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기말고사입니다.
저희 중딩, 초딩은 나름, 정말 나름 진지하게 공부하는데 공부에 득도한(?) 제 눈에는 그저 웃깁니다.
저희 중딩은 절대 필기를 하지 않습니다. 요약정리하라면 벌써 제 옆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저희 둘째는 시험공부하라하면 전과art 시작합니다. 저는 우리 둘째 초딩을 보면서 전과도 ART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렇게 서로 너무도 다른 두아이를 보면서 오늘도 저는 결심합니다.
"절대 끼어들지 않을거야. 스스로의 풀어야할 숙제인 것을. 언젠가 는 스스로 득도할거야."
하며 나름 게으름도 피워봅니다.
잠시 저의 아들 이야기를 털어 놓지요.
누구나 첫아이의 기억은 이 아이는 영재나 천재라는 전제로 시작됩니다.
아이 9개월, 아이를 데리고 미국에 잠시 다녀온 이후로 아이에게 이중언어 가르치기를 했습니다.
제법 잘 따라해서 네 살 때는 제법 저와 회화로 이야기도 하고(제 수준은 아주 부족합니다^^) 영어단어는 아이가 아는 인지 안에서는 거의 다 알고 있었으며 숫자도 제법 알고!!!!! 드디어 저는 우리아이를 제 아들임을 잊고 국가의 아들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시작했습니다.
5세에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나름 쑥쑥에 들어와 주위아이들 염탐하며 '그래 그거야.'하며 영어책읽기도, 방학에 미국 사립학교 summer school 에, 해외 어학연수에.... 남들 하는 건 다하며 아이를 쫓고 쫓기를 계속하다가 드디어 영어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어휘력의 한계이지요. 문학파트는 그저 즐겼지만 비문학부분은 도저히 엄두를 못냈습니다. 드디어 저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이 아이은 국가의 아들이 아니라 내 아들이라는 것을요.ㅎㅎ
그동안 엄마의 욕심을 채워주던 아들은 엄마가 사랑이 아닌 욕심을 내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는지 과부하현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는 당황하다가 하나씩 욕심을 내려놓으며 아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아, 엄마는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서 공부시켰는데 네가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라구요. 다행히도 아이는 나름 이겨나갔지만 역시 제가 원하던 만큼은 아니더군요. 울 아들은 사회과목을 무척 싫어하고 자신없어했으며 점수도 다른과목에 비해 떨어집니다. 주위과외샘 말합니다. 제발 어머니 요약정리 좀 해주라구요. 전 완강히 거부합니다. 그것만큼은 스스로 이겨나가야 한다구요. 선생님들 저를 답답해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벼텨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차츰 차츰 해결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입학 전 주위엄마들 난리입니다. 이 학교는 과학이 어렵다더라. 팀 짜서 과외 시켜야 한다고. 중1 첫등수가 아이의 3년을 좌우한다고. 엄마들 시험기간엔 앉혀두고 계속 주거니 받거니 문제 풀고 채점해주며 공부시킵니다.(저는 아이 5학년부터 채점 스스로 하게 했습니다. 아이도 채점하면 엄마가 혼을 내니 자기가 채점하는 걸 편해 하더군요.)문제집은 과목별로 8권은 풀어야 한다는 둥....누구는 시험기간에는 새벽3시까지 공부한다는 둥. 헐!!!!! 지난 겨울방학 아니 작년 12월은 난리도 아니더군요.물론 저도 불안하고 흔들거렸습니다.그러나 저는 깊이 고민하고 여러 공부 조언자들의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제 자신부터 소신을 가졌습니다. 과목별 문제집 8권 풀리느니 그 돈과 시간으로 책 한 권 더 읽히자. 과학학원 다녀와서 가방 던져 두느니 혼자서 거실에서 인강 필기하지 말고 듣게하자. 새벽3시까지 공부하는 아이는 낮에 논 아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해지던군요.
그리고 일단 첫시험은 아이진단하기. 그동안 아이가 공부한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 찾아내기. 그리고 아이의 공부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주기 였습니다. 결과로 아이는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에서 반비례의 등수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말 고사를 앞두고 아이를 지켜봅니다. 아이는 이번엔 조금 진지합니다. 하나하나 제게 이야기하며 엄마 이과목은 선생님 수업시간에 집중하는게 중요해요. 이번 사회는 조금 도움이 된 게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은 게 도움이 되요. 엄마 동생이 저렇게 전과에 줄을 전부 치는 건 저 시기엔 뭐가 중요한지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이럽니다.
저 사실 아이등수 그렇게 기대 안하는데요. 제가 아이를 보며 기쁜 건 아이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를 평가하고 진단하고 자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보입니다. 아이 주위친구들 보면 많이 지쳐있고 어딘가에 숨어 있는 아이들 많습니다. 컴퓨터 게임에 ,음악에 ,친구들 틈에,
스스로를 바라보는거 두려워합니다. 어딘가에 숨어 있으려고만 합니다. 다행히 제 아이는 제가 국가의 아들이 아님을 인정한 이후부터 스스로를 진단하고 고쳐가면서 자신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그리고 지금은 7월말에 캄보디아 봉사 가는 것에 들 떠 있습니다.
물론 내년 중2 2차 사춘기가 오면 어찌 변할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대로 스스로 크는 아이로 바라보려합니다.
오늘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저도 아이의 기말고사 기간에 책 좀 읽으려구요.
'아이의 사생활'이후로 2탄이 나왔더군요. '아이의 자존감" 을 샀습니다. 그리고 17년간 바보로 산 멘사 회장의 실화이야기인 '바보 빅터' 도 샀습니다. 잠시 서점에서 책을 읽으니 주인공 빅터를 친구들과 선생님이 바보라 놀리는 부분을 읽으며 잠시 우리 아이들이 무시당할 때는 이런 마음이겠다라는 생각에 가슴이 잠시 뭉클했습니다.
읽은 후에 읽으신 분과 후기담도 나누고 싶네요. 사실 제 꼼수인데요. 얼마 전 아이가 마시멜로 이야기 2를 읽으며 그 책 팬이라더군요. 마침 바보빅터의 작가가 마시멜로이야기의 작가라 제가 읽고 아이 시험 끝나면 넌지시 쥐어 줘 보려구요.(작가별 책읽기도 작가의 색들을 파악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이 꼼수는 쑥쑥맘들에게만 이야기하는 비밀입니다.
아 ~이 시험기간 저도 아이에게 용기주는 엄마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쑥쑥맘들도. 화이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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