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집 영어 공부 방식을 정리해 보려고 하니 책 한권 써야 할 것 같아 포기했어요.
쑥쑥 10년 세월 게시판 여기저기에 썼던 이야기므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요.
군복무 마치고 내년 3월 복학하는 큰애와 고2인 아이의 영어 공부를 뒤돌아 볼 때
영어의 완성(?)은 부모의 노력보다는 아이의 의지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초등시절 아니 중등시절까지는 부모의 지도력도 중요하지만요.
부모의 지도력 중에는 양학선 선수의 이야기가 생각나요.
"나만의 기술 개발로 올림픽 챔피온이 되었어요"
엄마표 영어에서 간과되는 것이 아이의 눈물입니다.
우리집도 초등 6학년까지는 행복한 영어공부를 했지요.
행복한 엄마표 영어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아이가 중학교가서 민사고 국제반(해외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반)을 지망하면서
토플 CBT240 이라는 거대한 벽을 만나게 되었죠.일단 CBT 240 이 넘어야 원서를 제출할 수 있으니까요.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 중2 말 시기...
주먹구구식의 엄마표 영어로 해왔기에 단어,문법,정확한 문장읽기가 큰 문제가 되더군요.
아이는 어려서 영어를 상당히 즐기며 배워왔어요.
이상적인 영어공부 방법이었죠.
코리아 헤럴드(영자 일간지) TIME을 읽고,해리포터 읽고,영어뉴스를 듣고 영어로 에세이 쓰기도 즐겼어요.
그런데 공식적으로 미국 영어 공인 평가 기관인 ETS 의 평가를 받으려고 보니
그동안 해왔던 영어에 구멍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토플은 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영어능력을 테스트 하는 시험입니다.
영어의 4대 영역을 3시간 정도에 걸쳐 테스트하지요.
정치,경제,문학,농업,의학,공학 각 전공분야에 대한 어휘가 4개 영역의 시험에 모두 나오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단어와 문법 그리고 롸이팅이더군요.
그 당시는 특목고 열풍이 강한던 시기라 지금보다 영어교육 열풍이 강했던 시기였는데
학원을 보내보려고 하니,이미 착실하게 수년간 단계를 밟아 영어공부를 해 온 아이들을
따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더군요.하루 백개씩 단어를 외우는 애들..따라 갈 수가 없어요.
우리는 그동안 너무 영어를 대충대충 허술하게 해왔던 것이죠.
솔직히 학원을 보내며 빡세게 영어를 시킬걸..무지무지 하게 후회를 했지요.
그래서 부랴부랴 문법과 토픽 에세이 롸이팅을 잡아 줄 쌤을 구해도 구할 수가 없더군요.
해커스 라는 토플 전문 사이트를 찾아 엄마표 아빠표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아이는 겨울방학 두달간 밥도 방에서 먹으며 아마 두달 내내 비빔밥을 먹었을 거예요.
개학하고도 급식 줄 기다리기 싫어 전교에서 제일 늦게 밥을 먹었다고 해요.줄 서서 단어 외우면 창피하죠.
하루 잠자는 5시간 정도를 빼고는 영어공부만 했죠.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문법이었던 것 같아요.Grammar in use 초4 때 하고 문법은 끝이었으니..
해커스에서 나온 문법책이 상당히 좋은데,아이는 8품사도 모르고 문법 용어를 하나도 모르니
문법책을 봐도 뭐가 뭔지..도대체 무슨 소리인지..이해를 할 수 없어 엉엉 울더군요.
저도 마구 울었어요.시간은 촉박한데...토플점수는 4월까지 받고 민사고 수학경시를 해야 하는데...
둘이 함께 잡고 영어 때문에 많이도 울었어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했나요.아이는 문법 용어도 모르고 스킬을 이용해 자기 스타일로 훈련을
이용한 문법문제 풀기에 돌입해..개념도 모르고 문제만 수천문제 풀어가며 터득을 하더구요.
토플 문법문제 수천문제 구하기...이것도 방법이 있어요.중국 기출문제라고..
그러면서 토픽 에세이 롸이팅 첨삭을 아빠에게 받으며 문법을 완성시켰죠.
여기서 부모가 에세이 첨삭할 능력이 없다면...갑자기 학원가서 첨삭받을 수 없어요...
참 집에서 영어를 시키다는 것이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죠...
지금도 아이는 영어문법을 정확하게 구사하기는 하지만 누구에게도 설명을 못해요.
제 가장 큰 시행착오 중의 하나죠.그러나 결국 미국명문 대학 어드미션을 받을 수 있는
기적의 점수 CBT 280을 받았어요.그러나 민사 입시에서 떨어진 것은 3차 영어인터뷰에서..
역시 엄마표 영어로 스피킹까지 완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함을 절실히 깨닫고..
무조건 듣기,읽기가 강조되는 영어공부 트랜드에서 문법을 시키는 것은 상당히 경시되었고
저도 시간낭비라고 생각해서 문법 할 시간에 듣기와 읽기를 하자..나중에 벼락을 맞았죠.
그래서 문법도 단계적으로 착실히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런데 가끔 영어를 지도하다 보면 문법책을 보며 문법을 쉽게 터득하는 아이들도 있고
몇번을 설명해 주어도 어려워 하는 애들이 있어요.
문법을 배워도 문장 속에서 문법이 보이지 않으면 고등학교 영어에서는 치명타가 되지요.
고등학교 내신 영어시험의 절반은 문법문제입니다.수능에서는 신유형 45문제중 1,2문제이지만..
그래서 성적을 잘 받는 영어를 하려면 문법이 중요합니다.수능 정도의 영어문장을 읽으려면
정확한 문법이 기반이 되어야 정확히 읽을 수 있고요.
듣기,읽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것이 문법이고..
요즘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텝스를 공부하려면 단어 외워야 합니다.
800점대 이상이 되면 토플 처럼 정치,경제,사회,문화등 전문지식에 관한 문제들이 나오는데
우리 애들이 영어공부 하다가 채권이 뭐냐고 묻더군요.채권이라는 수준의 단어가 시험에 나옵니다.
이 단어를 영어로 정확히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고 이해하는 아이와 아닌 경우..차이가 나는 겁니다.
샤롯의 거미중에 나오는 마취..라는 단어도 고난이도 수준의 단어는 아니고 자주 나옵니다.
절대 유츄 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나옵니다.텝스 시험은 초를 다투는 시험이라..
딱,듣고 찍고 딱, 보고 답을 순간적으로 딱 찍어야 합니다.
시험을 많이 보고 고득점 목표가 있는 애들은 얼마나 철저히 공부하는지..이 내용을 쓰려면 사연이 깁니다.
쉽게 되는 것 하나도 없습니다.
초등까지는 단어를 안 외워도 영어공부 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시험을 통한 평가가 없으니까요,정확하게 쓰지 않아도 대충이 통합니다.
그러나 어떤 시험이든 평가를 받으려면 정확성을 요구하지요.
즐기는 아름다운 영어에는 고통이 없고 이 시험이라는 관문이 항상 문제인 것 같습니다.
세상의 평가는 무지무지 하게 혹독합니다.너의 영어 위치는 여기다! 라고 냉정하게 평가내리죠.
해리포터 쉽게 읽는데..영어 뉴스도 들리는데..영어로 의사 소통 문제없는데..모두 소용없습니다.
일단 공인시험 텝스 혹은 토플 아니 수능문제라도 풀어보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대충하는 공부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공인성적 으로 영어에 대한 능력을 평가내리죠.
고등학교 시절 텝스 최연소 만점 받은 대원외고 여학생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아마도 제 칼럼 어딘가에 그 여학생과 우리 아이의 영어공부 방법을 비교도 해 보았는데
그 여학생은 초등학교 시절 캐나다에 살며 방과후 도서관에서 살았다고 하더군요.
캐나다 도서관에 영어캠프를 차렸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 책만 읽으며 완벽한 영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며 영어를 배우려면 즐기는 것을 떠나 공부로써
집중적으로 해야 고급영어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애들 영어 시키며 항상 이런 생각을 했어요.
수학을 포기한다면 중등시절 까지 원어민 수준의 영어도 구사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수학을 더 소중히 해야 하기에..기회비용이 생각나지요.
영어 시험에 기회비용에 대한 경제원리도 자주 나오는데,이때 마다 영어와 수학을 가지고 설명을 합니다.
여기서 어디에 기회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대학 보내보니 영어가 그렇게 중요한가? 좀 의문이 들어요.
아이가 다니는 대학의 특성이어서 그런지 초,중,고등학교에서 수학 때문에 영어가 후순위로 밀렸듯이
대학가서도 영어는 또 후순위로 밀리더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친구들도 영어 때문에 고민은 하지 않아요.영어를 잘해서가..아니라요.
이유는 설명하자면 길어요.
미국 교환학생도 시간낭비라고 거의 포기 하고요.
요즘 영어 잘하는 애들은 너무 많지만 영어가 큰 메리트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잘 하면 좋지요...
기업에서도 대학생 미국 기업연수 선발하는 조건이 영어가 아니라 논문이더군요.
아마 영어 잘하는 순으로 뽑았다면 우리 아이는 뽑히지 못했을거예요.
왜? 그렇게 부모들이 애들 어려서 부터 영어,영어 했는지..
제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요.대학 입시를 앞두고 대학생 부모가 되면 제 말이 이해가 되실까요..
영어는 아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해요.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그리고 영어 공부의 목표와 수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공부법도 달라지고요.
영어 공부 방식에 대한 질문의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모두 다르다...
저는 솔직히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엄마표로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너무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시 카페의 부모들를 보면서..애들이 너무 영어를 잘하기에 쟤들은 어떻게 영어를 배웠나?
궁금해서 물어보니...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 들더군요.
오늘도 횡설수설..
다듬어야 하는데..나가야 해서 유감입니다.^^
긴 글 시간들여 썼으니 그냥 엔터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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