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에 진정한 영어 고수님들이 많으신데, 영어 글을 쓰자니 좀 쑥스럽기는 합니다. 영어 공부의 방법은 수학 공부 방법보다도 더 다양한 것 같습니다. 최근의 게시판을 보니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쑥의 고수님들을 중심으로 게시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저는 고수는 아니지만, 제 생각을 조금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 실력이 좋다고 해서 공인 성적을 항상 잘 받는 것은 아니듯이, 공인 성적을 잘 받는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영어 실력과 공인 시험 실력은 일정부분 훈련이라는 또 범위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또한, 영어 공부에 왕도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쑥에서 추구하는 방향과는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아이들이 쑥의 방식으로 해서 성공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확률이 얼마나 높으냐, 얼만큼의 경험치를 가지고 있느냐하는 수위 조절의 문제만 있을 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사족을 달았는데요, 나중에 또 언제 시간이 날지 몰라서 오늘 쑥에서 노는김에 그냥 다 써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지금 쓰고자 합니다. 네 시험 모두에 리딩 영역이 있고, 영어 공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영역인 만큼, 리딩 부분을 중심으로 네가지 시험을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1. 토플
토플을 공부하는 본연의 목적은 유학을 가기 위함입니다. 토플(ibt)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의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영역별로 30점씩 총 120점 만점의 시험입니다. 보통 100점 이상이면 고수라고 평가해주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텝스가 대세가 되기 전에는, 토플이 특목고 진학이나, 대학 입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텝스가 보편화되면서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퇴색된 느낌입니다.
토플 리딩의 가장 큰 특징은 지문이 굉장히 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긴 지문당 12~14문제 정도가 배정되는데 물론 유형도 있지요. 어휘 문제, 진위 판별 문제, paraphrase문제, 지시어 파악하는 문제, 추론문제, 문장 흐름을 파악하는 문제, category 구분하는 문제등으로 대게 이루어집니다. 토플 지문의 내용은 상당히 academic합니다. 그래서 배경지식이 풍부한 경우, 문제를 풀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오늘 제시할 네가지의 시험 중에서 배경 지식에 따라서 유불리가 가장 많이 좌우되는 것이 토플 리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문도 1000단어를 전후로 할만큼 길기 때문에 단락별로 잘 Note-taking을 해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한 지문당 20분 이내로 읽고 13문제 정도를 푼다는 것은 상당한 실력이 아니면, 쉽지 않죠.
토플 리딩 지문을 읽을 때에는 문제와 잘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속도 조절을 해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단한 단어 문제가 나왔다면 빨리 풀 수 있겠지만, paraphrase 문제가 나오면 문장 분석을 해가면서 읽는 것이 정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진위 판별 문제나 추론 문제가 나온다면 지정된 단락 전체에 대해서 세세히 읽을 필요가 있으며, category 문제는 배점도 높은데다가 범위도 넓기 때문에 scan능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유리하죠.
토플 지문을 읽을 때에는 모든 부분을 똑같이 잘 읽는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꼼꼼히 읽어야 할 범위와 내용들을 잘 파악해가면서 읽어야 할 부분을 나누어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죠.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지문도 너무 기니까요.
2. 텝스
텝스를 보는 목적은 주로 국내 대학에 진학하는 목적이 가장 큽니다. 서울대에서 개발한만큼, 텝스가 서울대 입시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을 뿐더러,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특히 voca영역은 GRE 단어들도 외워야 고득점이 가능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단어들도 많이 나옵니다.)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죠. 그래서 대학들에서 선호하게 되었구요, 리스닝, 문법, 어휘, 리딩의 네 개의 영역을 시험보게 됩니다. 배점은 리스닝과 리딩이 400점, 문법과 어휘는 각 100점이고, 만점은 990점으로 계산합니다. 시험 점수에는 맞은 개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상대평가적인 요소도 조금은 가미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트랜드는 국내 대학 진학은 텝스, 유학은 토플이 대세인 것 같구요, 외고들에서는 1학년부터 아예 텝스를 강도높게 훈련시킵니다.
텝스 리딩의 특징은 지문의 길이가 짧은 반면 한 지문당 한 문제씩 40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죠. 40문제를 45분 안에 다 풀어야 하니까, 텝스 리딩 역시 시간의 압박이 상당히 심한 시험입니다. 텝스 리딩도 유형이 있는데, 1~17번까지 나오는 빈칸 넣기 문제와 18~37번까지 나오는 주제 파악, 진위판별 및 추론 문제가 있고요, 마지막으로 문맥 흐름을 찾는 문제가 38~40번까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텝스는 지문 파악도 중요하지만, 선지를 정말 잘 읽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문장의 내용이 모두 맞는데, 시제가 달라서 오답으로 파악해야할 정도로 꼼꼼하게 선지를 읽어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지문은 왜 틀렸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의 문장들도 있습니다. 리딩 지문은 단어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리딩 단어는 토플이 더 어렵게 느껴지지요. 그런데 풀기가 만만치 않은 이유가 선지를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함정에 걸려들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텝스 지문을 읽을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문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가장 큰 지침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접속사나 연결어 같은 것들이죠. However나 But 같은 것들이 나오면 그 문장이 핵심 문장이 된다거니, example같은 단어가 나오면 그 부분들은 예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텝스만의 특징들이 있지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토플에 비해서 유추하기가 수월하게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왠만한 리딩 능력이면 유추가 어렵지는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지에 많은 집중을 해야 정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38~40번 문제들의 경우에는 첫번째 문장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1~17의 빈칸 넣기 문제의 경우 문장의 맨 앞, 맨 뒤, 그리고 중간에 넣는 문제로 나뉘어지는데요, 각각의 경우에 따른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져야 빠른 시간에 풀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부분이고, 텝스 강사로 유명한 김태희씨의 경우에는(저는 강의를 들어본적은 없습니다) 두번째 파트부터 풀으라고 한다는데, 그 이유가 시간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닐가 싶습니다.
텝스 리딩을 공부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처럼 난이도를 차츰차츰 올려가면서 교재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리딩 영역은 기출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데, 알게 모르게 기출 문제집들 사이에 난이도 차이가 있지요. 마치 수학 교재들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재의 수준을 잘 파악하고 공부를 해야 하며, 월간 텝스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고득점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어려운 교재를 사서 지문들을 철저히 분석해 가면서 빠른 시간안에 읽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3. 니트와 수능영어
니트는 올해 12월에 수능을 대체할지의 여부가 결정이 된다고 합니다. 될지 안될지 전 잘 모르겠는데요, 이 글에서는 니트 2급(고등학생을 위한 영어시험)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합니다. NEAT는 국가 공인 영어 시험의 약자를 따서 이름지은 것입니다. 1~3급까지가 있고, 고등학생이 응시할 시험은 2급입니다. 니트는 외견상 토플과 비슷해 보입니다. 토플처럼 4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이중 리딩은 45분 안에 32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토플처럼은 아니어도 1지문 2~3개의 문제가 있는 세트형 문제도 있고, 텝스처럼 지문당 한문제가 있는 문제들도 있죠. 형식에서는 왠지 토플과 텝스가 뒤섞여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텝스처럼 일반적인 내용도 많지만(물론 텝스에도 학술적인 내용이 나오긴 합니다만,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토플처럼 학술적인 내용도 많이 있죠. 솔직히 아직까지 뚜렷한 태가 나오지를 않는 시험입니다. 수능 지문과 비교해 본다면 난이도가 아래이지 않을가 싶고, 수능을 대체한다면 점수로 줄을 세우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을 통과만 하면 되는 형태로 대입에 반영이 될 것 같습니다.
수능 영어에는 수능만의 스타일이 있으며, 빈칸 넣기 문제가 보통 변별력 문제로 출제됩니다. 흔히들 텝스 몇점이면 수능 다 맞는다 하는데 제 생각에는 무의미 합니다. 함정에 걸려들거나 정말 어려운 지문은 텝스 지문보다도 더 어렵기 때문에 수능 만점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수능 문제들을 안정적으로 만점을 받게 하려면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기출을 통해 수능만의 스타일에 익숙해져야 점수에서 손해를 안보게 되지요.
대충 제가 아는대로 써봤는데요, 더 보충할 부분들은 다른 영어 고수님들께서 댓글로 첨언해 주시면 완성도가 올라가지 않을가 싶네요. 공인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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