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녀석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엄마의 손을 잡고와 또박 또박 엄마의 뜻을 전하던 꼬마 녀석을 맡아 가르친지 3년.
같은반 친구의 국제고 원서를 준비 하던중 사회적 배려 대상자 특별전형을 발견했습니다.
3년 내내 기숙사에서 공부에 매진 할수 있는 환경, 국제적 리더를 양성하기위한 커리큘럼과 수업 방식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가정 형편과 아이의 능력을 이끌어 줄 사람이 없는 집안의 여건상 아이에게 더 이상의 선택은 없었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보장해 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국제고 응시원서를 준비하면서도
아이에게 내색할수 없었던 부분...
녀석의 부모님은 두분이 다 중증 장애인이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지라
결혼 당시 많은 가족들이 십시일반하여 조그만 집을 사주었더랩니다. 그집이 족쇄가 되어 가난한 부부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이 되지 못했습니다. 얼마 안되는 장애인 보조금과 폐휴지를 주워 생활비로 보태는 상황에 있어도 집이 있으면 어떤 혜택도 볼수 없는것이 이 나라의 복지 정책입니다. 쥐꼬리 만큼 쥐어지는 돈을 만지기 위해 거의 매일을 엄마는 폐휴지를 줍고 수거 해야 합니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임을 증명 할수 있는 기관의 공식적인 문서가 필요했기에 혼자서 가슴앓이를 하게 되었지요.
녀석에게 동사무소와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님께 학교측에 제출할 추천서를 부탁하고 가슴졸이며 원서접수를 하러 갔지요. 결과는...
서류미비에 따른 접수거부 였습니다. (요구사항을 일부 충족시킬수 없어도 아이에게 면접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판단 하였던 저의 생각이 짧았었나 봅니다 .이녀석은 배려를 받아야 할 대상자임은 분명합니다-17년전 시골 가족들이 십시 일반하여 사준 그 오래되고 낡은 집의 가치가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아이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었죠.
한번만 읽어 달라고...떨어지더라도 접수는 해달라고...그런데 경직된 공무원 사회는 한치의 배려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혼자 접수하러 보냈던 녀석이 원서를 들고 다시 돌아 왔습니다.
도대체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기준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 녀석이 얼마나 힘들게 지금껏 자라왔는지 붙잡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기가 생기더군요. 녀석은 항상 반에서 1-2등 전교등수는 10-20등 사이를 유지해 왔기에 일반전형 준비를 하며 다시 두번째 원서접수를 준비했죠... 그런데 이번엔 사회 과목이 아이의 발목을 잡아 버렸습니다. 수학을 가르쳤던지라 항상 100점을 받았던 녀석 생각을 하며 사회과목은 미처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3-1학기 사회과목이 12%안에 들며 응시자격을 박탈해 버린겁니다.
왜 하필 잘하다가 3학년1학기 중간고사 사회과목 한과목만 못 친건지 잠시 녀석이 원망 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녀석은 세상에서 처음으로 준비해 본 도전에서 실패를 맛 보았습니다.
(올봄 녀석을 위해 은행에서 주는 장학금 혜택을 받기위해 여러 서류를 준비 했었습니다. 장학금의 액수도 컸고 규모 있는 은행인지라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것이라 판단 했습니다. 성적도 나름 자신있었고요, 그런데 그역시 탈락했습니다-추측컨데 비슷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에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 천사 같은 녀석이 상처를 입는것 같아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이른아침 걸려온 엄마의 전화 선...생..님...정말...감.....사....합니...다
엄마와의 통화는 항상 길어집니다. 때로는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목이 메입니다.
미안해요 어머니 .도움이 되지 못해서...(어머님은 언어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많은 장애를 가지고 계십니다,아버님 역시 연세도 많으시고 다리장애도 있으시지만 아이에게 조언을 해 주실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후에 녀석이 3-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반 1등, 전교등수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지만 전교10등내가 확실했습니다. 사회과목도 완벽하게 치루었습니다.이제까지 받은 성적중 최고의 성적을 받아 왔으니까요.(외고 준비하는 아이들이 내신관리를 안한 탓에 녀석이 더 득을 본탓고 물론 있겠지요 그러나 녀석은 지금 계속 평균이 오르는 중입니다.)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렇게 어른스럽고 우직한 녀석을, 똑똑한 녀석을 보지도 않고 어떤 배려도 해주질 않는게 옳은것이냐 되묻고
싶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보석 같은 아이입니다. 몸이 불편한 엄마,아빠를 한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던 천사같은 녀석입니다.
서울 국제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특별 전형 모집정원은 15명 접수자는 4명이 었습니다. 나머지 11명의 자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간절히 원하는 이 녀석에게는 기회 한번 주지도 않으면서 누굴 위해 남겨둔 자리인지 묻고 싶습니다.
상처 받지 않고 더 큰 비상을 하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데 아이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은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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