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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리고 초심

  • 하연
  • |
  • 2011-05-13
4

하니비님이 올려주신 아기 사진들과 고등어맘님 초심 얘기에,

아이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사진들도 찾아보고,

어릴 때 그린 그림들 모아 놓은 것도 뒤져 보고,

초등학교 때 일기장들도 뒤적뒤적 해보았습니다.

15개월이 넘어서야 걷기 시작한 늦된 아이였는데,

못 걸을 땐 걷기만 해도 좋겠다 했었고,

막상 걷고 나니 말문 안 트이는 게 답답해서,

학교 갈 때까지만 우리말 잘하게 되어도 좋겠다 했는데,

학교 가니 영어까지 들이밀게 되죠.ㅎㅎ

초딩 때는 그림 그린 것, 글 쓴 것 하나하나 참 많이 대견했는데,

요즘은 눈만 자꾸 높아져서 성에 안 찹니다.

그 중에 몇 개 올려요.

 

 

6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The Last Lesson"을 읽고 요약하며 쓴 글입니다.

 

  Franz didn't want to go to school, because it was so warm and sunny outside, and he was having a test at school. He didn't pay attention in class and didn't study hard.

He wasted too much time playing with his friends. He wasted so many opportunities to learn.

He didn't realize how important they are until it was too late.

  People think that "There is lots of time. I can learn tomorrow. Today I will just enjoy my life."

But time eventually runs out. Everyone puts off things they should do today until tomorrow.

And then nothing gets done!

  I also think I should be ashamed of myself.

 

이거 찾아내 읽고나서, 

중간시험 끝나고 느려터져 갖고선 그 날 할 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아들한테

"몇 년 전 이랬던 네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냐? " 하고 애를 한 번 잡았지요.

엄마의 초심은 그 근원조차 온데간데 없는데, 아이의 "초심 상실"만 탓하고 있다는....쯧쯧~

 

 

다음은 4학년 때 독후활동으로 만화 그린 건데, 아래 쪽 느낀 점은 희미해서 안 보여 잘랐어요. 

"형편이 어려워서 학교준비물이나 행사 준비를 제대로 해 가지 못해 선생님께 혼나는 주인공의 마음도 아팠겠지만, 자식에게 제대로 해 주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 더 아팠을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좋은 선생님과 학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썼네요.

요즘 다시 읽어보니 "....좋은 선생님과 학교가 더 많아졌으면...." 이 마지막 줄에서 왠지 뜨끔~!ㅠ.ㅠ

 

 

 

 

스승의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일기장에 선생님께 쓴 편지가 제 눈에 띄네요.

5학년 때 쓴 편지여요. 

어떻게 보면 너무 지나치게 범생이처럼 써 놨는데, 선생님은 기분 좋으셨겠죠?

은근히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해야 할 일을 다 써놓은 듯....ㅋㅋ

어쨌든,

아이들과 학교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선생님들~ 모두 힘내시길~!!!! ^_^*

 

 

****선생님께****

 

선생님, 스승의 날이네요.

 

저희들 가르치시느라 힘드시고 신경 많이 쓰시는데도

자주 웃어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희들이 좀 더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도록

꾸중도 아끼지 않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의 단점을 고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장점은 아낌없이 칭찬해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제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용케 알아내시는 선생님!

사랑합니다.

 

선생님께서 더 많이 웃으시도록

더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께서 하시는 꾸중은

몸에 좋은 쓴 약처럼 꿀꺽 삼킬게요.

 

고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는 저의 단점

고치도록 꼭 노력할게요.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선생님께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로 존중해주고 도와주는 친구가 되라고 가르치신 선생님께

우정과 배려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의 꿈과 미래를 응원해주시는 선생님께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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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셋사랑
  • |
  • 2011-05-16 09:36
답댓글

하연님!

정말 알토란같은 아들을 두셨네요.

긍정의 힘이 느껴집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만큼 중요한 게 없는 듯^**^

초5인 우리 막내아들은 정말 글씨도 엉망이고

프로축구며 야구에 대해서는 이론은 박사님인데

다른 것은 영 관심이 없답니다. 지금 걱정 중인데

단 한가지 긍정적인 마음가짐때문에 용서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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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연
  • |
  • 2011-05-16 15:17
앗! 용서를....? ㅋㅋㅋ
맞아요. 긍정적이라서 지나치게 느긋할 땐 좀 갑갑하긴 해도,
긍정적이지 않고 불만투성이라면 그건 훨씬 더 마음에 안 들겠죠?
좋게 좋게 생각해야죠.
아드님이 축구랑 야구이론에서 출발해
다방면으로 가지를 많이 많이 쳐서 더 깊고 넓은 사고를 할 거라 믿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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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어맘
  • |
  • 2011-05-13 22:31
답댓글

"몇 년 전 이랬던 네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냐?"

에구 몇 년 전 훌륭했던 과거조차 현재에 꾸중 들을 구실이 되는군요.

이럴거면 과거에 훌륭하질 말았어야 했나요? ㅋㅋㅋ

우리집, 남의 집 할 것 없이, 애들이 불쌍합니다.

형편 없으면 형편 없다고 잔소리,

잘하면 더 잘하지 못한다고 잔소리,

92점 받아왔는데 2개나 틀렸냐고 잔소리,

애들은 환장합니다.

엄마들의 잔소리는 잔소리를 넘어, 가끔은 분노와 히스테리로 폭발을 합니다.

선생님께 쓴 글을 읽어보니 참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아직은 어린 아이일 뿐인데 벌써부터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선생님이 더 많이 웃으시도록 더 열심히 한다고 다짐을 합니다.

엄마가 선생님이 아이들을 웃게 만들어줘야 하는게 정상인데 말입니다.

.........................

암튼 참말로 재능 있는 아드님을 두셨네요.

4학년 솜씨치곤 그림도 훌륭하고 내용도 아주 좋습니다.

유머와 위트도 있는 아이 같습니다.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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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연
  • |
  • 2011-05-13 23:45
칫~! 고등어맘님은 애들 글만 올라오면 부럽대~ ㅋ
안 그래도 훈계조로 엄포 한 번 놨는데,
하여튼 엄마는 아들이 좀 편한 꼴을 못 본다고 한마디 하네요. ㅋㅋㅋ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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