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코의 황금날개를 공연하다...!!!
저는 레오 리오니의 책들을 좋아합니다. 결혼하기 전 신문의 신간소개에 나온 레오 리오니의 으뜸헤엄이(Swimmy)를 사서 소중히 간직하다가 지금 동희에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그리고 레오 리오니 전집도 모셔두고 있답니다. 하지만 정말 모셔두고 저만 읽게 돼요. 다들 아시겠지만 레오 리오니의 책을 영어에 서툰 아이들에게 원문 그대로 쭈욱 읽어주는 건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힘든 일이거든요. 커서 이 책들에 담긴 주옥같은 교훈과 해학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날이 있겠지 하고 기다릴 뿐이랍니다. 아니면 한국어 번역판을 읽어주거나 말이죠.
두달쯤 전이던가요, 동희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인형극을 단체관람 했는데 '티코의 황금날개'였답니다. 그래서 티코의 황금날개책을 꺼내들고 그림을 보여주면서 인형극을 상기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집에서 인형극처럼 이야기를 꾸며주면 레오 리오니의 책 내용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쑥쑥에 있는 퍼펫 인형극장같은 걸 만들어 한번 해 보자 마음먹었지요.
재활용쓰레기 버리는 날 박스 모아둔 곳에 가서 깨끗하고 크기와 모양이 적당한 걸 골라 왔습니다(별짓 다 합니다. 하지만 동희도 재활용이란 말의 의미를 엄마의 이런 행동에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 넓게 구멍을 뚫고 색칠을 해서 간단한 극장을 만들었습니다. 배경으로 쓸 부직포 사이즈가 좀 작긴 하지만 사러 나가기 귀찮으니까 그냥 붙였습니다. 나무도 하나 만들어서 핀으로 꽂았습니다. 다른 극을 할 때는 배경을 붙여야 하니까 시접핀을 사용했어요. 박스가 두꺼우니까 핀으로도 잘 부착되었습니다. 배경 부직포도 그냥 핀으로 꽂을걸 그랬어요. 그래서 단순한 극장이 완성되었습니다. 동희가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박스를 테이프나 본드로 마무리하지 않고 그냥 큰 집게로 움직이지 않게 집었습니다. 나중에 집게를 뺴고 납작하게 만들어 보관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뒤쪽에는 엄마가 대본을 붙여놓고 슬쩍 보고 읽을 장소도 마련했습니다(뭐, 엄마가 신입니까? 저걸 다 외우게....-_-)

티코의 등장인물(동물)을 그려서 두꺼운 종이를 뒤에 붙이고 벨크로를 붙이거나 나무젓가락을 붙이고 시트지로 마무리했습니다. 티코와 Wishingbird와 같이 들고 좀 움직여줘야 하는 건 나무젓가락을 쓰고 나머지는 벨크로를 사용했습니다. 티코의 날개는 두 장을 만들었습니다. 검은 날개 한 세트, 황금색 날개 한 세트 만들고 황금색 날개는 조각을 냈습니다. 그리고 각각 뒤에 투명테이프를 둥글게 말아 붙여 붙였다 뗏다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단순히 전체적인 내용만 이해할 뿐이겠지만 나중에 그 책을 기억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주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녁에 퇴근하신 아빠에게 동희가 직접 티코의 황금날개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이래저래 꼼지락거리느라고 시간 엄청 걸렸습니다. 시작은 Hello, everyone. I'm Tico.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난 날개가 없어. 봐, 없지?'하면서 우리말로 중얼거리네요.

끝나고 나더니 이번에는 실리샐리를 들고 나섰습니다. 전에 만들어둔 실리샐리 등장인물들을 나무젓가락에 실로 매달아 주고 등장순서에 따라 하나씩 앞으로 내보냈습니다. 전에 내디 버터컵을 안만드는 바람에 인형이 대신 등장했습니다. 신나게 노래부르면서 들고 흔들어대지만 보는사람은 엄청 정신 사납군요. -_-;
마무리하면서 아예 상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야말로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이네요. 잠시 내일의 날씨를 전했습니다. 거실 테이블 위에 상자를 올려두고 뒤의 구멍으로 들어가서 얼굴만 나오게 했습니다. 재밌었어요. ^^
그나저나 티코 대본 써둔건 어디로 간거야...다시 써야 할까 봅니다...ㅠ.ㅠ 짧은 영어실력 총동원해서 힘들게 작성한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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