루 되셔요 ~~^^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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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쿠알렌
  • |
  • 2013-06-12 14:23
답댓글

아이가 곧 초등을 졸업하니 별 것 없겠지만서도  . 다른 것 제쳐두고

아이가 중등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독서력이 될까..

이런게 젤로 신경이 쓰였어요.

일단은 어린이 입맛의 책들이 충분히 소화가 되는 게 필요하겠다 싶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사람의 눈이 좀 더 먼저 멀리 가 있어야겠다 싶어서

네이버양에게 검색도 해보고.. 그러던 중

정교수님이 추천하시면 어떤 방향이 나올까.. 늘 궁금했었답니다. ㅎ(사실이예욧.)

이렇게 줄기를 잡아 주시니 참 좋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줄기를 잡고 살을 붙이고 입맛에 따라 큰 그림을

완성해 가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부부가 다 이과형 (그것도 어설프게 )이라

이제서야 인문학이 모든 학문과 문화의 뿌리라는 걸 느끼네요,,

주변의 다른것을 들여다 볼 여유도, 경험과 판단도 없이 쏠린사람이 되지 않는 것.

사람을 생각하고. 간접경험과, 부딪혀서 얻은 직접경험들에

 본인 전공이 접목된다면 여기저기에서 사회를 이끌 리더들이 일어날거예요.

 

아이도 틈만 나면 게임습관, 일정범위의 문제풀이가 공부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벌써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ㅠㅠ

생각이 방황하는 것처럼 보일때

맘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를 입으로 말해보게 하고

그 원인이 뭔가 생각하게 하고

 그걸 극복할 도움이 되는 비장의 무기를 무엇으로 장착할 수 있을까..물어봅니다.

아이입으로 늘 결론과 해답은 책을 읽어 큰 뜻을 품자.. 이걸로 내게 합니다.ㅋ

부족한 다혈질 엄마에게서 사리가 마구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소중하신 anthropo님..

사실 이걸 쪽지로 드렸었는데,, 못 보셨네요.

넘 도리가 아닌거 같아서

밖으로 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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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3-06-13 11:27
스쿠알렌님, 요즘 제가 쑥에 정기적으로 오지 못해요. 그래도 뜸뜸이라도 폰으로라도 보니 따뜻한 글 놓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 (제 성씨는 우찌 아셨댜?)
독서습관이 들지 않은 대다수의 초등졸업생들이 겪는 현상 중 하나는, 글을(교과서든 다른 책이든) 읽어도 이해를 못하거나 자기 좋은 대로만 이해하거나 행간을 읽지 못해 어려워하는, 그래서 조금 긴 글이거나 익숙지 않은 문체가 나오면 졸리운 현상일 거에요. 우리 말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그걸 자기 생각과 버무려서 표현하는 능력, 그게 단박에 멋지게 완성되길 기대할 수는 없는 거지만, 현 교육환경에서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보니 조금씩 쌓여오지도 않는 경우가 많더군요. 대학생들의 경우에도 원인을 말해야 할 곳에서 결과를 말하고 분명 심플한 한국어로 전달한 것을 이해못하는 경우 허다해요 (예: Sahlins라는 학자는 "낯선 것은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한다"고 했다.중략. 현재의 글로벌 소비문화와 관련, 찬반을 논하라.는 시험 문제를 내면, 꼭 3-40명 중 10명은 낯선 것은 우리를 더 아름답게 한다로 알아듣고 엉뚱한 얘기를 한다는 ㅠㅠㅠ).
본 글에서 예로 든 문학이나 고전들은 삶에 관한 여러 문제를 깊게 생각하게 해서 언급한 것이지만, 남아들의 경우, 문학과 다양한 인문학에 탐독하기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가 관심갖고 필요로 하는 분야로 시작해서 넓혀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무엇보다 스쿠알렌님처럼 일상의 대화를 통해 아이 생각을 끌어내려는 노력 참 중요하다고 보는데, 실천은 쉽지 않은가봅니다 ^^;; 큰 뜻을 품을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을 어딘가에서 키우고 있는 그런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시다는 그 비젼, 아드님에게 큰 힘이 될 거에요. 사리로 탑을 쌓더라도 잘 유지하십시다 ~ ^^
어설픈 이과형이시라는 말씀 무색하게 깊은 사려가 묻어나는 글이시네요.
제 어렸을 적 읽었던 제 3의 물결이나 몇 년 전 유행했던 통섭에 대한 글들이 이제 다소 싱거운 책이 되다보니 자세하고 명확한 목록은 만들어지지가 않더라구요. 큰 도움 되지 못해 죄송하지만, 종종 또 얘기해요 ~^^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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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자
  • |
  • 2013-06-11 11:43
답댓글
좋은 게시글 감사합니다!

 

회원님께서는 쑥쑥 게시글 로또 이벤트에서 추첨번호 18번을 부여받았습니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2/84204를 확인하여 주십시오.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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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시보
  • |
  • 2013-06-10 10:51
답댓글

질질~부러워서 침만 잔뜩 흘려봅니다.

저희집 아드님과는 차원이 달라서뤼..

앤쓰님 책 사나르기 재미나시겠어요~

요로코롬 예쁘게 책 읽어 주는 따님과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  상상돼서 흐뭇해집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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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3-06-11 11:03
ㅎㅎ 그러실 거 없어요. 그 딸 독서는 많이 정체에요.
할 게 많은데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그런데 느림~느림~ 느림~) 책에 몰입 못하고 이거 찔끔 저거 찔금 읽다 마는 책이 부지기수네요. 부담주기 싫어서 잔소리는 안하고 저혼자 속으로만 아쉬워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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