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에서 문법과 듣기를 말하기 전에,
예를 하나 먼저 들고, 그 다음 말씀드리겠습니다.
1. 3m 담장과 1900m 지리산
여기, 3m 정도의 담장이 있습니다.
점프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담장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
고등학생 이상의 건장한 남자들도 몇 걸음 뒤에서 뛰는 도움받기가 없다면
쉽게 뛰어 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1900m의 지리산이 있습니다.
꼭 천왕봉 정상이 아니더라도,
거의 정상과 다를 봐 없는 벽소령, 제석봉, 장터목 같은 곳에서
초등학교 1학년도 채 되지 않는 어린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고무신 신고 산나물 캐러 오신 할머니도 볼 수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3m 담장을 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1900m 지리산은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올라 갈 수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3m 담장은 기울기가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답장은 90도 직각입니다.
90도는 사람이 걸어올라 갈 수 있는 경사도를 넘어서는 기울기입니다.
1900m 지리산 정상을 어린 아이가 올라 갈 수 있는 것은
1900m가 3m보다 낮기 때문이 아니라,
그 가파른 정도가 걸어올라 수 있는 범위 안에 들기 때문입니다.
천하장사가 자기 몸을 스스로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상 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거울 없이는 자기 눈썹을 볼 수 없는 것은
눈썹이 눈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상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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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법
거의 모든 학생들이 문법을 어려워하는 것은
문법규칙 암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영어문법이 우리말과 활용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개는 단수요, 두 개 이상은 복수라는 규칙은
선생이 가르치기도 쉽고, 초등학생이 배우기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단/복수의 개념을 초등학생 스스로 사용하는 것은
문법 규칙을 ‘외운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문법활용은
3m 담장처럼 높지는 않지만 오르기 힘든 구조입니다.
따라서 1900m 지리산을 올라가는 초등 1학년과 비교하여,
3m 담장을 넘지 못하는 우리 집 5학년을 책망할 것이 아니라,
먼저, 그 올라 갈 수 있는 경사도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문법을 어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이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공부를 적게 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사고방식이 영어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똑 같은 실수를 10번, 20번, 30번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만난 최강의 아이는 단수 주어 뒤에 does 사용하다는 것을 1000번 했는데
여전히 do 했다, dose(does가 아니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오타가 아닙니다. 백 번(100)이 아니고, 천 번입니다(1000)
아이들이 충분한 실수를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충분한 실수를 통해서 단/복수의 규칙이 아니라,
단/복수의 개념을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는 30분이면 되지만, 어떤 아이는 6달도 더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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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듣기
문법이 구조상 넘기 힘든 3m 담장이라면, 듣기는 무엇일까요?
듣기는 1900m 지리산을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00m 지리산이 비록 높지만, 초등 1학년도 올라 갈 수 있습니다.
고3 수능 듣기 문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중 1이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듣기는 90도 경사의 기울기가 아닙니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충분히 걸어 오를 수 있는 경사입니다.
따라서 중 1에게
고3 문법을 가르치는 것은 지나친 일이지만,
고3 듣기를 공부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왜, 당연한 일일까요?
그 이유는 고3 수능듣기의 난이도 때문입니다.
중 1이
고3 듣기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할 때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 전제조건이란,
정말로 고3 듣기가 우리가 짐작하는 것만큼 어려워야 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 고3 듣기 수준이라는 것이
회화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전국 상위 10위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영어는 반드시 듣기/독해 합쳐서 만점이 나오거나 99점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위권 대학의 대학생들조차
영어회화 된다는 소리는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결론은 수능영어 듣기 만점 받아도 영어회화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어회화가 되기를 원한다면,
고3 듣기 수준으로 중 1이 공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고, 당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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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연 정말일까?
영어회화에 관해서 흔히 회자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문법은 몰라도, 영어회화는 200단어만 알아도 된다.”
“중1 교과서만 외워도, 영어회화는 충분하다.”
이런 유사한 말들은 부모님들께서도 여러 번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과연 사실일까?
200단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10배인 2000단어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200단어 회화는 200단어로 되는 것이 아니라,
2000단어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중 1교과서 수준으로 영어회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도 상당 수준의 영어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학 교수님 영어회화가 대학 교재처럼 될지 않을 것이라고.
책을 읽는 것하고 말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외국어가 중학교 1학년 교과서 하나 외운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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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은?
1) 문법
문법을 배우는 처음 6개월 정도는
단수/복수 같은 유치한 내용도 반복적으로 실수를 합니다.
충분한 실수의 양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경험 없는 초보 선생님/성급한 엄마만이 학생들을 달달합니다.
2) 듣기
고3 수준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듣기는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들 앞에서 개그라도 한 번 펼치기 위해서는
고3 수능듣기는 중 1과정에서 배워야 합니다.
What's your name?를 영어회화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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