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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수능 언어영역

  • 하니비
  • |
  • 2010-09-08
26

초여름 엄마표 언어영역에 도전한다는 글을 쓴 기억이 난다.언어영역....큰애를 고등학교 보내고 가장 생소한 과목이 언어영역이었다.학력고사 시대를 겪은 내게 언어영역은 금시초문이었다.고등학교 입학후 3월 전국학력평가(고1 예비수능)를 보고 드디어 언어영역의 '감'을 잡았다.국어는 교과서에서 배운 지문이 그대로 시험에 출제되고 언어영역은 그야말로 언어능력을 측정하는 시험! 언어능력을 측정한다면 독서력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인데...

 

우리 애들은 남다르게 독서량이 많은 편이 아니다.실은 이정도면 많다고 생각하지만 교육게시판을 통해 다른집 애들과 비교를 시작하면 엄청나게 독서량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초등때 악기하고 운동하고,엄마표영어를 했지만, 집중듣기나 흘려듣기 수백권읽기 도전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자랐다.가장 중점을 둔 교육이 수학과 악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만약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아이를 키운다면 책을 많이 읽도록 교육할 수 있을까? 정말 자신없다.비록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해도 다양한 교육을 했을 것이다.아무튼 빈둥빈둥 놀면서 보낸 초등시절이 아니었지만,우리 애들은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독서가 만고의 진리라고 하지만,어린 아이들에게 과연 독서만이 진리일까? 의문이 든다.그나마 사립초등다니며 일주일에 한권씩 꼭 읽어야 하는 필수독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기에 근근히 독서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초등학생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수준의 책을 아이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읽는 깊이있는 독서를 했던 기억이다.어려서는 과학과 수학에 관한 이론을 다루는 책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다.

 

중학교 시절 두아이 모두 역시 수학공부와 방학중 집중적인 영어공부,학교성적을 받기 위해 일년 4번정도 3주씩 학교공부를 하다보면 독서시간이 없었다.그래도 꼭 읽어야 할 책은 선정해서 읽히기도 했지만 소위 남들이 말하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런 부류의 애들은 아니였다.수십권, 수백권은 남의 나라이야기이다.그러나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아도 공부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특히 뛰어난 글쓰기 능력으로 대학가서 특별한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는 큰아이를 볼 때 많은 독서와 글쓰기 능력도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어느 일정 수준의 독서력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되어진다.그러나 언신(언어의 신)으로 불리며 언어영역 만점의 성적을 자랑하던 학생도 대학와서 글쓰기에 고전하는 것을 보면 독서만이 만고의 진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게시판에서는 뛰어난 독서력을 자랑하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주변에서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경우는 실제 한명도 만나보지 못했다.직업상 학생들을 많이 만나지만 정말 요즘 책많이 읽는 학생은 희귀한 경우이다.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특히 뛰어난 학업능력을 자랑하는 아이들의 경우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지난달 언신(언어영역의 신)이라고 불리는 고등학생을 만나 비결을 물었다.언어영역 어떻게 공부하냐고 물었더니 언어영역을 특별히 공부하지 않고 학교 수업만 듣는다는 대답이었다.그렇다면 어린 시절 독서량이 많았을 거라는 짐작에 어려서 책을 많이 읽었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그렇다면...그래도 끈질기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중학교 시절 사춘기를 겪으며 공부가 하기싫어 영화마을 이라는 대여점에서 각종 만화,판타지,무협지,각종 소설을 빌려다 수업시간과 방과후에 읽었다는 것이다.2년 정도 공부를 덮어두고 질이 떨어지는 각종 책을 쉬지 않고 읽었다는 것이다.갑자기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났다.다른 과목은 모두 5,6등급(9등급으로 분류)인데 어디에도 쓸모없는 언어 1등급 학생이라는 말씀이 생각났다.물론 내가 대화를 나누었던 그 학생은 고2부터 성적이 급상승하여 명문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아..<국어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꿔라>라는 책에서 책이 싫으면 만화책이라도 읽으라고 하더니..

아무튼 언어영역은 독서력이 크게 좌우한다는데,우리집 애들처럼 독서력이 약한 애들은 어떡해야하나?

큰애의 경우는 물론 1등급 언어였지만 수능까지 한번도 만점을 받지 못했고 불안한 1등급(4%안) 이었기에 결국 처음으로 사교육 그것도 고액과외쌤을 찾아가 8개월정도 일주에 한번 언어과외를 받았지만 별로 신통치 않던 기억과 해도 안해도 변함이 없는 언어영역 성적에 대한 답답함을 다시 겪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다.

 

올초부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책도 많이 구입하며 둘째의 언어영역 로드맵을 구상하였지만 너무 바빠서 구입한 책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방학의 시작과 끝... 언어영역에 대한 고민은 계속이어지며...

일단 아이의 언어실력을 측정해 보기위해 언어 모의고사와 수능 언어영역 시험지를 풀려보았다.몇회 풀려보며 매회 평균적인 오답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문학은 고등학교가서 수업시간에 배우고 겨울방학동안 공부를 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일단 비문학부터 잡기로 마음을 먹었다.

 

수능 언어영역의 비문학지문은 전문적인 글에서 지문을 채택하기에 상당히 어렵고 머리에 잘 남지 않는다.

예를 들면 홍대용의 <양명학의 의의> 금교영 <플라톤의 이데아론> 이진경 <포스트구조주의>클라우스 모스바흐<분자에 찍는 도장> 조용한 <예술의 기원과 미적 가치> 등 철학,과학,예술,경제들 다양한 주제의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언어영역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지문 먼저 읽는냐? 문제 먼저읽느냐?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시중에 나온 언어영역 공부법에 관한 책을 모두 구입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구했다.물론 그 책들을 모두 볼 수는 없어 의문이 날때 마다 부분부분 참고하기로 했다.그러나 이론은 이론일 뿐 아이는 어느사이 자기만의 독특한 문제풀이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동시에 본다고 한다,.지문과 문제를 동시에 보는 방법은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던 방법이다.영어RC를 풀며 독특하게 답 찾는 방식을 터득하고 언어도 혼자 터득해 가는 것 같다.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공부방법 비결을 알려주는 것 보다 아이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혼자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방법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끌어준다.

 

그래도 상당히 어려운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기 위한 일종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요즘 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독해훈련을 해보기로 했다.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중3이니 해서 손해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등학생들의 경우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독해훈련 과정을 마치기가 힘들다고 한다.<국어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의 저자는 독해 훈련이 언어공부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지만 일단 시켜보기로 했다.

 

가끔 시간을 내서 내가 직접 비문학 지문을 읽어보면 1문단 읽고 나서 2문단 읽다보면 1문단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3문단 읽다보면 1,2문단 내용은 캄캄해지는 느낌이 왔다.평소 전혀 관심이 없던 철학자나 동양고전의 내용은 좌절감에 빠지게 한다.성리학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그 글이 술술 읽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고 글자를 읽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어떻게 중학생 수준 그리고 고등학생들의 수준에서 그런 책들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특별한 독서력을 가진 애들도 분야에 따라서는 어렵지 않을까? 어려운 영어책을 읽으며 글을 읽는것이 아니고 글자를 읽는다..라는 느낌이 우리말 글에서도 느껴지니 그 좌절감은 부끄러움을 떠나 한숨이 나왔다.어려운 지문을 우리말 속담으로 표현하는 문제..차돌에 바람들면 석돌보다 못하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헐떡인다/ 구두장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보다 낫다/ 틈난 돌이 터지고 태 먹은 독이 깨진다..이 속담을 딱 보고 순간적으로 이해를 했다면 언어능력 '감'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생각할 틈이 없이 딱 보고 딱 찍어야 하는 시간이 걸린 문제해결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정말 영어 속담도 많이 읽고 보고 딱 보면 감이 오는데...들어보지 못한 우리말 속담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아이들 엄마표 교육을 하며 내 자신도 재교육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여러가지 의문을 남기며 둘째 아이의 독해훈련은 시작되었고 한달이 조금 넘어간다.과연 아이의 독해력은 얼마나 향상되었을까?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메가스터디 언어영역 비문학 375제를 구입하여 실제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풀려보았다.상당히 눈에 뛰게 향상되었다.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 것이 특징인데 아이의 말로는 글을 빨리 읽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집중해서 읽는다는 뜻일까?어려운 글을 느리게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데,빠르게 읽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한가한 시간에 설명을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일단 비문학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엄마표 영어를 해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수학의 경우  아이들 방식대로 공부하고 결과에 만족한다.

그러나 큰아이의 경우 경험부족과 준비부족으로 언어영역의 경우 시행착오를 겪었다.그때 왜? 사람들이 고액과외 선생을 찾는지 이유도 알 수 있었고 그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는 사실과 고액과외라는 것도 별것 없다는 즉 아이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았다.물론 3,4등급의 학생이 1,2등급으로 올리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의 시작인가 보다.

둘째 아이는 고등학생이 된다.고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입시라는 중압감이 우리를 압박할 것이다.

혁신적으로 바뀌는 14 입시 정말 너무 혼란스러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 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바꾸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도와주는 것인데,왜? 자꾸 바꿀까.

오히려 입시의 트랜드에 민감한 교육특구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표가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를 가져오지는 않을지...

다른 영역은 몰라도 새롭게 바뀌는 입시영어는 오히려 사교육비가 더 필요한 시험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는 스피킹과 롸이팅을 지도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한번 겪은 일이지만 또 다시 걷고 싶지 않은 그 길이다.

그러나 ...

신문의 귀퉁이의 글을 읽고 머리가 확 깨는 느낌이 들었다.

 

중압감조차 사랑했다는 '카타리나 비트'의 말을 기억하며

둘째를 뒷바라지 해주어야겠다.

 

대중들로부터 높은 인지도와 관심을 받는 '퍼스널 브랜드'는 이루기도 힘들지만, 유지하기도 그만큼 힘들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두 번 따고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피겨 전설로 기억되는 동독 출신의 카타리나 비트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특별한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메달이 인생 목표는 아니었다. 부모님은 내게 힘들고 지루하면 언제든 그만 두라고 했다. 스케이팅이 너무 좋아 선수 생활을 계속 했다. 나는 올림픽 무대의 그 엄청난 중압감조차 사랑했다." 그는 "금메달이 평생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꾸준히 걸어가야 더 많은 걸 성취한다"는 말도 했다. 드라마 주인공 김탁구처럼, 쉼없이 도전하며 꿈꾸며 개척하는 삶을 산 것이다.

 

나는 이렇게 노력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주변의 사람들은 우리집 애들은 "혼자 알아서 공부해도 잘한다"는 엄친아라는 이야기를 한다....과연 누가 이 구구절절한 사연을 직접 이야기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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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니워니
  • |
  • 2012-09-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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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담아갑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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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은영
  • |
  • 2012-01-05 20:48
답댓글
잘 담아갑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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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호
  • |
  • 2010-10-15 12:01
답댓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독해훈련 말씀을 하셨는데요..어느 교재로 어떤 방식으로 독해훈련을 시켜주는게 좋은지 알려주심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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