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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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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어쌤이 되고 싶었다.

  • 하니비
  • |
  • 2011-03-03
48

"잠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 내 이야기인가?

10년전 큰아이 초등학교 선배 엄마의 부탁으로 이웃 아이의 영어를 봐주기 시작했다.

이웃 엄마는 뒤늦게 박사과정 중이었고 아이 셋을 키우며 학업을 병행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아이 때문에 학업을 쉬거나 포기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그녀의 능력을 볼때...

노벨과학상 기대주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님도 일하면서 가장 힘든 문제가 육아라고 하셨다.

엄마가 바쁘고 사정이 있는 애들도 영어공부를 하긴 해야하는데....

우리 아이들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함께 봐주겠다고 했다.

봉투에 30만원을 보내셨지만 그냥 되돌려보냈다.무자격에 무경력이므로..

이렇게 나의 영어쌤 경력은 시작이 되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지도했고

이미 대학생이 되어 카이스트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제자도 있고 초5부터 고3까지 

정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아이의 성격과 특성에 맞게 엄마에게 영어를 배우듯이 영어공부를 한다.

아발론,청담다니는 애,조기유학생,영어라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여학생 정말 다양한 애들을 만났다.

영어가 진절머리 난다던 여학생은 중2, 영어에 큰 뜻을 두고 토피아 장학생으로 캐나다에서 1년 공부.

해외파 친구들과 함께 영화보며 자신도 떠나야겠다는 결심.격려해주니 야무지게 혼자 결국 떠났다.

중2때의 수업결손이 고1때 나타나 국사와 국어 어법에서 고전을 했다,그러나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로알드 달'이라는 작가가 일단 영어에서 그녀를 구해주었다.^^내가 구한것이 아니다.

 

몇년전부터 동네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

운이 좋았던지 학업능력이 좋은 애들을 맡게 되어 모두 만족할만한 결실을 거두기 시작하면서이다.

지금도 절실히 깨닫는 것은 결코 훌륭한 쌤을 만나 실력이 뛰어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아이의 타고난 능력이라는생각을 한다.그야말로 쌤은 철저한 관리를 해주는 사람에 불과하다.

같은 집 형제,자매를 같은 방법으로 시켰을 때,결과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지도하는 사람의 능력보다 학습자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액과외는 회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나는 고액과외선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저마다 사정을 가진 이웃과 지인들의 아이를 돌봐준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일해왔다.

이번 겨울엔 인원을 확~줄이고 고액으로 바꿔? 하는 유혹에 많이 시달렸다.

그러나 능력있는 엄마들,힘들게 자식키우는 엄마들...아이 때문에 일을 접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전업주부이면서 내게 맡기시는 분도 있지만

쑥쑥의 부모들처럼 아이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부모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때로는 그 역활을 다른 사람이 맡아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제자가 되었던 아이는 지금 고3이 되었고 고교영자신문기자를 하고 영어를 무척 즐기는 아이로 자랐다.

우리 애들 영어 내가 시켰지만 나를 뛰어넘었듯이...

지금 그녀의 영어능력은 나 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고1 무서운 사춘기와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젠 올1등급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게 되었다.사춘기는 영어1등급도 3등급으로 하락시키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도 꾸준히 내게 공부하러온다.아니 공부가 아니라 여고생의 스트레스를 풀러온다.치과의사가 되고 싶은데 나중에 개업할 돈 걱정을 하기에 "내가 꾸어줄게...걱정마!"ㅎㅎㅎ엄마는 박사학위를 마치고 시간강사를 잠시하다가 5급 공무원에 특채되어 일하신다.그동안 나는 사춘기를 무섭게 겪는 아이에게 엄마처럼  헌신해 주었다.친구와 놀러갈 때 써클렌즈를 낀다는 사실도 엄마는 모르지만 나는 안다.위험하고 그렇게 말리고 말려도 소용없다,결국 엄마에게 알려줘야했다.요즘 렌즈끼는 중,고생 생각보다 많다.성장기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다.혹시 빼지않고 잠들면...아니 절대 렌즈는 끼지 말아야 한다,이런저런 이유로...

한참 사춘기 아이들 엄마에게 일러바쳐야 할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학교쌤들 교육보다 생활지도가 더 어렵다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다.

 

그녀가 졸업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가지고 나를 찾아왔던 날...5급 공무원에 특채되던 날(행시 5급 아니야?)

참으로 생각이 복잡하고 기쁘기도 하고...나도  인간이기에 질투도 나고 신세한탄도 했다.

그러나 사람마다 모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12월과 올 1,2월 어느 때보다 빽빽한 수업시간표를 견뎌야했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도 아니고 솔직히 좋아서 하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 두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들이 걸려있는 중요한 시기였다.

큰애는 중요한 국가시험을 앞두고 있었고,작은 애는 인생에 가장 중요한 방학이라는 예비고등학생.

 

수업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점점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수능영어의 난이도는 나를 쉴 수 없게한다.

맡아줘야 하는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구구절절하다.

그중에서도 정말....

 

뒷늦게 성당교우의 전화를 받았다.

시골에 사는 조카인데 고등학교를 가는데 영어가 큰 걱정이라는 얘기였다.

방학동안 데리고 계시면서 영어공부를 시키셔야겠다는 말씀이었다.

누구나 걱정은 한다,그러나 사연은 ......

그 아이의 영어수준을 들어보니 지금부터 영어를 해도 전혀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라고 하고 '희망고문'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조카를 자기자식 처럼 생각하며 부탁을 하셨다. 계속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려서부터 중,고 6년이상 시골에서 살았기에 '농어촌 전형' 대상자가 된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래.농어촌 애들과 경쟁하고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하니.무리하게 집중적인 영어교육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시골소녀는 대도시에 나와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2달 남았다...고등학교 입학을 두달 앞둔 소녀의 영어는 과연...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시골소녀의 엄마는 그 먼거리를 운전해서 딸을 데려오셨다.

시골에서도 조기영어 교육의 열풍은 무시할 수 없었고 조기유학 학생들이 그들의 무서운 경쟁대상자였다.

영어공부를 혼자 이렇게 저렇게 참~노력을 많이도 했다는 흔적이 남아있었다.

문법따로 독해따로 단어암기 따로...

수학이 뛰어나다기에 공부방법을 물었더니 EBS인강으로 개념학습 후 혼자 문제를 푼다고 한다.

영어도 EBS로 하지? 영어인강은 진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나 혼자 고군분투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2개월간 영어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눈에 뛰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등학교 문법은 문장속에서 직관적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따라 잡았다.혼자 힘들여 공부한 영어공부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독해역시 상당히 빠르게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단어장도 외우고 독해집을 꾸준히 풀어보며 가졌던 힘든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밥먹는 시간 빼고 독서실에서 영어에 올인한 그녀의 영어실력은 고등학교가도 전혀 걱정할 필요없는 수준으로 올릴 수 있었다.물론 수학에 소홀했지만 타고난 수학...걱정없다.

농어촌 전형이기에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였다.못 말리는 시골아이들의 저력 ...

어딜가도 잘하는 애들은 있다.올 수능 수석들이 농어촌 출신들 아닌가!

작년 농어촌 전형으로 서울대 수시 떨어지고 정시로 들어간 학생을 생각하며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는 생각.

영어공부를 책임졌지만 그 아이의 '꿈'도 지켜주고 싶었다.

장래목표는 집안의 가업을 잇기 위해 한의대에 진학하는 것이었다,오빠가 이어주었으면 하고 생각했지만 오빠는 적성이 맞지 않아 다른 진로를 선택했고 자신은 계산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 수리통계학과에 진학해금융상품을 설계하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꿈을 접고 집안의 오랜 가업을 물려받아야겠다는 신통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래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렴" "네.한번 신중히 생각해 볼께요"

그녀는 3월 첫날 나와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학교기숙사로 떠났다.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잊지 못할거예요"라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1년 아니 9년째 내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도 있다.올해 수능을 치루는 학생들이다.

물론 9년이라는 세월 중간에 쉬기도 했지만 꾸준히 공부했다.그러나...

가끔 이렇게 간절한 사연으로 2달 3달 집중적으로 공부해야하는 애들이 있다.

간절한 사연만큼 그들의 공부 속도는 빛의 속도라고 해야할까?

영어고수들이 말하는 하루 1시간씩 1년 보다 2달 집중이 효과적이라는 말이 무슨말인지 알 것 같다.

'두달 완성' ㅎㅎㅎ 두달완성반 이런 광고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하루 8,9시간 수업과 수업준비,그리고 살림살이로 사는것이 참으로 팍팍했다.

그러나 ...

우리 큰애는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3월 10일 군대를 간다.물론 4주 논산훈련만 받게 되지만...

엄마 바쁘게 사는 사이 아이들은 커서 고등학교도 가고 대학도 가고 군대도 간다.

작은 아이는 입학식에서 고등학교 3년 장학증서를 받았다.

내가 다른 애들을 돌보는 사이 하늘에 계신 분이 우리 애들을 돌보아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 입학하면서 MT를 떠나며 큰아이에게 수강신청을 부탁받았던 기억이 난다.

소비자 트랜드로 유명하신 김난도교수님의 강의였다.

그분의 칼럼을 즐겨읽었고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수강신청 시작하지마자 마감되어 수강신청 실패.

과연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오늘부터 한가해지며 오랜만에 서점에 나가 그분 책을 읽을 읽었다.

이미 베스트셀러를 넘어 인기 폭발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으며 이런 글귀가 눈에 확~들어옸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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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애맘
  • |
  • 2012-07-17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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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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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화
  • |
  • 2011-03-19 18:01
답댓글
힘든마음이 느껴지지만 아름답게 살고 계시네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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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am
  • |
  • 2011-03-17 11:49
답댓글

하니비님 "아이의 타고난 능력"이란 말씀에 백퍼 공감입니다.

저도 항상 말하지요. 아이가 잘해서 저까지 빛나게 한다고...

저는 그냥 약간 빠른 지름길과 효율적인 방법만 알려줄 뿐이지요.

 

경험상 커리큘럼과 공부법만 제대로 되어있으면

아이들 학원 수업시간의 반만 들여도 충분히 평균학원 레벨을 유지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학기에 저에게 5년씩 배웠던 5학년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냈습니다. 

아이들도 저도 서로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유명 학원들의 교육 시스템을 무시 못해서요.

갔다가 경험해보고 생각있으면 다시 오라고...

또 제가 고학년에게 양질의 에세이 쓰기까지 지도할 자신이 없어서요..(세미나도 많이 다녔지만 더 공부해야 겠어요.)

고학년과 중고의 경험상 입증된 커리큘럼도 없고...(지금 저희 아이 홍?담 보내면서 그 커리큘럼, 온라인 숙제 내용등을 살피며 커리큘럼 연구중임다.) 

 

지난번 새로운 국가 영어능력 평가셤에 대한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1. 수능보다 평가수준이 상하로 더 확대되고 

2. 고득점자들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졌으며

3. 말하기, 쓰기가 추가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읽고 바로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건 수능도 마찬가지죠)이 필요하고,

비판적 논리적 창의적 사고력 (높은 레벨의 speaking와 writing에서 필요함)도 필요하답니다.

이에 맞게 커리큘럼을 우째짜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연사는 결국 우리말 책을 많이 읽히고

평소에 생활속에서 우리말로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시키라고 했습니다.        

 

국가영어능력시험이 맞게 고학년, 중고 아이들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야 할텐데 고민이네요.

그 와중에도 좋은 원서읽기, read aloud 는 기본중 기본이겠지요?

 

어찌 대처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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