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주 남편 앞세우고 안경점 가서 돋보기 하나 맞춰갖고 왔답니다.
날엽하고 휘황찬란한 보라색 테로해서...
근래들어 책을 보면 눈이 침침해서 책을 오래 보기 힘들었는데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돋보기 안경 쓰기를 거부하며 책도 읽다말다 해왔답니다.
이 힘든 결정 그리미님 덕택이죠.
어느날 황야의 무법자처럼 쓱 나타나서 책 서평과 양서 리스트를 연신 쏘아대시니 오래전 일로 치부해왔던 "지적쾌감"의 황홀한 기억이 두둥실 떠올랐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크던 작던 자신만의 성공을 이룰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그 성공을 건강하게 지켜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마약복용 연예인
기업가 원정 도박단
기업경영인 선물투기
의사, 검사, 교수 등 사회지도층 (왜 그들이 지도층인지 아직도 모르겠슴) 골프 이후 집단 성매매
주부 도박단까지
크던 작던 자신만의 성공을 이룬사람들은 그 뒤를 따르는 실존적 허무와 그로인한 불안과 좌절을 겪게 되죠.
그러다 그런것들 잊게해주는 유희거리 찾게되고.... 마약, 도박, 성....
'지적유희'가 주는 '지적쾌감'을 일찌기 맛본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하위 유희거리에서 쾌감을 얻기 힘든만큼, 인생후반부에 자신의 성공을 가장 건강하게 지켜내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독서는 성공을 위해서 뿐 아니라, 그 성공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가 봅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잘 나가는 후배에게 어느날 물었어요.
"맨날 주식시세표 들여다보고 있으면 너무 힘들지 않냐?" 고
'나같으면 미쳤거나, 금새 그만두었을거야'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근데 그 후배의 아내 말,
"말도 마세요. 남편은 요즘도 삼국지, 수호지, 대망, 태백산맥, 아리랑,.. 한,중,일의 온갖종류의 무협지를 읽고 또 읽고... 요즘은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미스테리물들도 ... 어떤땐 밥도 안먹고 읽어요. 제가 한소리하면, 이런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자기는 죽을거라며 건들지말라고 해요."
수명이 짧은 주식 애널리스트의 세계에서 그가 평균보다 7~8년이나 더 오래 성공적으로 (정말 성공적으로) 버텨온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겠더군요. 그래, 지적유희는 고달픈 현실까지도 건강하게 이겨내게 해주나보다.
저도 지금부터 돋보기의 힘을 빌어 맘껏 지적유희에 탐닉해보려 합니다.
독서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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