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진로에 대한 정보의 부족과 잘못된 정보 등으로 고민하는 수험생(방황하는 대학 저학년생들도 포함)들의 고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학부 전공 선택시에도 참고할수도 있지만, 학부 이후 진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경제학(학부 전공과는 상관 없이 대학원 과정을 마쳤을 경우에야 사실 economist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어떠한 매력적인 career들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굳이 영문으로 economist라고 따로 써 놓은 이유는, 학자라는 한글 뉘앙스가 주는 "아카데미아 혹은 학계에만 국한된" 이미지가 경제학자에게는 썩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글을 읽고 난 후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자유전공학부의 인기와 관련된 글에 대해서도 제가 장문의 덧글을 하나 달아놨는데, 저에 대해 먼저 소개하자면, 저는 9년전에 서울대에 입학하여 경제학을 전공하고 학부, 대학원을 마치고 현재는 미국 경제학 박사과정에 유학을 와 있는 선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경제학 박사과정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나마 제공해본다면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거 같아서, 먼저 경제학을 끝까지 전공한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알려드리고, 또한 경제학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학문인가에 대해서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젊은 경제학자인 "Susan Athy"가 고등학생들에게 주기 위해 기고한 칼럼 (번역문: 영어로 올려놓으면 읽을 사람이 많지 않을것 같아서 본인이 거칠게 번역한 것입니다)을 붙여놓았습니다. 수잔 애시의 글은 이제 대가가 된 애시가 학부 전공으로서 경제학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경제학의 매력을 느껴서 대학원 과정에서 공부하기 위한 준비로서 학부 중에 어떠한 것(예컨대 탄탄한 수학적 배경의 구축)을 했는지 등을 제시하고, 말미에는 본인을 포함한 경제학자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경제학자가 되려면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석사만으로는 제대로된 이커너미스트 대접을 받는 직업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제학을 포함해서 미국 박사과정은 학부 졸업장만 있으면 지원과 입학이 가능합니다. 즉, 별도의 석사과정 없이 약 5년간의 박사과정 안에 석사과정이 포함되어있고,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더라도 감면 받는 기간 없이 전체 기간을 고스란히 해아합니다.
박사를 받은 경제학자들이 가는 직업을 구하는 과정은 운동선수들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경제학자들답게 공개적이고 대대적인 잡 마켓이라는 것을 열어 능력 위주의 대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기끔 합니다. 전세계 경제학 박사 취득 예정자들은, 학위를 취득하는 해의 1월 초 전세계 경제학자들이 모여 미국에서 열리는 "전 미국 경제학회"라는 곳에서 하게 되는 잡 마켓에, 자기 잡 마켓 페이퍼와 지도교수에게 받은 추천서를 가지고 지원을 하고(일종의 신인 드래프트), 관심 가져 주는 곳에서 받은 인터뷰를 한 후, 추후 직장별로 선별된 일정 그룹의 선별된 지원자는 그곳에 초청되어 자기 잡 마켓 페이퍼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됩니다(플라이 아웃-일종의 기량 테스트). 이들 중 그 곳에서 잡고 싶은 박사들에게 매력적인 조건과 함께 조교수 혹은 이커너미스트 내지는 컨설턴트 등의 직책을 오퍼합니다. 오퍼를 받은 박사들은 자기가 받은 최고의 오퍼를 택해서 사인을 합니다.
주로 교수 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한데, 신참 교수인 조교수가 된 이후 능력이 좋아 좋은 논문을 생산해내기로 이름이 나기 시작하면, 다른 직장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기 시작합니다. 경제학자들은 마치 스포츠 스타들이 팀 이적 제의를 받을 때, 새로운 협상을 통해 기존 팀에서 연봉을 올리거나 아니면 팀을 옮김으로써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것 처럼 직장을 어렵지 않게 바꾸는 편입니다. 보통은 5~10년 주기로 바꾸지만 스카웃 제의를 받거나 스스로 옮기기를 희망해서 오퍼를 받는 경우 더 일찍 옮기는 것도 가능하고, 본인이 원하면 현재 직장에서 죽을 때까지 눌러 앉는 것도 가능합니다. 대개는 미국 전역의 대학과 영국의 서너개 대학, 프랑스의 한두곳, 스페인의 두세곳, 네덜란드와 이태리, 독일에 각각 한 곳 정도가 최고레벨의 리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최고의 리그인 미국에 주로 집중적으로 위치하지만 조건이 좋다면 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좋은 연구자 동료들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하는 편입니다.
어쨌건간에, 일단 한국인으로서도 제대로 대접받는 경제학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박사를 해야하는 형편이고, 박사를 마치면 미국 경제학 박사과정 잡마켓에 나가서 아래 번호를 붙여서 나열한 것 같은 일들을 일정 기간 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대부분 미국에서 경력을 쌓고 이후 35세~45 가량에 한국에 귀국하길 희망하는데, 종종 계속 미국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미국에서 바로 취업이 안되는 경우에는 한국에 돌아와 주로 대학교수나 국책 연구기관에 취업을 하게됩니다. 보통 한 해에 미국 경제학박사를 받는 한국 사람 약 30~40여명 중 10~15명 가량이 미국에서 첫 직장을 잡는 데에 성공합니다.
1. 교수 (경제학과 혹은 경영대학원) 어느 곳에서 박사를 받든지, 좋은 논문을 쓰면 전 미국에 공개적으로 오픈되어있는 경제학 박사과정 잡 마켓에서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40위권 밖의 대학의 경제학 박사 중에서도 MIT, 스탠퍼드, 하바드, 프린스턴, 시카고 등 소위 경제학 탑스쿨 교수가 될 수있습니다. 교수가 되는 데에는 오로지 잡 마켓 페이퍼의 질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이들 박사졸업예정자들은 마치 대학을 마치고 프로팀에 입단하는 스포츠 유망주들처럼 여러가지 대학에서 여러 다양한 연봉 및 보수 제안과 함께 조교수 오퍼를 받습니다. 최근의 보수 조건은 처음 조교수될 때 연봉 약 1억 안팎에다가 별도 리서치 펀드를 3천만원~4천만원 받습니다. 리서치 펀드는 직장이나 집에 컴퓨터를 구입하거나, 가구를 들여놓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연구조교를 고용하거나 등등 자유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나, 영수증을 첨부하여 사용 내역을 남겨야 한다는 점에서 은행에 저축을 하거나 집을 사거나 주식을 사는 등 부의 축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후, 조교수 4~8년 동안 연구실적에 따라 종신직 계약 여부가 결정됩니다. 종신직 (tenure)를 받게되면 은퇴시기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고(최근 추세는 72세 정도에 은퇴하나 원하는 경우 62세 정도에 하는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80 넘도록 현직에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은퇴시까지는 연봉이 계속 오르며, 은퇴하는 순간부터는 마지막 연봉의 물가상승률만큼 고려된 연금을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학 및 경영학 교수들의 연봉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며, 안정성까지 보장돼 경제학 박사과정생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직업입니다. 보통의 유수 대학에서 테뉴어를 받게 되면 연봉이 2억 5천~ 3억 5천 정도로 뙵니다. 이후 연봉은 능력에 따라 스포츠 스타들이 팀을 옮기며 연봉 협상을 통해 연봉을 올리듯 계속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많이 받는 스타급 경제학 교수들의 경우에는 연봉 7억~10억까지도 있다고 합니다. 어쨋든, 탑 10 경제학과 혹은 경영대학원에 취업하게 되면 박사를 마치는 순간 조교수가 되며, 초봉은 리서치 펀드를 포함하여 약 1억 3천~2억 가량을 받습니다. 올해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 중, 미국 경제학 박사를 받은 분들 중에 두 명이 미국 탑 5 경영대학원 조교수가 되셨습니다.(스탠퍼드, 노스웨스턴). 탑 10을 제외한 탑 50까지의 신임 조교수 초봉 평균은 올해 기준 9만 몇천불 (약 9천 몇백만원)이라고 합니다.
2. 국제기구 및 미국정부기관 이커너미스트 IMF(워싱턴 DC)와 월드뱅크(워싱턴 DC), OECD(프랑스 파리), UNDP(뉴욕), ILO(스위스 취리히) 등이 경제학자들이 흔하게 들어가는 국제기구입니다. IMF의 경우 매년 1000명 가량의 박사 취득 예정자가 지원하여 약 30명이 선발된다고 합니다. 국제기구 이커너미스트가 되면, 어떤 정부에 대해서도 소득세 면제가 되어 초봉 기준 1억 2천 가량의 소득을 고스란히 챙기게 되며, IMF의 경우 가족수에 기준해 적정 규모의 월세 (예: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300만원)을 주택보조수당으로 지급하고, 연중 2회의 자국 왕복 항공권 지급, 모든 나라 출입국시 외교관 비자 소지, 국제 공무원 대우, 자녀 2명에 한해서 미국 대학교 학비까지 교육비 제공 등 조건이 매우 좋습니다. 게다가, 처음 취업 후 별다른 일이 없는한 5년 이후에 정년 보장 신분이 되어 60세까지 일한 후 정년퇴직하고, 이후에는 고액의 연금을 받습니다. 다만, 이들 기관은 경제학 내에서도 거시경제학이나, 국제금융, 경제개발, 응용미시경제학 등 기관별로 원하는 분야의 전공자를 뽑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UNDP나 ILO 등 UN산하기구들은 본격적인 국제경제기구들인 IMF 월드뱅크에 비해 보수가 약한 편이어서 경제학자들에게는 인기가 덜합니다. 국제경제기구의 이커너미스트들이 하는 일들은 보통 팀으로 움직이면서 여러 나라 개발도상국 정부에 컨설팅을 하는 것입니다.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한국인 경제학박사는 매년 한두명 이상은 되는 편입니다.
3. 투자은행 (월스트릿, 런던, 홍콩 등) 역동적이고 보수를 많이 주기로 유명한 금융권, 그 중에서도 전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일할 기회가 있습니다. 뉴욕 등에 위치한 유수 기관의 경우 초봉은 최소 약 1억 5천만원부터 시작하며 성과급이 따로 지급됩니다. 금융경제학, 계량경제학, 거시경제학 등의 전공자들이 취업을 하는 편이고, 교수나 국제기구 취업에 비해서는 들어가기가 용이한 편입니다. 한국인으로서도 이쪽에 취업을 해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있지만, 영어가 중요한 비중을 하지합니다. 미국인만큼 영어를 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에서 박사를 마쳤음에도 수학을 주로쓰다보니 영어가 그다지 많이 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조금 곤란합니다. 그리고 취직 이후에 퍼포먼스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성과에 따라 연봉 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데, 장점이라면 스타급이라면 수십억~수백억까지의 연봉(월 스트릿에는 연봉 1조원이 넘는 샐러리맨도 둘이나 있습니다)을 받을 수도 있을 기회도 있겠지만, 성과가 좋지 않으면 매정하게 방출되기도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4. 경영컨설팅회사 시니어 컨설턴트, 경제학적 법률자문 컨설팅회사 컨설턴트 이름을 들어봣을법한 유수 경영컨설팅 회사들이나, 옥션, 법경제학 소송 자문 등에 특화된 경제학 컨팅 회사들에 취업을 해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영컨설팅의 경우 올해 취업자 기준 초봉 14만불(1억4천) 안팎이 된다고 하며, 경제학 컨설팅의 경우 18만불 (1억8천) 안팎이 된다고 합니다. 이들 역시도 성과급이 별도로 있으며, 성과가 좋을 경우 추후 연봉 협상에서는 훨씬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투자은행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에게는 영어능력이 취업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국내 정부기관 혹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KDI, 조세연구원, 대외경제정책 연구원 등이 가장 알려진 연구소들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인 보수 여건도 좋고(올해의 경우 약 8천만원 이상의 초봉을 받고 취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타이트하지 않고 개인 시간이 보장되는 편이어서 프로젝트를 통해 부수입을 올릴 경우는 많은 돈을 버는 것도 가능합니다. (연봉의 두배~세배 까지도 가능) 이후, 국내 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한국인 미국경제학 박사 취득자의 뛰어난 절반에 포함되지 못하는 절반 정도의 분들은 보통 이쪽의 직업을 갖는 편입니다. 자리에 비해 박사취득자 수가 적은 편이어서 왠만한 미국 주립대 이상에서 박사를 취득하면, 국책연구원 연구원이 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만약 재정경제부나 재경부 소속 국제금융센타, 한국은행 부설 화폐금융연구원 등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더욱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6. 국내 기업 경제연구소 연구원 이 역시도, 자리에 비해 박사 수가 모자라 원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편입니다. 섬성금융연구소, 삼성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SK경제연구소 등이 있겠지만, 국책연구원을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쪽에 무리 없이 직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보수 조건은 국내 국책연구원 보다 더 높은 편입니다. 사기업이지만, 연구기관이어서 출퇴근 시간과 근무 시간 내에도 여유로운 근무분위기라고 합니다.
* 1~6의 순서는 박사과정생들에게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은 순서를 나열한 것입니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순서가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의 경제학 박사과정은 수학적으로 아주 타이트한 과정이어서 중간에 낙오를 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사회에서 경제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아 일단 상위 50위 이내 정도의 대학에서 학위를 마치고 나면, 수요에 비해 박사의 공급이 부족하여, 좋은 보수와 근무여건, 전문성과 안정성 등이 뚜렷하면서도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전략을 디자인하는 고급 일을 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미국 유수 경제학박사를 취득했음에도 좋다는 직장에 취업을 못하거나 연봉 등 대우가 그다기 좋지 않은 조건으로 취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변호사 중에도 그다지 좋은 직장에 취업이 안된 것과 같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본인의 논문과 능력이 좋다면 근래의 경제 박사 잡마켓 사정상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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