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보며 자식을 통해 대리만족 하면서 사는 구나 ! 하는 생각을 한다,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기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어릴 때 양옥집 2층에서 들려오던 피아노 소리를 떠 올리며 '아이들에게 악기를 시킬꺼야' 다짐했고
두아이 모두 10년 이상 악기를 배워 수준있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어릴 적 내 '꿈'을 이룬 것이다.
두아이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소리를 들으며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 올린다.
우리 애들도 자기 자식에게 나처럼 열정적으로 악기를 시킬 것인가 ? 가끔 의문이 든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희생'이기에 2세에 대해서는 별 관심없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그런데 우리의 희생을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일까? 외롭지 말라고 둘씩 키워주었는데 말이다.
남자 아이들을 키우기에 운동을 시키고 싶었다.
큰애은 4년간 수영을 했고,작은 아이는 축구를 한다.사춘기 소년들에게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의 특효약이다.
운동이라면 싫고 체력장 18점 받았던 우리 부부가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켜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우리 시대는 고입,대입에 체력장 시험을 보았는데,거의 만점 받는 애들 사이에서 특이한 인간들이었다.
우리 애들도 학교체육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수영과 육상은 학교 대표 선수로 선발되었다.정말 기뻤다.
대학생 아이의 학교에는 포스코에서 지어준 수영장이 있다.아침을 수영으로 시작하는 대학생이 되어주기
간절히 원하지만 그 대리만족은 결국 이룰 수 없었다.나라면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할텐데...
아마 이 '꿈'은 수영이란 과목을 수강신청하면서 이루어질 듯..ㅎㅎㅎ
나는 중,고 다니며 반장도 하고 학생회 간부도 했지만,남편은 초,중,고를 통하여 반장 한번 해보지 못했다.
6남매의 막내로 집안에서 존재감없이 자란탓도 있지만,성격이었고 소극적인 자신의 성격을 싫어했다.
아이들은 새학기가 되면 반장이 되었고,전교부회장,회장까지 했다.선거 벽보와 홍보물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부는 밤잠을 자지 못했지만 자신이 해보지 못한 일을 자식이 대신 해 본다는 기쁨에 행복했다.
큰아이 어려서 연산이 약해 '얘는 수학에 재능이 없는 것일까?' 고민도 많이했다.'날 닮은 것인가.ㅠ'
연산이 틀렸네 맞았네 실갱이 하던 날이 어제 같은데,이제는 연산따윈(?)걱정하지 않는다.
대학을 가서도 여전히 수학을 많이 하고,이제는 당당히 공학용 계산기를 쓴다.
문과생임에도 불구하고 최고로 좋은 공학용 계산기를 사주던 날 수학의 공포에서 덜덜 떨던
내 과거의 수학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말끔히 벗어날 수 있었다.
내 배속에서도 수학 잘하고 즐기는 아이가 나오다니...ㅎㅎㅎ
영어를 좋아했고 대학시절 그리고 직장시절에도 종로의 '파고다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영어공부를
했지만 지금도 내 영어는 한숨이 푹푹 나온다.이 나이까지 영어를 쉬지 않고 해도 맨날 거기서 거기다.
그 넘을 수 없는 벽...그 장벽이 내 앞에 가로막혀 있다.
그러나 우리 애들은 영어를 완벽하고 정확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영어에 장벽이 없다.
'영어는 쉽다'는 엄청난 허세를 부린다.안타깝고 걱정되지만,그 자신감에 나는 대리만족을 한다.
어제 작은 애가 자신의 발음은 미국인과 똑같은 수준이라고 딱~잘라 말한다.어머나~~
비록 엉터리(?) 영어를 구사하지만 고급 영어반에서 거침없이 디베이팅하고 리더가 되어 대화를 이끈다.
재외국민학생에게 기죽을 일이 조금도 없단다.영어는 무엇보다 자신감이다.
영어에 자신감이라고는 없는 내게 엄청난 대리만족을 부여해 주는구나!..
내 핸펀에는 VERITAS LUX MIA 라는 줄이 달려있다,아이에게 선물받았다.
엄마의 '꿈'이었다면서요?
맞아...고등학교 시절, 재수시절 책상에 노트에 수없이 낙서를 하고 교표(샤)를 그리며 '꿈'을 꾸었지...
그러나 그 꿈을 결코 이룰 수 없었지.
VERITAS LUX MIA 진리는 나의 빛
다시 태어난다면 대리만족하며 사는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꽃 피우며 살고 싶다.
내 인생을 꽃 피우려면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가지도 쳐 주는 조력자가 절실히 필요할텐데...
혼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세상에 태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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