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다가 오해하기 쉬운 것들중의 하나가 연산=수학 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연산은 수학을 공부하기 위한 기초 도구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이같은 생각을 하게되는 이유는 지나치게 연산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초등 수학의 기초는 연산+사고력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사고력만 중요시하면 속도감에서 떨어지게 되고, 연산만 강조하면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을 찾아내는 생각의 힘이 부족하게 됩니다. 굳이 더 중요한 것을 하나 선택하라면 전 사고력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수학의 본질(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만)에는 연산보다 사고력이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럼 연산은 적은 비중으로 해도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합니다. 그것도 아주 잘해야 합니다. 연산이라는 도구를 손에 쥐고 있지 못하면 수학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연산은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연산에 대해서 다각적인 제 생각을 말씀드려보고 싶습니다.
1. 연산에는 암기도 있다.
연산에서는 암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1부터 4까지 더하면 10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2를 두번 곱하면 4가 되는 것은 알지만, 2를 10번 곱하면 1024가 된다는 것과 8과 125를 곱하면 1000이 된다는 것, 11부터 19까지의 제곱의 값을 외우는 것, 이런 것들은 아이들이 연산에서 반드시 암기하고 있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초,중등 수학에서 나오는 공식들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이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산은 암기도 필요합니다. 거의 기계처럼 19의 제곱=361이 나와야 합니다. 배수판별법같은 것을 익힌 아이라면 360은 2^3*3^2*5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360이라는 숫자는 기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이런식으로 중요한 것들은 암기를 해야합니다.
2. 연산의 속도
연산의 속도가 빨라야 합니다. 얼마나 빨라야하는지 기준을 말씀드리기는 참 애매합니다만, 대분수의 뺄셈 기준으로 10문제를 최소 60초 안에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산의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한가지는 연산이 느리면 아이가 수학이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좌절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산이 느리면 한문제당 풀이하는 속도가 매우 늦어지게 됩니다. 겨우 애써서 풀었는데 답이 틀리면 아이들은 수학이 싫어지고, 지겨운 과목, 어려운 과목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수학과 친해지려면 연산의 속도는 필수조건입니다.
두번째는 연산의 속도가 느리면 시험시간에 맞추어 문제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초등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등때부터는 시간이 문제가 크게 됩니다. 두자리수의 곱셈정도는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을정도로 연산이 되지 못하면, 45분안에 25문제 정도를 풀어야하는 중등 시험에서는 시간에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에 몰리면 마음이 급해지고, 실수로 연결됩니다. 시험 끝나고 아는 것도 틀리는 경우는 시간때문인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3. 연산의 정확도
연산의 정확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곱하기 연산을 10번하면 한번정도 틀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초등때에는 한,두번의 연산과정만으로도 학교 시험을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90점이 나오면 아이나 부모나 만족합니다. 그렇지만 중학교 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한 문제에서 연산을 해야하는 것이 최소 4~5번이 나오고, 난이도가 높으면 10번을 넘어갑니다. 과장된 해석이 될수도 있겠으나, 확률의 개념을 적용시켜 한번의 연산당 9/10의 확률을 적용시켜 보죠. 그러면 5번 연속된 연산에서 틀리지 않을 확률 = 중학 수학문제 한문제를 맞출 연산 측면에서의 확률 = 59%가 됩니다. 연산만 본다면 60점 정도의 점수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제 첫째의 같은반 친구들을 예로 들어보면 초등때 90점 이상을 맞다가 중등 첫 중간고사에서 60점대로 추락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아이들보면 연산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게 만약 10번이 되면 몇점이 나올 것 같습니까? 35점정도가 나옵니다. 따라서 단순 수치상으로는 난이도 높은 문제를 맞출 확률 = 35%의 연산 확률*문제 접근 방법을 찾아낼 확률이므로 최대로 잡아봐야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실감납니다.
그래서 단순한 연산 정도는 정확도를 99%이상으로 올릴정도로 해야합니다.
4. 사고력과 연산
이 부분은 제가 일전에 연산과 관련된 책을 추천했던 글이 있습니다. 그 글을 참고하시면 될겁니다.
5. 초등과정, 중등과정, 고등과정에서의 연산은 각기 다르다.
초등 연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수의 연산과 구구단에 나와있는 결과물들을 역으로 술술 말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분수의 연산은 분수의 개념까지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초등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분수와 비를 자유 자재로 응용,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구구단의 역산( 24를 말하면 3, 8은 24, 4,6의 24 이런식으로 즉각적으로 역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은 약수와 배수의 개념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소인수분해, 분수와 비의 연산능력을 완벽할정도로 해야합니다.
중등에서는 문자와 식의 연산이 가장 중요하며, 고등부터는 인수분해가 가장 중요한 연산입니다. 이 모든 것은 초등부터 쭈욱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등의 분수, 약수와 배수가 잘 되어있지 못하면 문자와 식을 잘할래야 잘 할수가 없습니다. 또 문자와 식의 연산이 안되면 인수분해는 외계인 언어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초등의 연산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연산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빠르고 정확한 연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셔야 합니다. 학습지같은 단순 계산만으로는 절대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시중에 씨메쓰에서 나온 960 상위권 연산이라는 시리즈가 있는데 전 이 시리즈를 매우 좋아합니다. 사고력과 연산의 관계를 잘 해석하고 있습니다. 연산은 절대 수학이 아니지만, 수학을 잘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난관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떤 방법을 추천드릴 실력은 되지 못합니다. 다만, 부모가 연산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98*9를 세로로 세워놓고 연산하는 아이는 곱하기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입니다. 곱하기는 더하기를 여러번 하는것을 의미합니다. 연산을 빠르고 쉽게 하는 아이는 900에서 18을 뺍니다. 또 뺄때도 900을 880과 20으로 나누고 그런 후에 20에서 18을 빼거나 900을 899로 만든 후에 자리내림 없이 그냥 빼고, 그런 후에 다시 1을 더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연산합니다. 그래서 882를 구합니다. 절대 자리내림을 하지 않습니다. 정확도와 빠르기에서 세로 곱셈을 해서 자리올림을 해가는 식의 연산으로는 수학은 지루한 과목이 되기 쉽습니다.
제 의견은 학습지만으로는 이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연산을 하면서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면서 해본다던가, 사고력 연산을 배운다던가하는 다각도적이고 입체적인 연산공부가 중요한 것이 아닐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