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학교 시험입니다.
4시간 감독 끝나고 이번 주 학생 급식 지도라 식당 앞에 서서 아이들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학년별로 먹는 순서가 있는데 답 맞추고 오느라 학년이 엉켜서 식당이 더 어수선하였습니다.
각양각색 얼굴 표정으로 밥 먹으러 오는 아이들에게 시험보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맛있게 먹으라는 말과 함께요.
시무룩하거나 시험을 못봐서 되려 오바를 하거나 1점 올랐다고 주먹을 불끈 쥐거나...
다 편안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시험은 견디기 어려운 과정입니다. 결과도 무거운 짐이고요.
상담하는 아이들 중에 요즘 이런 말이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누가 나에게 너 힘든 일이 뭐니?'라고 물어주는 사람이 없답니다.
대신 '네가 힘든 일이 뭐가 있어? 부모가 뒷바라지 잘해 주고 몸 건강한데. 감사해야지'
맞습니다. 몸 건강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없는 사람에 비해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건 아이들이 스스로 깨우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이점을 말해주는 부모가 틀린 것은 아니지요.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니까요.
제 생각은 요즘 부모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좋은 가치관 알려 주기를 좀 줄이시고 대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셨으면 해서 올립니다.
쑥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눈팅하면서 글을 올릴까 말까 (올리기도 하고 올렸다 지우기도 하고.)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시는 우리 부모님들께 짧은 생각을 올리는 것입니다.
학생과 상담을 제대로 하려면 최소 1시간 이상입니다.
내면에 꽁꽁 담아 둔 고민을 털어 놓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학생 제 발로 찾아 온 경우가 그렇고
고민이 있어 보이는 학생을 불러서 속맘을 듣는 것은 첫 상담에서 거의 불발로 끝납니다.
사람은 다 걱정을 안고 살고 말로 풀어야 병이 생기지 않지요.
그런데 문제는 공부에 치여서 아이들이 친구의 고민을 들어 줄 상황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친구에게 말하고 싶어도 공부에 방해가 될까 봐 선뜻 고민을 풀어 놓지도 못하고 있네요.
우리 애들이요...
공부하느라 힘든 우리 애들이 좀 기댈 수 있게
"너, 힘드니." 라고 덤덤하게 말씀하시기 보다 "너, 힘들지?"라고 엄마가 웃으시면서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시면 어떨까 해서요.
다 아시는 것이지만 기다리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이 좋은 부부 간에도 하루 종일 너무 가깝게 있으면 오히려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아이들과도 살짝 거리를 두고 사랑하심이 어떨까요. 더 애틋할 거 같습니다.
시험 보고 온 아이 등을 살짝 토닥여 주시고 아무 말씀 안 하셔도 아이는 부모 마음을 알 거 같습니다.
아이와 대화가 줄어 등을 어루만져 주기만 해도 불편해하는 아이에게는 책상 위에 '힘들었지? 고생했어."라는 쪽지를 남겨 두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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