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큰아들이 자기는 자식 키울 수 없을 것 같다고 해요.
"자식 키우기 힘든거 이제 알았냐?"
학교 쌤들과 다른 분들은 우리 애들 같으면 열명도 키우겠다고 하시죠.
그러나 어떤 자식이던 키우기 힘든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남편도 이제 다 키운 애들에게 뒤늦게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동안 기다림도 많았고...애도 많이 태우고.
가장 어려운 것이 '기다림'이죠.
언제 쯤 한글 읽을까? 우리 애는 영영 한글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다른 애들은 그냥 혼자 터득했다던데...ㅠ
게시판 보면 무시무시하게 두꺼운 영어책 읽고 블라블라..
차고 넘치게 듣고 읽으면 된다던데..우린 아니네.
바라지도 않고,그저 그렇게 된다면 그저 감사할 뿐이고...
선배 아이의 피아노연주회,바이올린 연주회 초대받으며
우리 애들도 과연 한번쯤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는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느리고 평범하게 그러나 성실하게 가는 우리 두아이들입니다.
한글도 떼고 물론 큰무대에서 박수받고 상도 받았으며,영어도 이젠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그 과정과정 고비고비 많이 힘들었죠.
초5때 어린것이 혼자 도시락 싸들고 피아노 연습실가서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어두컴컴한 밤 돌아올 때 쯤,베란다에서 서서 아이를 기다리며 서성대던 기억.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며
그 지루하고 지루한 기다림 끝에
한숨도 쉬고 때로는 이불 뒤집어 쓰고 울며...
그렇게 키웠습니다.
10년 넘게 일을 하며 아이들 보다 나의 일이 우선이었고
그러기에 지금 남들은 부러워하는 경력도 쌓았지만
그간의 갈등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내가 몰두할 일이 있었기에
그 기다림이 덜 지루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아이들이 부모가 자신들을 힘들게 키웠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는가 봅니다.
아이들이 커나가며 자식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I cannot do anything on my own.
정말 이것은 하늘의 도우심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큰애가 대학입학후 모든 일이 너무 술~술 잘 풀려 두렵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엄마,아빠는 네가 힘들 때 새벽미사 봉헌을 했고 기도를 했단다.
감사할 줄 알고 겸손해지고 봉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도 아이들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이젠 다 이해할 수 있고
편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들을 키우며 기다리고 인내한 내공의 힘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젠 기다림이 싫습니다.애 태우기도 싫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네요.
자식 키우기 정말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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