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어려운 책이죠.
큰애의 경우 초1 초판이 나왔을 무렵 번역본부터 읽었어요.
번역판 초판가지고 있다고 가보로 남기겠다고 해요.ㅋㅋ
15년 전이라 수입원서가 귀한 시절이어서 영문판을 읽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죠.
초4 학교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1등해서 원서를 상품으로 받았지만
1년간 먼지 쌓이고 장식품이었어요.
해리포터 하드커버가 엄청 폼나서 장식품으로는 최고이죠.ㅎㅎ
초5 여름방학 호주로 홈스테이를 보냈어요.
그곳에서 영어가 폭발했고...
날마다 이메일로 일기를 써서 보내는데...홈스테이하면서 학교다니고 주말에는 호스트 가족과 여행.
저도 정말 깜짝 놀랐죠.날마다 대학 노트 한페이지 분량의 일기와 기행문을 써 보내서요.
그러면 이메일을 받아 남편이 첨삭해서 다시 이메일로 보내주었죠.
호주에 따라가신 수녀님(카톨릭 학교 다녔거든요)도 첨삭해 주셨는데, 조금 다르더군요.
아무튼 아이는 영어로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영어 폭발이라는 표현을 썼죠.
그리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물론 학교에서 원어민 수업하고 집에서 지지부진하게 엄마표 했지만 ...
이 폭발된 영어 조금 시간이 흐르면 다시 제자리로 갈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ㅠ
애들 외국 다녀와도 2년 아니 3년 정도 있어야 그 영어가 유지되거든요.
그리고 돌아와서 갈고 닦아야 유지할 수 있어요.
그런데...휴~
우리집은 영어는 방학중에 집중하고 학기중에는 거의 못해요,수학과 악기에 올인하거든요.
평소에 집중듣기 들려듣기...동화책 100권 읽기 ..이런것은 꿈도 못 꾸어요.
아...폭발해 버린 영어를 살려주어야 하는디...
정말 고민이더군요.
그래서 그때 생각한 것이 '해리포터'였어요,
그때 제가 활동하던 교육사이트에서 해리포터 읽고 듣기가 대유행이었거든요.
쑥쑥은 초게가 저학년 중심이지만 그곳은 고학년 애들도 많았어요.주로 고학년이 해리포터를 읽었어요.
그때 해리포터 광풍 시대여서 애들이 카페도 만들고 난리였죠.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이어서 영어로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제 생각이 옳았던 것 같아요.
작은 애도 형과 같은 과정으로 영어를 배웠는데,얘는 어려서 형이 하던 해리포터를 어깨넘어로
들어서 그런지...별로,그래서 작은 애가 직접 선택한 나니아연대기로 형과 같은 방식으로 했어요.
작은 애는 나니아연대기 번역판을 읽지 않았구요.
우리 애는 번역판 해리포터를 유난히 좋아했어요.
번역판을 아마 10번도 넘게 읽은 것 같아요.책안에 해리포터가 몇번 나오나? 세어본다고 하고..
그리고 애들이 우리 애 보고 해리포터 닮았다고 학교에서 별명이 해리포터였어요.
실은 해리포터보다 훨~잘 생겼어요.ㅎㅎ
그래서 제가 살살 꼬셨어요.해리포터 듣고 읽어보자고....
그랬더니 몇장 읽어보고 들어보더니 "이해도 못하는 내용을 듣고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면서 책을 던져버리더군요.
그래도 이길 밖에는 없다.그냥 운명이다.
읽어라...방법은 너에게 맡긴다...
그래서 읽고 듣기 시작했어요.
1권을 읽을 때는 사전을 찾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읽었어요.
우리 애들은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라는 좀 특이한 성격이어서...
아마 한줄도 정확한 이해없이 읽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을 부터 읽네..마네...실갱이 하면서 겨울방학이 되었죠.
5학년 겨울방학은 해리포터와 종일 함께 보낸 것 같습니다.
저는 해리포터만 읽고 들으면 졸려요.
그래서 테이프(요즘은 CD지만 그땐 테잎)를 들을 때 한글판 책으로 내용을 따라갔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이야기는 영어로 나오고 저는 그 대목에 맞추어 한글책을 읽고...
잠깐 Stop 시키고 지금 오디오에서 나온 내용을 영어로 요약해서 이야기 해보라는 미션을 주기도 했죠.
그 후 개학하면서 아이는 학교에 해리포터 리딩클럽을 만들고 본격적인 해리포터 인물분석부터
디베이팅,에세이까지...토요일 오후는 아이들과 영어에 빠져 살았고 ,,,뭔가에 미쳐야.
엄마가 시켜서 했으면 아마..1권 읽고 끝냈겠죠?
드디어 영어 실력은 한단계 업 그래이드 되었죠.이때 함께 했던 애들 중 미국으로 유학가서 의대간
애도 있고 대학가서 다시 만나 초등때 해리포터 이야기를 지금도 나눈다고 해요.
아...해리포터는 계속 시리즈로 나오기에 중3까지 읽었어요.중3 슬럼프시기 해리포터 영어책이
유일한 아이의 즐거움이었죠.
저는 다른 것은 잘 모르겠고 어려서 초1정도에 해리포터 수준의 두꺼운 책에 빠져 본 경험이 있는
애들이 커서도 해리포터 수준의 영어책에 빠질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능력과 관계없이요.
조기유학 다녀와 영어 잘하는 애들도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포터 등...
환타지가 아닌 다른 책들도.... 책에 빠져 영어를 배우기는 힘든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애들도 책을 많이 읽으며 자란 아이들은 절대절대 아니지만...
제글에 날마다 지성으로 댓글 달아주시는 플라시보님 덕분에
오랜만에 애들 어릴 적 영어공부 추억을 즐거운 마음으로 더듬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어서
그 옛날 이야기를 지금까지 글로 쓸 수 있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제게 영어 이야기는 이제 옛날 이야기입니다.^^
폼나게 책장에 자리잡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 페이퍼백,하드커버,번역판 모두...
그저 폼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 손때가 타고 겉표지는 낡았지만....
손자들에게 아빠가 읽던 책이라고 물려줘야 할 듯..ㅎㅎ




나니아 연대기는 1~7권까지 합본된 페이퍼백으로 보았어요.
솔직히 저는 위의 책 정확하게 읽기 힘들어요.어휘력도 딸리고 일단 지루지루하고 ....ㅠ
그러나 우리 애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던 책이기에 고마운 책이죠.
북클럽에 고학년 중심으로 해리포터 리딩클럽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끄는 북클럽이죠.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영어공부는 특히 부모 중심보다 아이들 중심으로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어요.
아이가 중심이 되어 읽었던 해리포터로 영어에 자유롭게 다가설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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