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에서 다 풀지 못한 미진함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댓글에 답을 하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나누었기에 따로 제목달고 글 올리진 않으려 했습니다.
열심히 올린 댓글을 날려보낸 참담함(?)이 있었기에 연꽃맘님 글에 열심히 답글로 올리려 했으나 또...
많은 엄마들이 보신 듯한 그 프로를 저도 보았습니다.
일일이 설명하기엔 제 필력이 따라주질 않으니 편한 시간에 한 번 찾아 보세요.
영재들의 성장통은 어떤 모습인지...
아무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만은 모든(?) 엄마들이 부러워하는 영재의 엄마들도 힘들어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성장통을 통해 오히려 평범의 가치를 깨닫고 자식 또한 평범하게 살기를 원한다는 말에서 우리가 그토록 특별하게 키우려고 몸부림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하게 오버랩되었습니다.
내가 이끌어가고 싶어하는 나의 방법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생각은 수 만 갈래입니다.
누구나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것도 아니고 알 듯 모를 듯 지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내 아이는 그렇게 넘기지를 못해 나와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할까요?
기질적으로 순한 아이들은 일견 좀 더 수월하게 조용히 지내는 듯도 보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 그 동안 통제해왔던 물줄기가 봇물터지듯 다 큰 어른이 되어 뒤 늦게 방황하기도 한다지요.
사춘기의 시기도 정도도 다 가지각색인 것 같습니다.
차라리 뭘 모르는 어린 시절이 더 나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립된 후가 나을까요?
우리 아이의 사춘기가 언제쯤 오면 내가 힘들지 않게 지켜봐줄 수 있을까요?
큰 아이를 외고 입시에 뛰어들게 한 것도 꼭 외고에 넣고 싶다기 보단 사춘기에 뭔가 목표를 향해 에너지를 쏟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목표없이 여유있게 두었다가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는 책을 읽고 붙어도 떨어져도 얻는 게 있다는 말에 힘을 받았죠. 그래서인지 큰 아이는 중학 시절을 정신없이 바쁘게만 보냈습니다. 다양한 학교 활동까지...
그런데 그 때를 잘 넘긴 듯한 사춘기가 고3에서야 온 듯 합니다. 지쳤었나봐요.
워낙 엄마를 존중하고 따르는 아이라 크게 힘들게는 안 했지만 때가 때인 만큼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작은 아인 당연히 외고에 갈 줄 알았죠.
누구나 인정하는 제도권 교육에 꼭 맞는 성향을 보였으니까요.
엄마들의 열성이 만만찮은 사립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다시피한, 칭찬이 자자~한
아이였으니까요.
중학교에 가서도 아는 친구 별로 없는 ㅡ 원래 사립출신은 외롭습니다ㅡ 상황에서 회장하고 전교 부회장까지 승승장구했습니다. 당연히 3학년이 되면 회장이 되고 외고에 들어 가는 단계를 밟아 가고 있는 듯 했지요.
그 놈의 사춘기가 오기 전까지...
항상 당당하고 똑똑하던 아이가 점점 당돌하고 거칠어지더군요.
왠만한 여자 아이들도 못 이기는 논리 정연한 말발로 따박따박 엄마의 말에 시시비비를 가리고 당분간은 공부 안 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망가져(?)가고 있었습니다. 내 기준에 의하면...
그 애의 사춘기는 나에겐 갱년기였습니다.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그 애를 지키겠다고 몸부림쳤지요.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부모없는 아이가 아니라고...
부모의 사랑과 간섭(?)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네가 원한다고 한 면만 취할 수는 없다고 아무리 부르짖어도
조금도 위축되거나 꺾이지 않고 자기를 협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맞아요. 전 때론 협박도 했네요. 힘겨루기, 무지 했네요. 이것 저것 다 해가며 아이를 내 뜻대로 끌고 가려 했는데 결국 그건 아니었어요. 그럴수록 내 아이만 힘들어지고 내 아이만 망가지는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랑 부딪치며 아이도 아팠다네요.
마음이 아프니 몸인들 성하겠습니까?
소통이 안되는 시간에 내 아이가 혼자 아팠답니다. 말하기 싫어서...
해님이 외투를 벗긴다는 말은 우리 아이 땜에 오랜만에 떠 올린 말입니다.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데..., 하며 내미는 손은 한 번도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속에서 부글부글하면서도 크게 숨 한 번 들이쉬고 엄마도 힘들어..., 하며 지친 속내를 보여주었습니다.
한바탕하고 밤늦게 살짝 들여다 본 아이는 낮에 본 그 거친 아이가 아니더군요.
어느 덧 남자 냄새를 풀풀 풍기며 여드름이 숭숭 나 있지만 자는 모습은 여전히 귀여운 내 아기였습니다.
나는 조용히 머리를 만져주며 숨죽여 울곤 했습니다.
함께 누워서 깔깔거리며 뒹굴던 그 때가 너무 그리워서...
아이는 자율고에 다닙니다.
결국 외고엔 못갔습니다.
가자마자 회장하네요. 자기 학교에서 둘 갔습니다.
한 카리스마하는 덕에 저도 반대표 엄마 합니다.
원래 그런 거 귀찮아하는데 이제 얼마나 더 해줄까싶어 흔쾌히 합니다.
엄마들 반모임에서 우리반 규칙 제 맘대로 정했습니다.
정보 준다고, 얻는다고 서로 상처주면 퇴출시키겠다고 !
서로 위안되고 격려하며 함께 아이들 키우자고, 아이들만 배려하라 하지말고 엄마들도 배려하라고...
박수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들 얼굴이 환해지더군요.
나도 모르게 왕언니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쑥맘들도 서로 배려해주세요.
그냥 이러이러하니 효과있더라, 하심 좋겠습니다.
굳이 아이 점수, 등수 말 안해도 잘 하는 줄 다 압니다.
옆에 있는 아이 바라보는 눈길, 관리 잘 안되고 많은 엄마들이 상처 받습니다.
글을 올려보니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그런 힘든 일을 해 오신 쑥맘들에게 정말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진심으로..
다만 그런 훌륭한 일에 옥의 티가 되는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분들을 나침반삼아 이 쑥의 엄마들이 목숨같은, 아니 그 보다 더한 자식들을 키우고 있네요.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저는 이제 터널 끝을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밝아지진 않았지만 조금씩 빛이 보여서 기운을 차리려합니다.
아이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내 보기엔 턱도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심이 됩니다.
그 애를 믿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 지나가네요. 너무 힘들었지만 여러분도 그렇게 말할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아니 옵니다.
남자 아이들이 특히 심하게 사춘기를 앓는 것은 호르몬때문이라니 같이 맞받아치면 부러지는 것은
결국 내 아들인 것입니다. 가능하면 따뜻하게, 햇볕 정책 강추라 했습니다.
아들 아인 엄마가 잘 이해가 안돼 아빠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사고의 틀이 달라서인지 확실히 소통을 쉽게 하더군요. 뭐 그것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애들 아빠는 저 만큼 심각하게 생각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저만 안달복달한 듯 싶네요.
쑥에 이미 좋은 글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끔씩 찾아가며 복습한다 했었죠.
아 참, 어제는 강미선샘의 컬럼을 복습했습니다.
너무 지혜로우신 분입니다. 저도 그렇게 키우고 싶네요. 우리 손주들을..
아니 며느리보고 그 글을 꼭 읽어 보라 하겠습니다.
책을 볼 때 그 때 뿐이어도 또 보십시오.
교육받을 때만 반짝해도 또 받으시구요.
그러다보면 그래도 잘 넘겼구나, 하실 겁니다.
다 아는 병 감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약 안 먹고 견디는 사람도 있지만 일상이 힘들면 약 먹고 도움 받는 것도 지혜로운 일입니다.
영재들도 사춘기가 힘들다네요.
평범한 우리 애들, 너무나 정상으로 크고 있습니다. 아픈 통과의례를 거치며...
우리, 힘이 되어주자구요. 내 아이 외롭지 않게, 아셨죠?
쑥맘들도 서로 힘이 되어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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