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즐기지도 못하고 벌써 겨울인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요.
댓글을 통해 좋은 분들도 만나지만
사람과의 만남처럼 아늑한 느낌도 없죠.
어제는
오랜 세월 영어공부를 돌보아 주었던
지금은 여대생이 된 친구를 만났어요.
친구....
아이들을 오랜세월 지도하다 보면 제자가 아닌
친구처럼,아니 친구 사이가 되어요.
아이들은 부모와 친구에게 할 수 없는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한없이 꺼내거든요.
이제는 여대생이 되어서 엄마의 심정을 알게 되었다는..
"우리 엄마는 저를 위해 꾸역꾸역 살아오셨어요"
"꾸역꾸역 살았다"는 말이 제게는 남다르게 들려요.
많은 엄마들이 자식을 위해 꾸역꾸역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학생의 엄마는 남들이 보기에는 모두 부러워하는 전업주부인데...
그렇구나.
알 것 같다.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셨지.
"전문직 여성이 되어서 엄마 행복하게 해 드려라..엄마의 원이셨으니까.."
남편과 시댁,자식 ,...
세상의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수많은 문제를 겪고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갈까요.
저도 애들 어릴 때 많이 힘들었어요.
집장만 해야지,남편 공부 뒷바라지...아,지금 너무 후회되는 것은
그때 제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남편의 고충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죠.
직장다니며 학위를 할 때,둘째 키우느라 모른 척 했고 갈등이 심했죠.
지난주는 오랜만에 친구들 모임이 있었어요.
1년만에 만난 친구들인데 모두들 명품가방 들고 나왔어요.
눈에는 가방만 보이는 거예요.수백만원 짜리 샤넬 가방은 정말 눈이 부시더군요.
아...그 가방의 주인은 전업주부이시며 남편 잘 나가고
애들 영어책이고 수학책 뭔지도 모르지만
애들 공부 뛰어나고...
해외여행은 물론 지난주에는 제주도까지..
물론 애들 로드 매니저 하느라 죽을 것 같다고 하소연 하지만.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어떻하면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과연 살림하는 주부가 수백만원짜리 가방을 ....
아...
내가 돈 벌어도
명품 가방 하나 사려면 일년을 고민하고
오래전에 큰맘 먹고 장만한 가방은 이미 구닥다리가 되었고..
애들 공부 지장줄까...
여행 한번 가려면 수십번 고민하며
영어에 수학에 미술까지...내가 신경 써야하고
한번이라도 아이들 성적 삑사리 나면...
이건 내 책임인가?
정말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영광을 보자고 이렇게 사는 것이지.....
이제서야 우리 부부 주례하셨던 교수님 사모님 생각이 나요.
"좀 참아 줄 걸 그랬다" 고...
저는 50대를 바라보며 많은 것들이 안정이 되었고 기반도 잡히고
지금 이대로 더 바랄 것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보면 그것이 아니죠.
사람을 만나서 웃고 떠들면 생동감이 넘치고 재미도 있어요.
그러나 돌아오면
휴유증이 오래 남아요.
"네 자식 자체가 명품이니 명품가방 들 필요없다"고 위로해 주던
그 친구를 오늘 만나야겠어요.
사람이 그리운 초겨울 날씨입니다.
운동이 끝나고 내려오면 '엔젤리너스'엔 아줌마들이 가득해요.
과연 무슨 이야기를 그리도 유쾌하게 나누고 계신지...
저도 이 가을에는 친구를 만나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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