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천 년의 문 문은 열려 있는 것도 닫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절망한 사람에게는 늘 열려 있고, 희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늘 열려 있습니다. 미움 앞에는 늘 빗장이 있고, 사랑 앞에는 늘 돌쩌귀가 있습니다. 천 년의 문이 있습니다. 지금 이 문이 이렇게 활짝 열려 있는 까닭은 희망과 사랑으로 우리가 그 앞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새 천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것입니다. 새 천년은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입니다. 빗장 없는 천 년의 문이, 활짝 열린 사랑과 희망의 문이, 아침 햇살처럼 여기 있습니다. 10. 물음표 물음표를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꼭 로댕의 조각 같지 않아요? 생각하는 사람은 머리를 숙이지요. 잠시 행동을 멈추고, 그렇지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턱을 고이거나 머리를 만지거나 조용히 머리를 숙이지요, 예쁜 팬지꽃첨럼. 팬지는 '생각한다'는 불어의 '팡세'에서 온 말이래요. 파스칼의 명상록을 팡세라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팬지꽃처럼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는 꽃을 우리는 왜 할미꽃이라고 불렀나요. 뛰어노는 개구쟁이 녀석도 귀엽지만, 팬지꽃처럼 할미꽃처럼 얼굴을 숙이고 생각에 잠긴 아이들의 모습도 아름답지요. 연필로 글을 쓰다가,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긴 내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어린것의 작은 머릿속에서 떡잎처럼 파란 생각의 싹들이 자라느라고, 꽃이 피느라고 그런 거예요. 우리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대개는 이렇게 묻지요. "너, 오늘 학교에 가서 공부 잘 했니?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그러나 이스라엘의 어머니들은 이렇게 묻는대요. "너, 오늘 학교에 가서 선생님에게 무엇을 물어 봤니?" 크리스마스 트리에 색색의 방울을 달 듯이 아이들의 생각에 여러 가지 물음표를 달아 주세요. 아이들이 무엇을 물을 때 얼굴을 찌푸리지 마세요. 달이 뜰 때, 바람이 불 때, 하늘에는 나비가 날고 땅바닥에서는 벌레들이 기어갈 때, 은빛 물음표의 창문을 열고 아이들은 경이로운 눈으로 세상르 바라보지요. 로댕의 조각 같은 물음표 안에서 생각의 키가 한 치씩 자라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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