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엄마,아빠,동생,친구들이 보낸 편지 모두 받아보았니?
거의 날마다 편지를 보내서 이 편지가 과연 몇번째일까?
어제도 점심 모임 끝나고 피곤해 쓰러지는 줄 알았는데,걸어서 우체국까지 가서 편지 부치고...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누구나 들어가 명품남자가 되어 나온다는 육군훈련소.
두번째 답장을 우편함에서 꺼내 읽으며 얼마나 크게 웃었던지..ㅎㅎㅎㅎㅎ
20년 키워 오면서 그렇게 크게 웃어본 적이 없었던 듯...
그러고 보니 남들이 모두 부러워 하는 명품아들 키우며 웃어본 기억이 별로 없네.
참으로 많이 힘었다는 생각만이 기억에 남아있어.역시 군대를 가야 효자가 되는군.
군사우편은 눈물을 마구 흘리며 읽어야 한다는데..도대체 뭐냐?
그래도 엄마 마음이 한결 편하다.
도서관에서 밤새우며 징징대던 그 모습이 아니어서 좋아.
넌 언제 철이 들까?
고생좀 하면서 엄마 그리운 줄도 알고 인생도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글씨체며 문장표현이며 딱 초등학교 4학년 수준.ㅠ
너 정말 서울대 우수논문이며 글쓰기 우수작 선발학생 맞는거니?
군인이 되면 그렇게 순식간에 수준이 떨어지는거니?
수준 떨어지는 편지에 수준을 맞추다 보니 엄마 편지의 질도 점점 떨어지고 있네.
야...정말 네가 평소에 쓰던 글과는 정말 딴판이더라.그 편지를 우리 가족은 모두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고 결국 거실 벽에 붙여두었다.ㅎㅎㅎ...
오가며 읽는 거얌...ㅋㅋ
탕수육과 콜라가 그리도 먹고 싶더냐?
우리집 냉동실에 튀기면 완성되는 탕수육 재료 엄청 많은데..ㅠ
엄마 탕수육 정말 맛있잖아...
언제 집에 와서 먹을 수 있을까? 4월 7일 수료식때 싸가지고 갈까?
수료식때 가야할까 고민이다.아빠는 가시려면 수업 때문에 힘드신데..
4주 교육 끝나면 엄마 음식 주말 마다 먹을 수 있으니 그 때를 기다리며 좀 참아라.
엄마 혼자 기차타고 가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봄날의 여행.
너 엄마보다 아빠가 좋지? 대학가고 변심한 듯.
아..나도 시원섭섭하다.
고달프고 세상과 단절되어 답답하냐?
넌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아온거야..ㅎㅎ
아빠 친구분 장군님 뵙고 세상과 단절되어 살기에 남자에게 어쩌면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도 했는데..
아..엄마는 여전히 아들 하나 더 있으면 육사 보내 장군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시험공부, 발표준비 때문에 도서관에서 몇일밤을 새우는 것 보다 불침반을 서는 것이 더 힘들더냐?
주일날 낮에는 교회가고 저녁엔 성당갈꺼라는 이야기에 얼마나 웃었는지...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미사를 다녀왔다.
너 고등학교 시절 매일미사 다녔고 구일기도 하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금요일 아침 미사전에는 '십자가의 길'을 바칠 것이고 스테파노 너를 위한 미사봉헌도 해 두었다.
정말 어지러운 세상,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한데,그나마 종교를 가지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2월달 너도 정말 많은 경험했잖아.천사의 도우심.
군대가기전 종교에 냉담하던 네가 엄마,아빠 기도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감동이던지....
성당가면 신부님께 고백성사 보고 영성체도 모시기 바란다.
요즘은 사순절이어서 금육 금식도 하고 예수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고 있어.
부활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사순절의 인내가 필요해.마침 네 훈련기간이 사순절이네.
너희들을 위해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하는 구일기도를 드리며 인간의 인생도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환희의 신비,빛의 신비,고통의 신비,영광의 신비 날마다 30분씩 묵상해 보면 어떨까?
아...난 정말 어렵게 카톨릭 초등학교까지 보내며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는데.
훈련소 교회,성당에서 맛있는 초코파이 준다고 간다니 어쩌냐? ㅠ
요즘은 훈련이 상당히 힘든 과정으로 접어들었을 것이다.
이제 힘든 훈련기간이 절반 남았네.
그래도 건강하게 잘 보내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춘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날씨가 차갑구나.
그래도 한겨울 피해서 훈련 받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5학년 때 호주가서 혼자 지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아! 그때도 한글 자판 없어 날마다 네가 보내는 영문 편지,기행문,일기 첨삭하던 시절이 기억나는 구나.
그때는 엄마 편지 대신 네 편지를 첨삭만 해서 돌려보냈는데...
이렇게 날마다 엄마,아빠,친구들이 편지를 보내는 것을 보니...
군대라는 곳은 역시...특별한 곳인가봐.
시간이 빨리 흘러 돌아오면 네가 좋이하는 차돌박이 구워 먹고 빕스,애슐리가서 맘껏 먹자.탕수육도..ㅋ
강한 친구 대한민국 육군이 되어 봅시다!
PRIDE & TRUST, ROCK ARMY
2011,3,24 엄마가...
육군 훈련소 편지쓰기 게시판엔 비번을 거는데..어쩌지.여긴 비밀글 기능이 없넹.
육군 훈련소 들어간 기념으로 .....
그냥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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