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동국대에서 전국학생토론대회 (중학생 부문)가 있다고 해서 갔었습니다. 예전에 토론의 달인이라는 방송을 보고 개인적으로 관심도 갔었고 중학생들이 영어로 어떻게 토론이라는 것을 경기/시합을 치루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영어를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었기에 구체적인 소감이나 평가를 하기는 어렵지만, 한마디로 기대이상,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중학교 1,2학년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던데..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3명이 1팀이 되어 예선전 5경기를 치루고 총 50개 팀 중에서 8강,4강, 결승전을 치루는 방식인데, 놀라운 것은 토론 주제(영국 의회식이라서 여기서는 motion 이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가 미리 주어지는 것은 아주 일부이고 대회 당일에 즉흥적으로 주제가 발표되고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서 주장을 펴야 하는지도 대회 당일 대진표에 의해 즉흥적으로 정해진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영어로 말하기 대회 처럼 외워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일 팀원끼리 경기 전 주어지는 1시간 준비 시간에 주장과 논거를 만들어서 각각의 스피커 마다(역할이 있음)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야 하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미리 준비해와서 발표하는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런데...학생들의 놀라운 모습과는 달리...실망스러운 것은 학부모들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전전긍긍...심판의 판단과 승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경기에 참여한 학생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대신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들...엄마들한테 둘러싸여 곤혹스럽게 결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는 심판관들의 모습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심지어는 경기가 늦게 끝나 준비 시간이 5분 정도 부족했다는 이유로 공평하지 않다고 대회 운영진들에게 위협과 협박 발언을 서슴치 않는 어느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이것은 필기 시험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자격 시험도 당락이 결정되는 어떤 심각한 시험도 아닙니다. 토론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온가족이 대회를 통한 자녀의 경험과 성장을 응원하면서 하나의 축제처럼 대회를 조용히 관람한다고 합니다. 토론은 몇 분 더 준비한다고 해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하지 않을 겁니다. 공평이나 형평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전체 150명 중에서 자신의 아이가 몇 등을 했고 점수는 몇 점을 받았는지...따져 묻는 학부모들도 있었습니다. 몇 등이 왜 중요한지 참으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토론대회에 참가 했다는 자체 만으로 그 떨리는 경험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 너무나도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것 아닌지...
제가 보기엔 토론대회를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성과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도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서의 실력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평가를 받은 팀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모습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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