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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반성문을 쓰고 가려구요

  • 카르페디엄
  • |
  • 2010-11-18
30

오늘 수능이네요~ 멀게만 느껴지고, 차근차근 계단밟듯 올라가면 도착하는게 그날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은 오늘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거야 라며 이웃들과 모여 심심 시끌하게 살고있는 ein입니다.  어제 오늘이 내일과 그다지 다르지않을거야라는 내 이런 희망사항이 딸아이에게는 다른 의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혹여, 지혜를 나눌수 있을까 해서 염치없이 두드립니다.

 

엄마, 체육시간이면 나 혼자 그냥 있어~ 선생님께서 같이 하라고 해도 조금만 지나면 또 나 혼자야,

영어시간이 지옥중에 지옥이야, 모둠별로 해야하는데 날 안끼워줘서 오늘도 혼자 그냥 했어,

수학시간에 짝꿍이랑 도형이리저리 맞춰가며 게임해야하는데 나랑하기 싫어해서 그냥했더니...그래도 괜찮았어,

점심시간에 내 뒤에 아무도 서지않으려고 여자애들이  몇 걸음 뒤에 서서 나만 뚝 떨어져 있어..그래도 밥먹을때는 모두 같이 앉아서 먹어야 되니까  좋아,  

 

5살 동생이 같이 듣다가 "언니, 애덜이 안놀아주면 나랑 낼 어린이집에 같이 가서 놀래?" 합니다.

"고마워" 언니가 울먹입니다.

 

써놓고 다시 읽으니 성장소설에 나오는 한 대목 같습니다. 내가 마음을 다 열고 받아주니 초4큰딸은 학교에서 오자마자 마음속에 있던 분노를 내려놓느라고 차례차례 있었던 일들을 풀어댑니다. 

 

모른척하고 시간이 해결해 줄거야,,그것도 모라자 딸아이를 이렇게 만드는 아이들을 변호하고 니가 왜 그렇게 보였냐며 윽박지르고 모멸감주고 아이를 두세번 더 지옥으로빠뜨렸습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머리를 맞고오고 등허리에 신발자국이 있는걸 확인하는날, 아이를 붙들고 오열했습니다. 왜 맞았냐고 묻는 말에 "어~ 내가 좀 대들었거든, 오늘은 진짜 못참겠서서 큰소리 쳤더니만..." 더이상 들을수 없어 그냥 껴앉고 미안해 미안해를 수도 없이 했습니다. 두아이의 엄마에게 차례로 전화해서 사과받고 학교가서는 딸아이한테 사과하라고 하고선 마무리 했습니다.

 

왕따에 대한 글들을 오랜시간두고 읽어보고 있습니다. 위로도 받고 방법도 알고싶고 ..그러다보면 너무나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글들을 접하게 됩니다. 한참 울고나면 힘을 얻습니다.

아이더러 성격을 바꾸라고 소리쳤던일, 비굴하게 협상카드를 내밀어 하루이틀 잘 넘기게 한일, 상처받은 아이를 들여다보는게 두려워 놀이동산으로 데려가 일부러 외면한일, 어린동생이 언니와 성격이 너무달라 안심했던일, ...반성합니다.

 

도덕교과서가 있지만, 도덕지수를 키워줄 재량이 부족한 나를 비롯한 어른들,

선생님이 계시지만, 가슴팍에 안겨 "괜찮아" 하면서 ...두팔만 벌리면 되는 ...훌륭한 선생님 많이 계시지만 교육현장에선 그 두 팔이 ..참 어렵습니다.

 

엄마라고 딸아이를 다알지는 못하는가 봅니다. 공부도 꽤 잘하고 (내 기준으로는) 키도 작지않고  얼굴이 하해서  눈에뛰고  딸아이니까 겉모양에도 아니신경쓸수가 없고..100점 만점 110점 주고싶습니다. 웃으시라고... 씁니다. 성격은 많이  내성적입니다. 열정은 많은데 표현이 서툴러 시간이 걸리는 아이입니다. 아이들이 자길 싫어하는 이유가 재미가 없어서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괜찮다고 했습니다.

 

반아이들이 도덕지수가 낮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 딸 매력을 아직 친구들이 몰라보는거라고 말해줍니다. 고독이 좋아 혼자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같은 장소에서 혼자있는 친구가 있다면 말을 걸어보라고 가르칩니다. 아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압니다. 성장과정이 틀린거야가 아니라 다른거야 라고 말해줍니다. 같은 뉘앙스지만 미리미리 틀림과 다름이 뭔지 말해주고 싶습니다. 엄마가 딸과 같이 살면 같은 성장과정을 겪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난 내 초등시절이 생각나 아이를 다그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처음 첫 성장통을 엄마롤모델 로 삼을려? 큰 실수할 뻔 했습니다.  엄마와 딸이 같은 여자지만 다른 인격인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내 이 두팔은 안아주는 것, 외에는 욕심인듯합니다. 하나하나 하루하루 대화하면서 안아줍니다. 딸아이 도덕지수가 다른 아이보다 낮아서인지, 월등히 높아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걸 떠나서 교육에 대해 조금이라도 윤리적 책임감이 있는, 아니 반드시 가지고 있는  님들, 도와주세요. 엄마표 영어,수학 만큼이나 엄마표 도덕지수도 같이 이슈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늘 그러했지만 게시판 성격에 맞지않게 너무 길고 지루하고 상관없는 글이 되버렸습니다.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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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옥미
  • |
  • 2010-11-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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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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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엄
  • |
  • 2010-11-24 16:56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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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디맘
  • |
  • 2010-11-24 00:46
답댓글

아이가 몇학년인가요? 보통 3학년 정도부터 차츰 시작해서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더군요. 아이들 사이에서도 군중심리가 작용을 하는건지 한 아이가 그렇게 선동하기 시작하면 아무생각없이 우우~~몰려서...

제가 다 넘 화나고, 아이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 언니 생각해주는 동생이 넘 예쁘고, 속상하고 그런데, 아이와 카르페디엠님 맘은 감히 제가 알것같다 함부로 말할순 없겠지만...그래도 힘내시고 이 어려운 고비 잘 넘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 의사들이 많은데, 겉으론 드러나지 않겠지만 이미 충분히 상처받았을 아이, 부모님께서 잘 이해해주고 보듬어주고 계시겠지만, 좀 더 전문적인 분과의 상담을 통해서 아이의 마음을 잘 보듬어주고, 그 상처가 어떤 형태든 앙금으로 남지 않을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앞으로의 방향과 대처방향을 논의 하시는게 우선시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 아이 상담은 가족 상담으로 이어지기때문에 상담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여기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많은 위안과 힘이 되시겠지만, 그것 이외에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이 동원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의 도덕성은 왜 점점 더 상실되어가고 있는지, 안그래도 의사인 남편과 며칠전에 한동안 토론(?)을 한적이 있습니다.  나만 잘살면 남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라는 너무나 개인적이고 비양심적인 어른들의 모습과 인간성이나 남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생각하지않고 늘 실력적인 모습에서만의 최고만을 우선으로 쳐주는 이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나름 주장을 펼쳤더랬죠.

우리가 자랄때처럼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착한 아이는 바보가 되는 세상...정말 한숨이 나옵니다.

 

저도 두 아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제 큰딸은 초3 초반에 엄청 맘고생을 했었지요. 아이들이 어찌나 영악스러운지, 자기들 편의에 따라 친구를 이용해먹는 느낌이랄까...이젠 아이도 어느 정도 또래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한건지 나름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건지...속상해하는 일이 많이 줄었지만, 부모 입장에서 씁씁함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힘내십시요!! 언젠간 따님의 착하고 여린 마음 알아줄 친구가 꼭 나타날겁니다.

그리고 아직 어린 아이니만큼 이번에 하신것처럼 엄마가 적극적으로 보호하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아이들과 반도 다르게 하시구요. 엄마 아빠만큼은 언제나 네 편이란 생각을 심어주는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이한테도 착하고 양보만 하는것만이 좋은거라고 말해주지 마세요. 저도 그 점에서 딜레마에 빠져 고민했지만, 제 아이가 제 목소리를 내면서부터 아이들이 어느정도 함부로 구는것이 없어진것 같아요. 제 아이도 7살까진 우리 세대가 자라듯 키우다가 그 이후부턴 어느정도 연습도 시키고, 싸우라는게 아니라 네 의견을 말하는건 좋은 일이라는걸 세뇌시켜왔더니 3학년 후반부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라구요. "자신감"이라는 어린이용 자기계발 동화가 자기에겐 큰 힘이 되었다 말하면서요. 소극적이던 아이가 반장선거에도 나갈 정도로 많이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는것 같아요. 요즘 그런 분야의 책들이 많으니 어머니가 보시기에 내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다룬 아이용 책을 사서 한번 읽혀보시는것도 좋을것 같구요.

 

에구, 저도 글을 읽으니 이생각 저생각이 많이 나서 아이가 처한 상황과 친구들이 성향이 어떤지 함부로 판단할수 없어 말씀드리는것이 조심스러워야함에도 불구하고 주절주절 썼네요. 어쨌든, 아이도 부모님도, 더 이상 상처받지말고 잘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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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엄
  • |
  • 2010-11-24 16:57
제 아이는 4학년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와 제 아이는 매일 힘을 얻고 아자아자 홧팅하고 있습니다. 제시해주신 방법, 하나하나 실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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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요정
  • |
  • 2010-11-23 15:22
답댓글

공부와 관계없는 이야기라도 다같이 아이 키우면서 격게 되는 일상입니다.

아이마음의 상처가 클텐데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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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르페디엄
  • |
  • 2010-11-24 16:58
네, 아이마음속에 제가 주는 상처는 없는지 요즘은 대화를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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