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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소심녀

  • blessy
  • |
  • 2012-05-13
14

친구에게서 역사만화 전집을 빌렸다. 

친구가 집 경비실앞까지 손수 갖다 주었다.

그리고 바삐 갈 길을 갔다.

박스를 들 수가 없다. 나에게 너무 무겁다.

버둥대도 끄떡 안한다.

그런데.. 경비실 할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엘리베이터까지 들어주신다고 하셨다.

몸도 구부정하고 연로하신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한사코 하시겠단다.

박스를 영차 들어보시더니.. 꾸역꾸역 걸어가신다.

눈물이 차 오르게 미안스러웠다.

집에 뭐가 없나.. 둘러보았다.

며칠 전 사놓은 참외와 스킨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할아버지의 늙은 손을 잡아드렸다. 

이곳 사람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도.

눈을 서로 돌리기에 바쁜 사람들.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외면하지 않고, 베푸실 수 있는 온정을 손수 나누어주시는 할아버지.

참 커보였다.

물질의 부요함으로 마음을 치장할 수 없다는 게 참 공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마음까지 가난한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건가?

서로 나눌 것이 없는거다. 재앙이다.

작은 것을 나누어도

가난함을 따뜻함으로 채울 수 있는 여유를 사치스럽게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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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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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얀드림
  • |
  • 2012-05-15 16:59
답댓글

초등시절 하교길에 비가 갑자기 오길레 누군가에게 우산을 씌워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누는 것만으로도 이미 제마음이 행복했는데

며칠 후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종이학을 접어왔더군요.(여학생)

잊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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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essy
  • |
  • 2012-05-16 12:39
앗.. ! 닉만 봐도 좋은 비얀드림님.~~
종이학하고 별하고 많이들 접었던 때가 있었드랬지요?
사실은.. 그 여학생이 저예요.. 우하하.( 저 였음 좋겠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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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생아님
  • |
  • 2012-05-14 16:38
답댓글

점점 더 관계 맺기를 싫어 하고 조심스러워 합니다.

저도 그렇고...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갑자기 울컥..

요즈음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 그 모습만으로도 울컥..

왜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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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essy
  • |
  • 2012-05-15 08:47
감사합니다.. 신생아님..
저는 인생이 왜 이렇게 나에겐 친절하지 않을까. 울컥할 때가 많아요.ㅋㅋ
그래서 좀 가볍게 . 나에게 관대해지려고 일부러 노력하는 것 같아요.
매일 조금씩 더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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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시보
  • |
  • 2012-05-14 09:18
답댓글

저도 요즘 수시로 눈물이 차올라 창피합니다.

어제는 쑥쑥에서 프린트한 박경철님 강연 내용이 눈에 띄어 읽다가 눈물이 철철..

초5아들이 왜 그렇게 우냐고 하길래 읽어주었더니

울 아들램도 눈이 시뻘게 지더니 눈물.

감동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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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essy
  • |
  • 2012-05-14 15:47
그러시구나. 플라시보님땜에 위로받아요.
하도 그랴서 갱녕긴가 싶었어요. 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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