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가 찾아왔습니다. 중3, 중2.
초등 몇년동안은 학교성적이 나름 만족수준이였다. - 그 아이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랑 부모가 원하는 수준차이는 하늘과 땅이지만...- 여기까지가 수학사랑의 마지막이란다
현재 큰아이는 수학땜시 자기인생이 종치기 시작이라고 투덜거리고
그런 형과 맞장구를 치며 내민 둘째의 성적표는 2십몇점, 4~십점 넘기는게 이번 중간고사목표란다.
과외를 그만두고 큰아이와 4살 둘째아이와의 영억다툼을 네모반듯한 아파트에서 싸우며 보내는 시간에 나또한 나름 의미를 두고자 보내고 있다. 간혹 필요한 학생친구들과의 고민상담과 미해결을 두고 내 정신줄이 온데간데없이 흔들어 놓는 아이들과의 성적상담 또한 의미를 두어 내려놓지 못함이 사실이다. 즐기고 있기에 힘들지않고 내가 도움을 받으니 이또한 행복한 시간이였는데...50점, 20점 점수앞에서는 의미를 두고 어쩌구 저쩌구 한다는게 너무 웃겨서 한참이나 두아이의 투덜거림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개해주신 선생님과 어머님, 나는 어른인체 하며 그들의 입방정을 다 이해하는척 웃고있다. 욕은 얼마나 쑥쑥 잘 내뱉는지, 사회비판은 얼마나 조목조목 아는체하는지, 교육비판은 그야말로 장관급이였다. 내게 어느당이냐고 묻는 중2는 어느새 날 심판대위에 올려놓고 과연 내 입에서 무슨당 이름이 나오려나 눈초리를 갸름하게 내리깔고 있다. 난 올리고당이다. 하며 분위기 업시키려하는데, 아뿔싸, 진짜 그런당이 있느냐고???
중3과 두번째 만났을때 꿈을 물어봤다. 인정받는 사회인이란다. 구체적인 모델은 없다. 월급잘 나오는 회사에다니는 직장인이 그아이의 미래꿈이란다. 그 꿈을 대문짝만하게 써서 일단 가지고 있다. 어릴적, 아니 그리 멀지않은 그때의 나의 꿈도 그아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진지하게 미래와 꿈에 대해서 누군가 나와 소통해주고 물어봐줬더라면...하고 지금에 와선 과거의 내 주변 어른들에게 서운함이 있다. 별것아닌것 같지만 별것아닌 것으로 인생방향이 바뀌고 내 존재감이 드러나서 좌초에 부딫치는 처음이라고 여겨진다. 꿈을 꾸면 그림이 그려지는 그 어떤 ~.... 그 다음, 내게 보여줄수 있는 장기한번 해보라고 했다. 자꾸 시선이 피아노 쪽으로 가길래 "피아노 칠줄아니?" 큰키에 몸좋은 아이가 딸아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뚱땅뚱땅 그러더니 날본다. 무식한 나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해달라고 했다. 내가 아는, 제목까지 외우는 곡은 이것뿐이라서...그냥기냥 말해본건데,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거다. 자신의 장기를 물어봐주는, 그래서 답을 보여주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본다. 끝까지 연주하진 못했지만 난 감동받았고 그아인 쑥쓰러워 웃고만 있다. 난 그자리에서 약속했다. 여지껏 수학점수는 잊어라. 넌 이번중간고사에서 피타고라스를 젤로 잘푸는 피아노치는 아이로 이름을 남길것이다. 그의 꿈을 적은 종이 바로 아래에 그렇게 적어놓았다. 나와보라고 했다. 중3남자애중들에 피아노치면서 수학도 잘하는애 있음...하며, 너가 처음이 될거고, 너가 그 주인공이 될거야...너무나 우물안 개구리같은 애기지만, 우리둘다 좋아라 신나라 했다.
초등과정도 흔들리는것같고, 중1부터 손놨다는 수학,
집앞에 있는 고등학교는 아예 못가는걸로 알고, 공고 보낸다는 아버지 몰래 엄마손 잡고 온 아이,
친구들과 경쟁하는것을 힘들어하고, 쉽게 대학가는 길만 모색하는 아이,
이런외모에 여자애들이 좋아하겠어요? 하며 은근 인기있길 바래보는 아이,
작년에 친구와 중국집에 장난전화해서 "자장면 100그릇 갖다주세요" 한 두그릇도 아니고 바보녀석, 주인이 진짜 몇분도 안돼 집까지 알아내서...아버지한테 끝장봤단다. 그 뒤론 핸드폰 요구도 못하고 끙끙만 대는 아이,
텔레비젼과 컴퓨터가 유일한 취미인 아이,
이런 제가 정말 잘할수 있을까요? 눈빛은 그러했다. 물어봤으니 대답해 줘야한다. 내 눈빛은 그 아이한테 일렇게 말해준다. "다 필요없다. 가장 중요한건, 지금 니가 나한테는 최고의 남자이고 가장멋진 중3학생이다. 너가 지금 이대로여서 너무 이쁘다. 더이상 욕심내지말고 내가 지금 이순간부터 수학을 너의 마지막 사랑으로 만들어 줄께" 이런 심한 구라가 어떻게 가능한지 의심하는 눈초리다. 근데 웃는 눈초리다. 구라든, 비웃음이든, 피타고라스는 너가 가장사랑하는 수학자가 될것이며 잊지못할것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꼬....옥 심어준 멘트이다. 난 그애의 최선의 멘토가 되기로 하고 그앤 내게 최고의 멘티가 될것임에 흔들림이 없다.
이십몇점에서 사십몇점을 원하는 중2동생은 이미 등록한 학원에 가기로 했다. 연습장 쭈.....욱 찢어 낯설게 꿈을 적어내는 두 형제를 보며 지금이 끝이 아니라 꿈을 적는 이순간이 시작이라고 말해준다.
비전공에다, 지위도 없고, 스펙도 풀어낼게 쥐뿔만큼도 없지만, 그래서,
선수학습 안돼있고, 선행학습은 욕심이고, 독서량도 형편없고, 영어 레벨이 뭔소린지 모르는 학생을 만나도
난 보려고 한다. 내가 볼수있는 것만 보려한다.
너의 마지막 사랑이 뭔가, 너의 마지막 꿈이 뭔가, 그게 사실은 젤로 중요하니까...
조지윈스턴의 december, 캐논의 변주곡인가? 암튼 이 음악땜시 가을을 또 탄다. 엠피쓰리 사면 뭐하누, 다운 받는 법도 모르고...가을엔 가능성만 말해주는 사람만 만나고 싶다. 아~ 나의 욕심인가..
가능성있는 일기문 남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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