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중등게시판에서 인사드립니다. ^^ 하니비님이 쓰신 댓글에 있는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잘하는 영어실력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고 하셨다는 손님의 말씀이 너무 와 닿아 이렇게 오랜만에 주저리 글 남겨봅니다. 한동안 멘토 글 기고도 못하고, 유아, 초등게시판에 답글 하나 달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새 프로젝트 기획안이 팀 구성된 지 거의 1년여년 만에 통과가 되었거든요...너무 진이 빠져서 기뻐할 틈도 없었고. 그나마 쑥쑥에 올라오는 주옥같은 글들 그래도 자주 읽으러 들어와서 힘을 얻곤 했습니다.... 요즘 저의 최대의 고민 거리는 하니비님의 손님분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영어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76년 용띠. 영어나 일어(외국어)를 잘하면 영문과나 어문계를 가서 선생님(교사, 교수 모두...)이 되거나 통역을 하거나 번역을 한다고 생각했던 일반적인 공식을 따라 온 세대... 거기에 아무런 반감없이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 스스로에 대해 요즘 아주 강한 슬럼프와 함께 자문하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T.T 언어를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고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너무나 감사하고 있고, 부족하지만 그 밑거름으로 이렇게 돈도 벌고 있지요. 그런데 이것이 진정 내 길이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아주 큰 이슈입니다. 저는 제 일을 아주 좋아하고, 잘 하고 있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던 근 10년을 앞으로도 내 인생에 계속 반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많으니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맞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수단으로 할 것인가, 목적으로 할 것인가와는 조금 다른 고민이겠지만,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지요. 내 필요에 따라, 내 의지에 따라 수단으로,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영어이지만 요즘 제가 느끼는, 그리고 제 주위의 선, 후배,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전문 분야에 (하니비님의 글에서라면 마케팅, 경영에) 영어라는 스킬이 붙어서 고부가가치를 내는 업무를 하는 것이 내게 더 보람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언어를 순수한 학문으로, 그리고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것이라기보다는 제 적성이 어디에 더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너무 늦게야 시작을 한 것이지요. 좀 쌩뚱맞지만 내가 지금 중학생이라면 혹은 고등학생이라면 영어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영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어는 시험이 있으니 하긴 해야 한다. 그러나 어차피 공부하는 김에 시험용으로만 준비하면 시간 낭비인 것 같다. 어차피 대학가면 전공에 상관없이 종종 원서도 봐야 할 거다. 여행도 좀 다니고 할거면 듣기랑 말하기 정도는 더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교과서는 기본으로 하고 읽기물도 좀 읽어보고 테이프도 좀 더 듣자. 영어로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으니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내가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으면 시간도 줄일 수 있겠다. 그러므로 나는 영어를 다방면으로 접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영어때문에 다른 과목 학습에 지장을 줄 만큼 부담을 가진다거나 영어에 너무 치중을 하거나, 아님 영어포기를 벌써 한 학생, 부모님이 계시다면 제가 주저리 나열한 이유 정도라면 영어에 대한 필요성, 중요성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여 내 학습에서 영어에 가중치를 두는 데 어느 정도 기준을 잡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너무나 이뻐하는 전 회사 후배가 한 명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 언어 자체를 학문으로 좋아합니다. 그래서 결혼하고 나면 맞벌이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옆에서 걱정해도 잘 다니던 직장(영어교육관련기업)을 그만 두고 번역 공부를 더 해보겠다고 대학원에 진학을 했습니다. 그룹으로 스터디를 하느라 정말 힘들게 지내고 있고, 회사 다닐 때처럼 정기적인 수입도 없고, 시간에 쫓기는 번역 아르바이트 하느라 힘들지만 너무너무 행복해하며 지냅니다. 이 친구, 언어를 목적이자 수단으로 올인해서 투자할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한 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우리의 아이들이 모두 이렇게 영어에 올인을 하는 인생을 살 필요도 없고, 장차 그러길 원하는 아이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쑥쑥에서 이렇게 유아, 초등, 중등 게시판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학습적인 부담보다는 긍정적인 영어 경험으로 받아들여주길 원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규 교육과정에서 성적과 연계되는 중학생이 되면서는 아무리 행복한 영어 경험을 한 아이들이라고 해도 부담과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요. 하니비님의 지인께서 말씀하신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잘하는 영어실력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 속에는 잘하는 영어 실력으로 영어를 잘 가르치는 일을 할 수도 있고, 영어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재나 교구를 만드는 일도 할 수 있고, 영어를 잘 학습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도 있고, 통역, 번역을 잘 하는 일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잠시 간과했던 각 분야에 전문 지식이 있으면서도 정말 영어를 정말 제대로 잘 하는 직업이 있다는 것,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능력이 더 필요할 것 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저도 더 늦기 전에 영어를 내가 어떻게 사용하는 사람이 되면 더 행복하게, 더 만족하며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잘하는 영어라고 말하기는 너무 부족하지만요... 잘하는 영어가 되도록 정말 공부도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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