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심화와 고등선행의 관계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예전에 교육관련 까페에 제가 올렸던 글이 생각나네요. 이번에는 나름 새롭게 써보려 했습니다만...일단 수학과목의 특성과 중고교 과정의 공부에 대해 먼저 정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재탕을 해보려 합니다. 중심내용은 예전에 제가 다른 곳에 올렸던 것과 동일하구요, 앞부분에 제 넋두리개인적인 이야기를 첨가했구요 그다음글 "초간단 중학(고교)수학 공부법"이 본론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경험
예전에 일대일로 수학지도를 경험한 것이 제게는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일대일이라는 것은 굉장한 의미를 지닙니다. 방문해 보면 그 집안의 분위기 부모님의 분위기 태도 등을 알 수 있고, 학생과 일대일로 마주하면서 학생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학원강의를 해볼때와는 전혀 다르게 깊이있게 아이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적으로 이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계속 쌓이다 보면 방향과 패턴이 보입니다.
-취미
저는 취미중 하나가 학습서 읽고 요약하기 비평하기입니다. 헬스도 안하고 골프도 안하고 친구도 안 만나고 밖에서 술도 안 마십니다. 그저 인터넷 서점에서 책 몇권 사고 가끔 혼자 글쓰고, 이런 것이 취미입니다. 몇 개 인터넷 서점에서 최고 등급의 회원이고 책을 자주 사지만 아무리 자주 사봐야 일주일에 한두권 정도입니다. 저렴한 취미생활이라 아내도 책은 마음놓고 사라고 하는 편입니다. 어차피 책은 읽는데 시간이 걸려, 소비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의식 vs 표현욕구
이런 경험과 취미를 가진지라 학습에 관해 특히 수학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예전의 경험과 여러 방법들을 고민한 것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네 애들은 어떻게 됐는데”라는 물음이 항상 저를 자제시킵니다. 수학공부방법에 대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사실 예전의 경험들 위주였는데, 바라보는 분들은 저희 아이를 주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방법을 잘 아는데, 니네 애들은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보자... 이렇게 말입니다. 독서 영재 푸름이의 안티도 많이 생겼다는 얘기를 얼핏 듣고서는 더욱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아빠의 취미생활이 아이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단행본보다는 혼자 글을 써놓기도 하고, 가끔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가끔 내가 올린 글과 비슷한 내용의 글이 신문 또는 책에 나오면 이거 혹시 내 글을 참조한 거 아냐? 이런 황당한 피해의식을 갖기도 합니다. 사실 누구나 말할 수 있고 또 말해왔던 것들일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니 조금은 쑥스럽습니다만...그러니까... 제 글은 예전에 학생들 수학을 전문적으로 지도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지, 저희 아이들과는 상관없으며 제 글이 무단도용될까봐도 우려된다... 또 쑥스럽네요...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니면서 말이죠... 죄송합니다...^^ 쑥이 워낙 오픈된 공간이라, 글 올리기가 많이 망설여지는 면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리치 흐름님처럼 훌륭한 글을 계속 올려주시는 분도 계시고... 토론도 제안해 주시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열린 마음이 되어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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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중학(고교)수학 공부법
이제 중간고사가 거의 끝났나 봅니다. 잘 봤다는 분들도 계시고 못 봤다는 분들도 계시고 초등수학과 달리 중학교에 올라가서 고전하는 학생들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다른 곳에서도 중학수학관련해서 많은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가끔 쪽지도 받고 하는데, 대개 비슷한 내용이신것 같습니다. 어느정도까지 공부를 해야 되고 어떻게 해야 점수를 잘 받느냐이신 듯합니다.
기본교재부터 에이급까지 다 풀었는데, 점수가 안 나온 경우도 있고, 기본 교재와 기출 연습 조금 했는데 100점 나왔다는 경우도 있구요. 학생도 다르고 학교도 다르고 가정환경도 다르고... 여러 경우가 있겠습니다만... 부모님의 걱정은 다 똑같으신것 같습니다. 예전에 초간단초등수학 공부법에서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번에는 초간단중학수학공부법이라는 제목으로 유형학습과 교재한권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실 방금 말씀드린 내용이 앞으로 말씀드릴 내용의 결론이고 다인데요. 그러면 이해가 잘 안되시겠죠? 그래서 이해가 잘 되도록 조금 길게 써봤습니다. 예전에 썼던 수학과목의 특성에 대해서도 앞에 붙였구요. 뒤에는 지도사례까지 덧붙였습니다.
상위권, 최상위권 학생들 특히 에이급, 고난도 문제까지 소화하는 학생들의 경우, 제가 제시하는 초간단공부법이 너무 부실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상위권 학생이라도 1단계라 생각하시고 기초공사를 어떻게 쌓아야 할까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 외 학생들은 이 1단계를 금과옥조처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최소비용 최대효용을 올릴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랍니다...^^
아 그리구요.. 제가 올리는 글은 이번에 쓴 글이 아니구요. 여러 가지 혼자서 써놓았던 글을 옴니버스 비슷하게 편집해서 올리는 거라, 약간은 앞뒤가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혼자 써놓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편집해서 올리기도 하고, 또 까페 생활 유지용으로도 쓰고 합니다만... 이제는 글쓰기가 많이 조심스러워집니다. 훌륭한 전문가분들도 많이 계시고, 이젠 예전의 기억도 가물가물하구요... 사실은 초간단 초등 수학 공부법 쓸때 거의 같이 써놓았던 내용인데, 이제야 용기를 냅니다. 암튼 ... 양해 부탁드리구요, 맘에 안드시면 반론도 해주시구요, 내용 괜찮으면 추천도 꾹... 입니다.
초간단 중학(고교) 수학 공부법
초간단 1단계 수학 공부는 암기적인 특성을 갖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것은 이해만 가지고는 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넘어서는 완전학습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인데요. 암기과목이 아니다 며 반감을 갖는 분들이 참 많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해와 암기가 될 정도의 완벽한 학습이 되어야 응용이 되는 것인데요. 그래서 수학과목에 대한 이해도 돕고 또 그 바탕위에서 중고등학생들의 가장 간단한 수학공부법을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1. 수학과목의 특성 - 언어표현
수학의 가장 큰 특성은 수에 관한 일반언어를 수식으로 된 수리 언어 표현으로 나타내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백 더하기 백은 이백이다” 이런 언어를 “100+100=200” 이렇게 간단하게 수리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사칙연산에서는 의미가 적으나 미분, 적분 복잡한 계산식으로 가면 수학적인 계산을 수리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렇다면 수리언어표현이라는 것과 수학공부와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에도 언어적 좀더 정확히 말하면 언어표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현적 접근이라는 말입니다. 이해가 아니고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언어표현적 접근, 이런 전체적인 이해 속에서 공부방법, 교재 선택, 공부계획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2. 수학공부의 특성 - 완전학습
앞서 수학을 수리언어표현이라 했습니다. 영어 표현을 한번 볼까요. ‘도와드릴까요?’를 영어로 표현하면 ‘ Can(May?) I help you?'입니다. 여기에서 이런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각 단어를 일단 모두 알아야 하고 이 문장을 적어도 몇 번 이상은 읽거나 써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암기의 과정도 거쳐서 비로소 ’Can I help you?' 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확실한 암기의 과정 또는 표현연습의 과정을 무수히 거쳐야 이런 말이 나올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똑같은 문제나 또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확실하게 풀어본 후에야 그 문제를 풀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해만 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푸는 것을 보면 다 알고 잘 이해하는 데 막상 풀려면 못 풀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또 많이 풀어본 문제인데, 시험에서 이상하게 생각이 안나서 못 풀었다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가 무수히 많은 영어단어를 외우고 무수히 많은 영어지문을 보고 원서를 독해해도, 그 짧은 영어 한마디가 나오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아무리 수식 이해를 잘하고 머리가 뛰어나도 확실하게 암기하거나 익히지 않으면 풀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장승수씨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을 보면 수학공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분 말씀에 의하면 쌓아 놓으면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높을 정도의 문제집을 풀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능(학력고사인가?)에서 수학점수는 낮았습니다. 시험이 어려웠기 때문인 것도 있겠습니다. 또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정확한 유형에 해당하는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다행인 것은 수능에서는 학교 수준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 즉 핵심유형의 문제수준에서 모두 응용되어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서 나온다면 수학의 수리언어적 표현 특성상 극소수 수학적인 재능을 가진 학생외에는 거의 풀기가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3. 수학공부의 왕도 - 유형 학습
위에서도 누차 말씀드렸듯이 수학은 언어표현입니다. 따라서 완전히 그 상황 즉 유형을 외우고 있어야 문제를 풀수가 있습니다. 초급영어표현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 가면 “ 돈까스 플리스” 이런 표현 정도는 외우고 있어야 밥을 먹을수 있다는 것이지요.. 돈까스(Pork cutlet??)라는 영어를 이해하고 플리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어도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토익 고득점을 받고 원서를 술술 읽어도 그것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수식 이해를 잘해도 완전히 암기해서 입으로 나올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모든 것을 다 외울수는 없지요. 그래서 유형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학부모님들 나이보다도 더 많은 정석이 아직까지도 좋은 교재로 평가받는 것도 다 유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과서 수준의 공부입니다. 교과서에는 아주 중요한 유형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연습문제편으로 가도 유형을 약간 꼬아서 낸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교과서의 문제들은 문제 자체도 거의 외우는 수준이 되어야 하고 풀이도 순식간에 풀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학공부의 가장 첫단계이며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참고서(정석 등)로 한다면 기본예제, 유제 문제에 해당되는 것들입니다.
4. 교재 선택과 공부방법
교재선택전에 먼저 교과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중고등 수준에서 알아야 할 수학적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 지침내에서 교과서가 편찬되었고, 또 자습서, 참고서 등도 있는 것입니다. 몇십년전의 문제를 거의 그대로 수록한 정석이 아직까지 일등 수학참고서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꼭 알아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참신한 문제는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잘 설명해 놓고, 예제와 유형을 빠짐없이 잘 실어놓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석외에 다른 참고서들은 유형과 예제를 빠뜨렸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 내용, 핵심내용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난이도와 구성의 차이만 조금씩 있을 뿐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초간단 수학공부법에서는 참신한 내용의 교재를 가장 꺼려 합니다. 교과 내용자체가 참신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교재선택은 간단합니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참신하지 않은, 어렵지 않은, 일반적인, 조금은 유명한 참고서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또 한권을 선택했으면 그 책 한권만 완벽히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이 책에 있는 내용의 90%는 다른 책에도 있습니다. 또 이 책에서 90%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면 다른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화하지 못한 10%를 다른 책에서 보충하려 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낭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 한권을 완벽하게 100%, 단 한문제도 빠짐없이 공부하는 것이 시간낭비도 줄이고, 효율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교재는 교과서와 기본참고서 한권입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교과서 외에, 기본정석과 쉬운 일반 참고서 한권입니다. 여기서도 순서가 존재합니다. 정석은 에제 유제까지만 완벽히 하고 일반 참고서(개념원리 등)는 연습문제까지 완벽히 공부하는 것이 먼저 순서입니다. 이렇게 100% 완벽하게 모든 문제를 쓰는 시간만 소비될 정도로 풀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첫단계이자 가장 효율적인 초간단 수학공부법입니다. 시간이 없으면 여기까지만 충실히 해도 될 정도입니다. 상위, 최상위권 학생들, 시간이 남는 학생들은 여기에다가 기본정석 연습문제, 실력정석 예제, 연습문제, 기타 어려운 문제집 등을 풀고 싶은만큼 풀면 되는 것입니다. 단 첫 단계를 확실히 한 연후에 해당이 된다는 것입니다. 섣불리 여러 참고서를 가지고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지 말고 한권을 확실히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5. 현실적, 효율적 수학공부
가장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 다시 정리합니다. 교과서는 연습문제 수준까지 빠짐없이 공부합니다. 정석은 예제 유제까지만 먼저 공부합니다. 일단 문제와 풀이과정을 이해합니다. 그 다음에 다시 풀어봅니다. 못풀면 다시 풉니다. 5분 정도 걸려 끙끙거리며 풀었다면 또 다시 풉니다. 3분 정도 걸렸어도 아직 멀었습니다. 1분도 부족합니다. 거의 순식간에 쓰는 시간만 소비되는 정도로 풀 수 있을 때까지 풀어봅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이 문제는 내 것이 된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 문제와 비슷한 문제만 나와도 자신감있게 풀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영어에서 물한잔 주세요 를 완벽히 체화하면, 커피, 쥬스, 녹차 등을 달라는 말도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에 초등수학공부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초등 수학은 스스로 연습이 핵심이었습니다. 중고등 수학공부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유형, 예제 문제등 교과서 수준 문제의 완전학습입니다. 공부교재나 공부량은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중학수준에서는 에이급을 다 풀수도 있고, 고교과정에서는 실력정석 연습문제를 다 푸는 학생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순서라는 것입니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연습문제, 심화문제까지 풀려고 하다가는 이도저도 안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처음 단계는 방금말씀드린 핵심유형, 예제 문제의 완벽한 학습이 될 것입니다.
지도사례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의 이해도 돕고, 또 중학 수학을 어떻게 지도했는지, 어떻게 공부하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보통 평범(?)한 학생들의 공부 이야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래전에 가르쳤던 학생의 이야기를 소개해 봅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대충 한번만 훑어봐도 이해가 되고, 문제가 척척 풀리는 상위 1%의 뛰어난 아이들도 많겠습니다만, 대개의 학생들은 제가 소개하는 학생보다 못하거나 비슷할 것입니다. 너무 눈을 높게 가지지 마시고, 하위권 공부하듯이 기본부터 충실히 해나가고 그것이 끝난 연후에 선행이건 심화건 욕심을 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죠.
승원(가명)이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1학년 새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쯤이었습니다. 아빠가 유달리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엄마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협조가 대단했습니다. 아이도 공부습관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잘 잡혀 있었습니다. 아빠의 말로는 학생회장을 비롯해 많은 활동을 하고 등수를 따진다면 전교 1등쯤 될거라는(본인께서는 전교 1등으로 확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만나서 한시간쯤, 아무리 길어도 두 번 정도 만나보면 학생에 대한 모든 것이 저절로 분석이 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태도(관심, 열정, 실제 노력), 학생의 공부습관 정도, 학생의 수학적 머리 등등에 대해 컴퓨터처럼 점수화 비슷하게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이 지금은 이런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도 눈에 뻔히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실제 그렇게 된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학생과 수업을 해보니 수학쪽으로는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환경이나 본인의 학습습관은 잘 되어 있으나 실제 수학 실력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초등학교 때였으니까 아마 100점 맞기가 어렵지 않았겠지만 이런 경우 갈수록 점수가 떨어질 건 자명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사실대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수학적으로 좀 떨어지는 편이고 앞으로 주어진 시간동안 공부방법을 체득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제가 본4 올라가고, 국시준비도 해야 되고 마음이 바빠, 시간이 부족했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아이 아빠를 우연히 먼저 알게 되었고, 아버님의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셔서 제가 잠시 가르쳐 주기로 약속을 하게 된 것이었죠. 부모님께서는 크게 대답은 없으셨고, 저는 속으로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때 거의 올백이고 다 잘하는데, 실력이 부족하다 하면 이해할 부모가 없을테니까 말이죠.
첫수업시간은 항상 공부방법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 승원아 잘보자, 너 수학시험 볼때 볼펜만 들고 문제 이해하고 잘 생각하다가 번호에 체크하고 그렇게 문제푸니? 영어나 국어는 그게 가능하겠지. 볼펜만 굴리다가 문제읽고 바로 답체크가 가능하지... 그런데 수학은 안 그렇지.. 문제를 이해한 다음에 펜을 들고 문제보다도 길게 풀이를 써야 답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 자 그렇다면 수학공부와 영어공부의 차이가 뭔지 알겠니?... 중략... 그래 수학은 완전학습이 되어야 하는거다. 이해만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수학이야... 문제만 이해해도 풀 수 있는 언어 외국어와는 차원이 틀린거야... 그러니까... 중략.... 자 매일 시험을 본다. 전시간 배운 내용을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배운 내용 그대로 시험본다. 이 시험은 너를 골탕먹이기 위한 시험이 아니야. 네가 복습을 제대로 했느냐 안했느냐를 알아보는 시험이야. 그래서 다른 문제는 절대 안내고 같이 풀어본 문제 그대로 낸다... 중략... 당장 중간기말 잘보는게 문제가 아니고.... 수학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야 돼.... 그걸 대충 알면 안되고, 몇 달동안 선생님과 하면서 몸으로 완전히, 뼈저리게 이해를 하고 느끼고 몸에 베서 실행이 되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수업을 하고 나면 저는 그날 함께 공부했던 문제중 가장 틀리기 쉬운, 또는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다섯문제 정도를 타이핑합니다. 그 문제를 그대로 다음시간 시작할 때 시험을 봅니다. 승원이는 첫 시험에서는 4문제를 맞추고 한문제는 반정도 풀었습니다. 어느정도는 괜찮은 성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정답율이 떨어졌습니다. 분명 함께 풀었고 이해도 했는데, 예고된 테스트에서도 60-70%를 겨우 맞추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 때 압박이 들어갑니다. 학생도 할말이 없습니다. 분명 배운 교재에서 똑같이 문제를 냈는데, 제대로 못 풀었기 때문입니다.
오답은 반드시 다시 시험을 통해 체크하였습니다. 오답이 너무 많으면 전체를 다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오답 시험에서 다시 오답... 그러다 보니 해결되지 않은 오답문제가 20문제가 넘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시 압박합니다. “승원아 이거 몇 번째냐? 네 공부가 지금까지 이렇게 잘못되었던 거야. 공부 못하고 싶지는 않지? 아렇게 여러번 풀었는데, 또 못 풀면 실전에서 처음 본 문제는 어떻게 할거니? 지금까지 네가 수학을 이런 식으로 공부한거야. 그래서 문제가 되는거야...”
그렇게 압박을 하고 오면 어머니와 아이는 시간을 정해가며 모의시험(문제는 알려주니까...)을 보고 복습을 하고 또 하고 ... 그랬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중간고사가 다가왔습니다. 결과는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85점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보니 보통 난이도였습니다. 어려운 문제 중에서는 같이 풀어봤던 그 오답 시험 문제에서도 몇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몇 번이나 오답시험을 봤던 그 문제에서 또 틀렸습니다. 부모님도 약간 실망하시고... 아직까지도 아이의 문제점은 완전히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차츰 아이의 공부습관과 방법은 조금씩 잡혀가고 있었습니다. 한번의 시험성적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수학공부방법과 습관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역시 같은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어느덧 기말고사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점수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90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문제를 보니 이번에는 난이도가 꽤 높았습니다. 부모님과 상담을 하면서 ‘이번에는 꽤 어려웠다. 계산도 복잡했고, 문제도 처음 본 생소한 문제가 많았다. 잘한 것이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약속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아이 아빠와 마주하였습니다. 과외가 끝나고 아이 아빠와 단 둘이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여러 가지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아빠는 아직도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공부방법이 자리잡히는데 중점을 두었고, 내가 볼때는 수학실력도 꽤 향상된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제서야 아이 아버님이 실토(?)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과외 시작하기전에 인근 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7레벨까지 있는데, 6레벨 즉 밑에서 두 번째 나와서 상당히 걱정을 했었다. 이번에 다시 레벨 테스트를 받았는데 1레벨 나와서 원장이 직강하는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원장이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에 수학실력이 오를 수 있느냐며 깜짝 놀라더라..’
위 학생은 결국 중간기말 통합성적에서 1등을 차지했습니다. 부모님과 아이의 일치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혹 위 학생처럼 몇 번 푼 문제를 어떻게 또 틀리냐고 할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습니다. 1등하는 학생도, 어느정도 점수가 나오는 학생도 이럴수가 있습니다. 혹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거나 이 문제집 저 문제집 풀었는데, 성적이 안 나왔다면 위 학생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위 학생이 위와같은 점검의 과정없이 예전처럼 공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틀린 문제는 계속 틀리고, 아는 문제는 계속 알면서 이문제집 저 문제집 풀어봤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풀만큼 풀고 웬만큼 다 했는데 성적이 안 나온다며 하소연할 겁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말이죠... 고등학교 올라가서 기본서(대개 기본정석)의 n회독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공부를 한다면 여러번 볼 필요가 없겠죠. 그러나 현실의 학생들은 대부분 완벽하게 공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번 보면서 빠진 부분을 다시 살피고 또 살피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처음했던 말로 돌아옵니다. “교과서와 기본참고서 한권을 완벽하게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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