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가장 좋은 공부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스스로 해나가는 공부가 아닐가 싶습니다. A급 수학은 "가"과정보다 "나"과정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이건 중1 뿐만이 아니라 중3까지 계속 그렇습니다. 특히 사고력 문제라고 되어있는 S스텝의 문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수월하다고 생각한다면 수학에 굉장한 재능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됩니다. 공부에서 변하지 않는 최강의 학습법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기주도학습인데, 현재 님의 아이가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아이에게 조언을 할 수 있을만큼의 실력을 제가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만, 그저 평범한 아빠표 수학의 생각이라고만 여겨주십시요.
수학의 전체적인 흐름이라는 것은 딱히 없습니다. 최고의 흐름은 교과 과정대로 공부해가는 것입니다. 정수론, 조합론, 집합론, 기하론, 함수론등등의 중등 KMO를 하려고 해도 일단은 교과 과정을 기본적으로 마스터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도 KMO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과고나 민사고를 목표로 한다면 하는 것이 좋을겁니다. 물론 KMO를 하면 고등학교 수학을 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어 좋긴 좋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시간 소요가 엄청나서 다른 과목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아이의 미래 진로와 결부되어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KMO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드리기에는 제가 아는것이 너무 없습니다. 다른 경시 사이트나 카페들을 찾아서 정보를 취득하시는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에는 제 아이의 뜻이 문과쪽이라서 KMO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KMO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우선적으로 되어져야 할 일은 교과 과정을 선행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올 겨울까지면 중등 전과정을 에이급까지는 충분히 마칠 수 있을 겁니다. 한가지 첨언을 드리자면 이렇게 뛰어난 아이에게 굳이 쎈과 같은 문제집을 시킬 필요가 있을가 싶습니다. 개념원리같은 문제집과 수학자 시리즈로 개념 확립을 시킨 후에 바로 에이급으로 가는 것이 시간 단축에 있어서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에 하나 약한 단원이 나온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 단원만 에이급 원래해설이나 하이레벨 수준에서 다지시고, 에이급 재도전후 고난도로 마무리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어떨가 싶습니다.
에이급을 마무리 한 후에도 별다를 것은 없습니다. 중등 과정 하시던대로 정석으로 10과정까지는 쭈욱 보시는 것이 어떨가 합니다. 진정한 선행이 필요한 아이는 드뭅니다만, 님의 아이야말로 선행을 해도 무방한 아이라고 생각됩니다. 10과정까지 끝내신 후에 KMO외에 다른 진로들을 생각해보시면서 수학 공부에 방향을 그때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시는게 어떨가 싶습니다.
두번째 질의하신 부분은 독서인데요, 우선 말씀하신 수학자 시리즈를 좀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학자 시리즈는 총 88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 구성이 교과 과정의 순서대로 되어있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책의 번호순으로 읽는 것 보다는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읽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자 시리즈를 교과 과정과 연계시켜서 보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활용법입니다. 제목만으로도 교과 과정과 연계성을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깊이입니다. 수학자 시리즈는 책들에 따라서 모두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집합같은 책은 마지막까지 교과과정에 충실하게 연계되어져서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집합 단원에서 제목으로만 판단하고 벤다이어그램이나 무한같은 책을 집어넣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벤다이어그램 이야기는 처음 몇단원은 교과 과정과의 연계성이 높으나, 뒤에 가면서 4개 이상의 벤다이어그램부터는 그 개념을 이해하기가 아주 난해하며,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다루지 않는 부분까지도 다룹니다. 또한, 무한과 같은 책은 제목으로는 집합과 관련이 있을 듯 하나, 집합 뿐만이 아니라 무리수의 개념, 유리수의 기수같은 개념도 다루며, 특히 데데킨트의 절단과 같은 개념은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조차도 이해가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페르마가 들려주는 약수와배수 이야기는 1권, 2권 모두 교과 과정과는 거의 상관없는 내용들로 가득차있습니다. 메르센소수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야기, 도형수같은 내용들은 교과 과정과의 연계성이 상당히 약합니다. 반면에 원2와 같은 책은 중3 나과정의 원과 비례 단원과의 연계성이 아주 높고, 책의 마지막까지도 교과 과정 범위내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 다른 스타일로는 중1나, 중3나의 첫단원에 있는 도수분포표와 상관도같은 것은 두개의 학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학자 시리즈에서는 피어슨의 두집단의 비교 이야기에 모두 함께 엮어져 있습니다. 교과 과정과 상관있는 책들중에서도 이렇게 세가지의 형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교과 과정과 연계성이 많은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정도의 선에서 책을 읽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확립된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교과 과정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수학 그 자체를 즐기고 접하도록 하려고 하신다면 수학자 책을 가급적 모두 읽히시기 바랍니다. 저도 모두 읽어봤는데 흥미진진한 내용의 책들도 참으로 많습니다. 만델브로트의 프렉탈이나 천성선의 평면곡선, 로바체프스키의 비유클리드 기하학, 튜링의 암호, 하켄의 4색정리, 오일러의 최적화이론같은 책들은 진정한 수학의 참맛을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특히 평면곡선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연계성이 굉장히 높으며, 싸이클로이드같은 개념들을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수학자 책은 우선 교과 과정과의 연계가 있는 책과 그렇지 못한 책으로 구분하시고, 교과 과정과 연계된 책에서는 몇교시까지 읽을 것인지도 책의 뒷부분을 보면서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말해서 선을 제시하라는 것이지요. 수학자 책 이외에도 좋은 책이 아주 많습니다. 책을 선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큰 서점에 가셔서 수학코너에 풀어놓도록 하십시요. 자기가 알아서 책을 찾아보고, 읽고 싶은 책은 읽을 것입니다.
독서는 분명 사교육보다 우월한 학습법입니다. 독서는 최강의 학습법인 자기주도학습법의 핵심에 있으며, 일생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도 더없이 중요한 마음의 양식입니다.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리지 마시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시는 것이 어떨가 싶은 짧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