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큰애 5세가 되면서 시작된 것 같다.
그시절 교육에 관심있는 엄마라면 '눈높이 수학'은 필수 과정이었다.
교육열이 강하고 이공계 박사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
카이스트 바로옆 대덕연구단지 아파트에서도 앞집,뒷집 가리지 않고 눈높이 수학을 하고 있었다.
가끔 재능수학을 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눈높이 수학이 대세였다.
큰애 5세가 되면서 씽크빅이라는 새로운 학습지가 출시되었다.
눈높이와 비교해 보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교재였다.
창의력 학습지라는데 눈높이에 비하여 정말 창의적으로 만들어진 학습지였다.
바로 이거다...5세부터 우리들의 수학은 시작되었다.
연산을 배우며 초코렛 타일로 개념을 설명하고 수학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체로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었다.지금 문제집에 비하면 상당히 재미있으면서도 어린시절 즐겁게 수학에 접근할 수 있었다.
지금도 씽크빅 수학은 잊을 수 없는 좋은 수학교재였다.
초3이 되면서 경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법수학경시대회 학교 대표를 선발하는 시험을 반에서 치루었다.
그후에는 본인이 참가비내고 나갔지만 그당시에는 학교 대표를 선발해서 대회를 치루었다.
한반에 한명정도 뽑았는데..
아...우리 아이는 뽑히지 못했다.
5세부터 수학시켜 지금 4학년 과정이 끝나가고 있는데...엉엉
아이는 울지 않고 엄마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었다.
그당시 연구원 아파트는 남편과 나의 대학 동기,선후배들이 사는 연구원 아파트여서
아이들 성적은 곧 내 성적...자존심싸움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날 나는 쓰러져버렸고 영문도 모르는 남편에게 몸살 났나고 애들 데리고 나가 저녁 먹으라고 했다.
정말 몸살이 나는 듯 했다.수학경시의 열병이 시작되었다.
원인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역시 이공계 박사들 동네라 어쩔 수 없나봐...
그러나 아이를 한참 키우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선행학습의 부작용이었다.아이는 4학년 수학이 끝나가고 있었지만
3학년 수학은 완벽한 연습과 고난이도 문제 해결력이 약했던 것이다.
4학년 이사오고 사립초등으로 전학을 가며 더 치열한 수학경시의 열병이 시작되었다.
그당시 사립학교는 영어보다 수학과 악기의 치열한 경연장이었다.
작년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선행 30%에 제학년 공부 70%(반복과 고난이도 문제 해결력에 집중)
올림피아드 문제집을 반복해서 3번정도 풀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
교내대회에서 은상을 받고 교외경시에서도 빛을 내기 시작했다.
5학년 그 무시무시한 성대경시에 나갔다.
예선 없이 수상자의 수가 극소수이고 난이도 또한 상당히 높은 초등경시로 유명했다.
역시 성대경시의 문턱은 높았다.그때 성대경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친구의 명단을
확인하고 지인을 통해 어느 학원을 다니는지 물어보았다.보내보려구...
역시 수학 공부에 집중하는 아이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애도 타고난 수학..
전혀 노력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수학경시를 하게 되면 수상권 아이들은 서로 알게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학년에 빛나는 아이들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인을 통해 최고 수학지존의 정보를 알고 싶었는데 결국 그애들과 친구사이가 되었다.
그 애들은 서울대 의대,서울대 수리통계 조기입학,단국대 치대등에 입학하였고 지금은 고등학생
고난도 문제집 '숨마쿰라우데'를 비롯한 다른 문제집을 만들고 있다.
중학교가면서 경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초등때 친구들의 수학경시 열풍 이젠 엄마가 아닌 아이가 열병을 앓기 시작했다.
결국 유명한 경시학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 경시학원의 문턱도 높았다.
중1 막 입학했는데,그 애들은 이미 A급 수학의 3학년 과정을 끝내가고 있었다.
학원에서는 일단 A급 수학을 과외로 선행을 마치고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수학과 대학생에게 1달간 과외를 했지만 쌤이 유학을 가는 바람에 결국 독학 공부가 시작되었다.
수학을 혼자 공부해야하는 운명인가 보다.
시경시 대표를 뽑는 교내경시를 보았다.그날 밤 아이방에서 엉엉 우는 소리가 났다.
사설경시는 본인이 참가비를 내고 나갈 수 있지만 시경시는 학교대표 한명만 출전할 수 있었다.
이제 엄마가 우는 것이 아니고 애가 우는 것이다.엄마는 왜? 선행을 시키지 않았냐고 다른 애들 엄마처럼
신경쓰지 않았냐고 원망을 하며 마구 울기 시작했다.그러나 초등때 처럼 내 눈에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너는 영어를 특별히 잘하잖아..어려서 배워두어야 할 것이 영어라고 생각했어"
"영어 잘한다고 누가 알아주는데..."
지금이나 예전이나 중학교에서 영어 잘해 이름 빛낼 일은 없었다.
물론 IET,성대영어경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지만 수학만큼 성취감을 주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수학경시란 과연 무엇일까?
그당시 수학경시 열풍은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
시경시,mbc경시,성대경시,재능올림피아드,KMO..
결국 2학년부터 경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다.솔직히 중1,2 집에 오면 교복도 벗지 않고
수학공부를 했다.물론 경시를 앞두고 한두달전에는 파이널반을 보내기도 했다.시중에서는 경시 문제집을
구하기도 어렵고 정보도 상당히 중요한다는 것을 알았다.수학영재반도 다녔지만 경시와는 거리가 있다.
만약 경시를 한다면 엄마표보다는 전문학원에 보내기를 권한다.
경시 입상자 발표전날 자전거에 전교생의 빵을 가득 담고 학교로 달려가는 꿈을 꾸었는데,그 꿈은 맞았다.
수학경시 했던 친구들 부산영재고와 과학고로 진학을 했다.우리 애는 수학을 잘했지만 문과 진학을
원했다.자신은 타고난 수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경시수준의
수학공부는 정말 누가 시켜서 절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대학생이 된 아이에게 물었다.무엇 때문에 그토록 수학 경시에 집착했냐고...
"중학교 때 특별히 할 일이 있나요? 수학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죠"
고등학교 진학 후 경시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이 말로는 경시의 꽃은 중등경시라고 한다.고등학생의 경우 이과의 최상위권은 의대진학을 목표로
하기에 경시에 그다지 치중하지도 않고 일단 경시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일까?
결국 고등학교에서 과학고생들 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그러나 수학내신 성적은 고전 했다.
이것도 지나와 생각을 해 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경우 타대학과는 달리
내신성적이 중요해서 다른 애들은 시험기간에 언,수,외 공부에 치중하지만 서울대를 목표로 했던
우리 애는 모든 과목을 철저히 공부하고 비교과(한국사능력시험,경제경시,텝스)에도 신경을
써야했기에 수학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만약 서울대를 목표로 한다면
고등학교 수학을 고등학교 가기전에 준비하고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이 되었다.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워주고 싶었는데 잘 커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으로 인하여 장래 해야 할 일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결정할 수 있었다.
경제학자를 꿈꾸고 있다.경제학자들은 수학자 수준의 수학을 해야한다.
부모가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수학이야 말로 아이 자신이 가장 중요한다.그리고 어느 정도 타고난 수학머리도 있어야 한다.
남편과 내가 중2 때 더 이상 수학공부만 하면 책을 숨길거라 했는데......
대학생이 된 지금도 성적표가 나오면 남편은 잔소리를 한다.
학부에서는 다양한 공부를 해야하는데 수학공부에 너무 치우쳐있다고...못 말리는 수학.
수학성적이 나오면 점수와 등수를 문자로 보낸다.지금도 도서관에서 수학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참으로 성실히 지독하게 공부하는 아이를 응원해주었고 아이도 보답해주었다.
수학이야기 하라면 하루종일 해도 부족하다.
둘째 아이는 첫째때 시행착오를 겪어 아주 수월하게 수학공부를 도와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건 아니다.아이의 성격도 다르고 시대도 변했으며 입시의 트랜드도 변하고 있다.
작은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세상의 수많은 이론 경험담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남이 이렇게 하면 좋다.저렇게 하면 좋다...이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최선인 것이다.
수학경시에 관심있는 학생과 부모님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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