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마지막 여름방학이다.
고등학교 가면 방학이라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없기에 마지막 여름 방학이란 생각이 든다.
어려서부터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자란 아이기에 여전히 예비고등학생 준비도 혼자서 잘해 나간다.
터울이 큰 둘째이기에 방치해서 키우며 가슴을 여러번 치기도 했지만 오히려 큰애보다 저력이 강하다.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많이 의지했던 큰애와 다르게 모든 것을 수월하게 혼자 해나간다.
방학전에는 대학도서관에 가서 공부할 예정이었지만 한참 자라는 아이 엄마밥을 세끼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공부하라고 했다.하루 세끼 잘 먹이기가 공부 시키기 보다 어렵다.
어려서는 영어책을 읽고 내용을 서로 나누었지만 지금은 지문을 읽고 가끔 답의 근거를 가지고 격렬한
토론을 벌인다.언어영역에 비하면 영어지문의 선택지 답은 뻔한 것이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있다.
토플과 텝스 공부를 체계적으로 했기에 내게 지문의 선택지 찾는 노하우를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작은 아들을 나의 영어 선생님으로 모시고 가끔 굽신굽신..ㅠㅠ
영어를 영어로 생각하며 책을 읽으라고 했던가? 역시 지문을 읽는 과정에서도 그 원리를 적용하여
영어단어의 모든 뜻을 알고 지문을 읽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수영의 원리를 묻는 지문에 나온 pressure drag와 skin friction drag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의 경우
이 어휘를 모르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지문을 읽기 시작하지만 그저 pressure drag와 skin friction drag
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단어를 생각하며 지문을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둘째는 단어를 보면 모든 단어가 시각적으로 이미지화 되어 읽힌다고 이야기 한다.오...놀라움!
6세부터 영어를 지지부진하게 해왔는데,영어를 배우는 어떤 과정에서 이런 능력이 생겼는지 의문이
든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은 깨달았지만 가끔 놀라운 경험을 한다.
아무튼 가끔 아이와 나누는 영어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에서 많은 의문이 생긴다.
"이거 어떻게 알았어?"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았잖아....."나두 몰라~ㅋㅋ"
꼭 배워야 터득하는 사교육의존도가 강한 아이들 수업을 하며 때로는 방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큰애와 달리 둘째는 허술한 엄마표 아니 나홀로표였기에 의문 투성이다.좀 미안하다,그러나...ㅎ
다음달 8월 15일에는 형과 함께 125회 텝스 정기시험을 본다.큰애는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찍는 시험에
능했기에 역시 찍는 시험 텝스 고득점을 기록했지만 대학가서 실용적인 영어를 구사하다보니 시험영어는
상당히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주로 전공 영어 토론 수업과 영어로 소논문쓰기를 하는데
텝스성적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고 한다.다음주 미시경제학 시험이 끝나고 보름정도 공부하고 동생과
함께 시험을 함께 본다.5년 터울의 형제여서 어려서는 영어능력이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사이 형제의 영어능력에 간격은 없어진 듯 하다.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물론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받는 큰애의 실용적인 영어능력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기본적인 영어능력은 5년 터울의 형제가 거의 비슷해졌다는 생각이다.
중3 여름 이무렵이 아이들 영어실력의 최고 정점을 찍는 시기인 것 같다.고등학교가서 입시영어만 하다보면
지금의 영어능력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월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했는데..그 말뜻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공부 방법은 조금 달랐지만 결과를 두고 볼 때 결과는 마찬가지 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공부 방법 한가지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큰애는 대학들어가 85%는 수학공부를 했고 영어 공부는 전혀 할 수 없었다고 한다.물론 전공을 영어로 토론하고 발표하고 과제도 매주 영어로 소논문을 써서 제출하지만 실질적인 영어공부와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언제 영어공부 할꺼냐고 물어보면 군대갔다와서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대답한다.믿어도 될까? 유학준비하면서 겨우겨우 꼭 해야할 영어공부만 할 것이 뻔하다.
그러고 보면 영어공부는 초등학교 시절 우리가 했던 것들..그리고 중학교 시절 뉴스 쉐도잉과 토플 공부가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가면 오로지 입시영어만 존재한다.물론 입시영어공부를 하면서 텝스
고득점을 위해 구어체등을 공부하기도 했지만 잠깐 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 게시판이나 유아 게시판을 보며 너무 영어광풍 아닌가? 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고,영어가 뭐길래
저렇게 해야하나 회의가 많이 들었지만.....
그나마 초등시기가 아이들 영어공부에는 적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초등시기의 영어를 유지,발전 시키는 것은 부모의 노력보다 아이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 엄마가 정성껏 뿌린 씨앗의 싹을 튀우고 정성껏 가꾸어 아름다운 영어의 꽃을 피운 우리 두아들에게 늘 고마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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