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악발이님께서 문제를 삭제하셨네요.
제가 적어놓지도 캡쳐해 놓지도 않았는데 ㅠ.ㅠ
푼다고 끄적여 놓은 종이를 보고 대강 문제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반 학생 중 빅뱅을 좋아하는 학생과 빅뱅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 17:8
동방신기를 좋아하는 학생과 동방신기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 2:3
둘 다 좋아하는 학생은 전체의 28%
둘 다 좋아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은?

빅뱅좋아하는학생 : 좋아하지 않는 학생 = 노랑초록 부분 : 흰부분 = x + 28 : 100 - (x+28) = 17 : 8
빨간색 부분을 일차방정식으로 만들어 풀면 빅뱅만 좋아하는 학생(x)은 40%가 나옵니다.
같은 방법으로 동방신기만 좋아하는 학생을 x로 놓고 풀면 12% 나오구요.
그러면 두 동그라미 바깥(둘 다 좋아하지 않는 학생)은 20%가 됩니다.
비례식, 교집합 개념을 섞은 일차방정식 활용문제로 제가 가지고 있는 센, A급, 개념원리에 전혀 나오지 않는 유형입니다. 별로 어렵지 않지만 아주 참신한 문제이고 이 문제를 맞추는 학생은 수학 공부를 할 때 개념을 잘 이해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개념원리에 비슷해 보이는 문제가 있지만 사실 다릅니다. 교집합이 되는 부분이 없거든요.
리치님께서 말씀하신 문제가 혹시 디딤돌 초등수학 올림피아드 3과정 18장 7번 인가요?
(마침 저희집에 그 책이 굴러댕기고 있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년 전 그 책으로 수업해달라는 부모님이 계셨거든요.)
아 정말 같은 유형이네 하고 풀어보는데 단, 둘 다 좋아하는 학생은 없다라는 조건이 붙어 있네요. 그러면 푸는 방법이 좀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혹시 이 문제를 말씀하신게 아니라면 알려주세요.
5학년 자전거 좋아하는 학생 8%, 인라인 좋아하는 학생 13%
6학년 자전거 좋아하는 학생 11%, 인라인 좋아하는 학생 5%
5,6 학년 전체 572명
5,6 학년을 합치면 자전거 좋아하는 학생과 인라인 좋아하는 학생 수가 같다.
단 좋아하는 것이 겹치는 아이는 없다.
5학년 학생수는?
5학년 학생수를 x로 두면
6학년 학생수는 572-x
5학년 자전거 학생수 + 6학년 자전거 학생수= 5학년 인라인 학생수 + 6학년 인라인 학생수
0.08x + 0.11(572-x) = 0.13x + 0.05(572-x)
원래 중학교 내신은 아무리 어렵다 한들 교과서 개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어째 이런 문제는 어떻게 푸나로 흘러가는 기분이 드네요.^^;;
디딤돌 올림피아드 문제가 나온 김에 이야기를 살짝 다른 쪽으로 돌릴까 합니다.
저는 사실 초등 수학 경시는 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시대회라는 건 적어도 대수와 기하를 배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대수와 기하가 수학이라는 학문의 아주 중요하고 기초적인 밑바탕이기 때문이죠.
지금 막 푼 문제 같은 경우 초등학생은 일차방정식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비를 이용하여 좀 색다른 방법으로 풉니다.
디딤돌에 나오는 문제 중에는 중,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면 쉽게 풀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수준에서 풀려니 정말 색다른 방법들을 많이 고안해 내게 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창의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문제를 보면 결국 유형을 쥐어짜서 훈련시키는 문제집이라는 거죠.
저는 그 문제집을 가르치면서 왜 이런 걸 초등학생들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풀어야 하는지 솔직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수학에 정말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에게 도전이 되는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풀 능력이 되는 아이들에게조차 그런 문제를 너무 많이 푸는 것은 해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그 첫 번째가 너무 많은 시간을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집을 풀려면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그거 말고도 그 나이에 해야할 중요한 혹은 좋은 것들이 많다는 거죠.
두 번째는 그러한 문제들이 중고등학교 수학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더 멀리 봐서 설령 그 아이가 연구자가 된다할지라도 좋은 연구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수학문제를 어떤 때는 초등 방식으로 풀어야할 때도 있습니다. 단순히 창의적으로 푸는 훈련을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기회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디딤돌 문제집처럼 너무 과도하게 초등 방식으로 풀면 정작 대수 문제를 대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할 때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일차방정식, 연립방정식을 이용해서 풀라고 하면 잘 못 푸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익숙한 초등식 유형으로 머리가 먼저 접근이 되기 때문에 문제 속에 있는 대수가 눈에 잘 안 보이는거죠. 모든 일을 간이용 드라이버 세트로 하다가 일이 커져서 드릴로 바꾸어야 하는데 계속 간이용 드라이버가 손에 익다는 이유로 드릴을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중학교 때 느껴야 하는 첫 수학의 맛은 아, 일차방정식을 이용하면 이렇게 쉽게 풀 수 있는 걸 초딩 때는 낑낑대면서 풀었구나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참 매력적이면서 차원이 다름을 느끼는 거죠. 수학에서 처음으로 대수라는 커다란 무기를 손에 쥐는 겁니다. 저도 오래 전에 그렇게 느꼈는데 저의 고딩 수제자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디딤돌과 같은 문제집을 오래 푸는 것은 그런 느낌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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