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몇달전부터 오십견이 와서 그냥 두었는데,점점 심해져,아니 좋은 한의사쌤을 만나 치료를 시작하면서 컴을 멀리하고 있습니다.컴을 멀리하면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컴은 하루 30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10년전부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아이들 교육을 시키면서 국내 유명한 교육 포털사이트에서 10년 가까운 생활을 하다보니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글은 쑥쑥에만 쓰고 다른 사이트에서는 거의 자료만 얻습니다.자식을 대학보내고 나면 마음의 병을 얻는다고 하는데,저는 몸에 골병이 들었나 봅니다.
물론 오후에 수업이 있지만 이런 여유로움은 일년에 한,두번입니다.
큰애는 떠났고 ,남편은 2주간 출장,작은 애는 방과후 저녁먹고 도서관가서 밤 12시에 집에 옵니다.시어머님 시집살이 대신 세남자 시집살이에 좀 고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우리집 남자들은 참으로 까다롭습니다.일단 먹는 것이 까다롭죠,세끼 집에서 먹으면 세끼 모두 특별한 메뉴로 대접해야 합니다.저는 전기밥통도 쓰지 않습니다.즉석으로 압력솥에 해서 한끼 먹고 끝입니다.반찬도 물론 한끼로 끝이죠.딤채에는 각종 김치가 가득하고요.그런데 우리 애들은 김치를 먹지 않아요.큰애는 대학가면서 김치를 먹기 시작하더군요.친정 엄마가 버릇 잘 못 들였다고 한탄합니다.
그리고 애들 교육도 정말 유난스럽습니다.이것이 어쩌면 인생의 가장 고달픈 일인지도 모르죠.남들은 그냥 학원 보내고 과외시키고 인강듣고 ...이렇게 해서 모두 명문대 갑니다.우리애 말로는 자신이 참 특이하게 공부한 경우라고 하더군요.어차피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결과는 똑같아요.게시판에 글을 많이 쓰다보니 다른 분들은 제가 우리 애들 엄마표로 키웠다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보조역할일 뿐입니다.실은 아이들 교육의 큰 줄기는 남편이 잡아 줍니다.저는 가끔 물주고 거름주고 가지치기 할 뿐이죠.애들 어려서는 제 맘대로 애들을 소신껏 교육시키고 싶었죠.남들하는 사교육도 정말 시켜보고 싶었고,책도 먼지가 쌓이도록 마음껏 주문하고 싶고,공부보다 악기와 운동을 중시하는 남편의 교육관에 큰 불만이 많아,다툼도 많았죠.
남편은 아이들 교육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고 합니다.저는 이점도 불만이었죠,학자가 자신의 학문에 야망을 품어야지 왜? 자식교육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지요.그래서 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잦은 해외 장기출장과 실험실에서 밤샘을 하다보면 자식들 교육에 소홀할 것 같다고 직장도 학교로 옮겼습니다.교육열이 높다고 애들 수학문제 풀어주거나 영어책 읽어주고 교육사이트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어떻게 생각하면 자식교육 참 편하게 시킨다.이런 야속한 생각도 듭니다.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의 영향력을 크게 받으며 자라는 것 같습니다.요즘 공부 잘하면 의,치,법,한 인데,그길을 택하지 않은 것도 아빠의 영향력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두아이 초중고 시절 아침마다 등교를 시켜주고, 고등학교 때는 야자끝난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술자리가 있어도 실험실을 비워야 하면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더군요.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깊어도 워낙 아빠가 엄해서 아이들은 벌벌 떨어요.요즘 애들 키우기 힘든 세상이라 집안에 무섭고 엄한 사람 한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아이들이 어딜 가도 바르고 곧게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큰애도 잘 해주지만 엄한 아빠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는데,대학에 가고 아빠와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반면 힘들고 어려운 세상의 고민을 다 들어주던 엄마는 이제 아침잠만 깨워주면 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그래서 작년 올해 약간의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지만 둘째가 그 자리를 대신해 줍니다.둘째는 대학을 가도 절대 배신하지 않을거라고 장담을 합니다.요즘 애들은 참 영악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두아들 모두 남편에게 빼앗긴다 해도 이젠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이런 자유로움을 애들 키우며 얼마나 갈망했던지요.
저는 자식이 제 십자가요,인생의 무거운 짐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살아왔습니다.뭐낙 책임감이 강하고 욕심이 많은 탓이기도 하지만, 아니 아이들이 이루어 내는 성취에 그 성취가 내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살았는지도 모릅니다.남편 공부시켜 성취를 이루니 그것이 내것이 아니듯 자식 또한 자식의 성취가 내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 깨달았습니다.저는 애들이 늦은 편인데,일찍 키운 친구나,선배들이 자식키우며 애면글면할 필요없다"가장 중요한 것은 네 인생이다.무병장수가 진리이니라" 이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이제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시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을 생각해 보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이제는 아이들도 어느 정도 키웠고 제 손도 많이 가지 않아서 멀리서 지켜보며 깨닫는 점이 많습니다.자식도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남편,자식,엄마 이 삼박자가 딱딱 맞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큰애 입시를 겪으며 입시도 학생,학교,운이 딱딱 맞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강한 한국이잖아요.사교육비 최고구요.그러나 모두들 결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어떤 형식으로든 자식교육에 열을 올리지만요.
남편은 자식교육에 있어 여러가지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하며 자식 정말 편하게 키운다고 생각했죠,싸움도 많이 했어요.교육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무지하게 반대했죠.남이 그렇게 한다고 우리집 애가 그집 애가 아닌데,어떻게 동일하게 적용하냐는 것이죠.공부 뭐 별거 있냐. 기본과 개념을 가장 중시하는 교육,원칙을 세워 공부는 스스로 하고 싶어 해야한다는 철학.교육사이트를 웹서핑하는 것도 얼마나 눈치를 보아야 했는지요.큰아이가 대학에 다니며 자신이 좋은 성과를 올린 것은 엄마의 정보력이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큰아이보다 훨씬 노력도 많이하고 실력도 좋지만 정보력이 부족해서 나중에 후회를 하는 아이들도 많다고요.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말을 그냥 무시해 버릴 우스개소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어느새님 남편분이 쑥쑥하면 도끼눈을 하고 보신다고, 남편 없을 때 한다고 하시던 글귀를 읽을며 공감 백배를 했습니다.몰래몰래 했는데도 내 어깨는 오십견이 오고...정말 억울한 일이 한두가지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돌아와 생각해 보니 남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두아들을 감당해 낼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지금까지는 엄마가 아이들 교육에 양념이라도 쳐 주었지만 이제부터는 모두 남편에게 아이들 교육 문제를 넘기기로 결심하였습니다.이제는 제 능력 밖의 일이고요.아~~시원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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