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엄마 한 분이 지난 봄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아이들 둘을 놔두고.
애들은 아직도 어린데.
아직도 젊은 나이인데.
가까이 지내지는 않았었는데,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슬프고 우울했습니다. 왠지모르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나도 몸이 안 좋았었는데 그 소식 후 몸도 마음도
뭔가에 심하게 휘둘림을 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집 딸은 매주 토요일마다
내가 내딸과 함께 한국어 학교에 데려다 주곤 했었는데..
그 어린 딸이 책을 하나 냈습니다. 더 어릴 때부터 책을 무섭게 읽어제끼던 아이였는데,
그 책 시작 전 이렇게 썼습니다.
For my mom,
'cause I'm still just a kid
and I need her.
이 말의 앞부분은 우리 딸이 5-6학년 쯤에 몇 번 나에게 하소연하듯이 지친듯이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지금 우리 딸은 10학년을 막 마쳤습니다). 아이를 어른의 잣대에 맞추려고 했던 나에게 내 딸이 울면서 하던 말이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짓(?)을 멈추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내 아이는 하루는 사랑스런 아기였다가, 그 다음 날에는 못된 어른인 척 행동하곤 하니까요. 나도 혼동이 되니까요.
사춘기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쌓아놓고 내 자신이 흔들릴 때마다, 엄마노릇에 혼동이 될 때마다 읽어나갑니다. 아이의 신체적 변화, 정신적 변화, 지적 변화와, 아이들의 행동을 종용하는 시대적 배경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내 딸을 이해합니다. 특히 여성(소녀)들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여성운동가들의 노력과 시대적 대전환으로 인해 우리 세대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데, 나는 아직도 내가 고1 때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고 내 딸을 그 틀 안에서 해석하고 판단하게 됩니다. 내 부모님들이 나를 양육하던 그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줄 밖에는 모르는 것이지요. 그게 먹히지 않음으로 인한 좌절감과 혼돈. 서양식 자녀양육법과 전통 한국식 방법의 차이에 대한 이질감.
훌륭한 엄마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망가지기를 원치 않아서 나는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내 머리속에 깊숙이 판화처럼 새겨진 기억과 습성을 새로운 정보로 절충하면서 중간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합니다.
아니, 아이의 돌발적이고 충격적인 행동에 놀라고 상처받은 내 가슴을 쓸어내리고 위로하는데 약으로 그런 전문가들의 조언이 필요한 것입니다. '네 딸은 정상이다. 이 시대에서 이 문화에서 그건 지극히 정상이다. 네 딸이 틀린게 아니라 네가 틀린거다. 너는 이런 걸 알아야 네 딸의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일종의 신경 안정제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고 또 읽습니다. 아이에게 화가 나면, 심호흡을 하고 돌아서서 책을 찾습니다. 약을 찾듯이.
아는 엄마의 죽음.
이상한 죄책감.
아이의 반항 및 돌발 행위들
원인모를 심한 열감기.
계속되는 집안 일과
직장 일
지난 4개월은 아주 어두컴컴한 견딜 수 없는 수압의 심해 터널 속에 갇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러다가 죽는거구나 싶었습니다.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으나 살아있기가 너무 힘들었었습니다. 이제는 살아났으니까 이런 글을 쓰게 된거고.
잘 견뎌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사랑스럽고, 살아있음이 감사한 밤입니다.
가끔씩 애들이 갑자기 보고싶은 때는 애들한테 문자를 보냅니다.
I love you.
우리 딸은 답을 보냅니다.
Love you, too.
우리 아들도 즉시 답을 보냅니다.
I love you more.
(이 녀석들이 어떤 때는 수업중에도 답을 보냅니다. ㅡ.ㅡ;
엄마일 수 있음이 행복하고, 나를 엄마로 만들어 준 우리 아이들이 고마와서..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동안은 건강하고 행복한 엄마로 남아서 아이들 곁에
살아있어 줘야겠습니다.
http://www.efrance.co.kr/chanson/data/WHY%20WORRY%20-%20NANA%20MOUSKOURI.a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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