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시간에 심하게 집중하다 보니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집에 와서는 공부를 많이 할 수가 없다."
"시험엔 다른 참고서나 문제집이 아니라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데서 주로 나온다."
=> 이것이 요즘 아들아이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아주 교과서적인 말이긴 한데 과연 다 사실일까요??
물론 약간의 자기 합리화성 발언도 있긴 하지만,
저도 처음엔 공부하기 싫으니 귀신이 씨나락 까먹는 대신 김밥 먹다 옆구리 터지는 소리 하고 있네 싶었는데,
수행평가(이번주까지도 계속되었음.)폭탄 이후 요즘도 보니,
공부하려는 생각이 없고 싫어서가 아니라,
날씨도 덥고 학교에선 바쁘고 할 건 많고,
학교 에어컨은 오후에 잠시 틀어주는 둥 마는 둥,
아들 아이가 싫어하는 건새우 넣은 반찬 급식에 자주 나오지,ㅋㅋ
진짜로 에너지가 다 소비 되어 고갈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에너지를 학교와 집에서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도 어찌 보면 능력인데,
그래, 안하는 게 아니라 잘 안되서 못하는 걸 게야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끔씩
"이렇게 수행평가 하나하나도 실력 차이도 별로 안나는데 등수를 다 매겨 줄 세우고 상대평가를 하니 우리나라 청소년 행복지수가 꼴지죠."
라며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까지 터뜨리네요.ㅎㅎㅎ
그래도 에너지 다 소비된 그 와중에,
몇 일 전에는 마칠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왔더군요.
뭐 하다 늦었냐니까,
교실에서 나오는데 친구가 영어 문제 풀어달라고 해서 도서관에서 가르쳐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시험범위인 4~6단원 문제를 과외샘이 내주셨는데,
그 샘은 시험대비 문제를 하루에 100문제씩 내준다고....
기출문제집의 문제도 물어봐도 되냐 해서 그건 내일 하자고 했다고....
수학도 얘기 꺼낼까봐 얼른 집에 온거라고....ㅋㅋ
정작 본인은 기출문제집은 원래 사지도 않고 기말 영어공부는 시작도 안했다고....
허구구~
그거 가르쳐주면서 공부 됐겠구만요.ㅠ.ㅠ
엊그제는 또,
40분 쯤 늦게 왔길래 왜 그랬냐 했더니,
다른 반 친구가 운동장에서 자기 반 아이들이랑 야구를 하다가 가사실 유리창을 깼는데,
같이 야구한 놈들은 다 도망가고,
그 친구 혼자 선생님께 이실직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말씀 드리려니 너무너무 떨린다고 같이 있어달라해서,
떨리는 손 잡아주며, ㅎㅎ
나중에 들키면 더 경을 친다고 지금 얼른 솔직히 말하라고 설득해서,
그 반 담임선생님께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거참 한 오지랖 하십니다.^^
저녁 먹고 책만 펴면 20분 간격으로 졸고 있는 아이가 밉더라도,ㅋㅋ
누굴 이기려는 경쟁심 별로 없고, 느긋하고,
친구 잘 도와주는 바르고 착한 면을 자꾸 예쁘게 보고 칭찬해주려 노력합니다.
물론 칭찬도 아이가 공부로 바쁜 시기엔 마음에 여유가 없어져서인지 그닥 쉽지만은 않네요.^^
아직 시작도 안한 과목이 수두룩한 다음 주 기말고사 시험 준비를 어떻게 할지....
수업시간에 머리 속에 들어간 게 있고 수행평가 준비하고 숙제하면서 복습이 된 부분도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지 않겠냐는 지나치게 느긋한 아들아이를 일단 두고 봅니다.
아니 믿고 지켜보지 않는다고 지금에 와서 뭐 별 수가 없기에....ㅠ.ㅠ
내가 내 자식을 뜯어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의 평화가 깨지고 불행이 찾아오더군요.
오늘도 나와는 다른 인격체인 자식을 자꾸 뜯어고쳐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나 자신을 멋진 모습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다짐해 봅니다.
이 다짐이 또 몇 일이나 효력이 있을까요?
그래도 일년 동안 작심 3일 곱하기 122회 반복 실시!! 해볼라고요.ㅋㅋㅋ
요즘 생각나서 책에서 다시 읽어본 중학생(우메자와 슈운코)의 글입니다
나는 무척 지쳐 버렸습니다.
하지만 숙제를 해야만 하고, 나는 학원에 가지 않았지만 다니는 사람은 어디 자유시간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즉 생각하는 시간이 없었던 겁니다.
공부 말고 더 소중한 것을 원하는 만큼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에 의문을 가질 시간도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나는 학교를 쉴 때는 언제나 뭔가를 생각했습니다.
우리들보다 오래 산 어른들이 가르쳐 줬으면 하는 것은, 수학이나 영어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 먼저 인간으로서 소중한 것이 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많이 벽에 부딪히거나 때로는 가루가 될 지경으로 부서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되돌아와서 다시 벽을 향해 가는 힘을 어른들로부터 배웠으면 합니다.
그래도 뭐 어찌 됐든 시험은 쳐야 하니,
우리 중학생들 모두모두 기말고사 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닷~!!!!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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