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대디]딸과 함께한 첫중간고사 준비 > 중.고등교육 게시판

중3, 중1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큰애가 중학교에 들어가서 첫 중간고사를 치를 때는 회사일이 바빠 어떻게 준비했는지 몰랐지요. 이번에 둘째애가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본다고 할 때는 시간여유가 좀 있어 시험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그리고 당황했습니다. 언니가 먼저 경험한 것도 있고해서 잘 준비하고 있으리라는 기대가 잘못됐다는걸 알게됐습니다. 심지어 시험 2주전인데도 시험범위도 모르더군요. 막연히 책 보고 문제 풀고 하면 끝나는걸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Step1 –시험과목과 범위 확인하기

먼저 시험과목부터 확인했습니다.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가사,한문,도덕 이렇게 8과목이더군요. 그리고 현재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는지 확인했습니다. 그걸 기초로 시험범위를 모르더라도 대략적인 과목별 시험범위를 예상해보았습니다. 목차를 보면서 약간 여유있게 잡았습니다.

Step2 –시간당 공부분량 및 총 소요시간 파악하기

예상시험범위가 교과서 페이지로 몇 페이지가 되는지 알아본 후 과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1시간 공부하면 몇 페이지가 나가는지 예상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국어 시험범위가 교과서로 50페이지인데 1시간 공부하면 약 20페이지를 볼 수 있다고 하면 교과서로 시험공부하는데 대략 2시간30분 정도 걸리겠지요. 여기에 문제풀이도 대략 동일한 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국어 시험공부시간은 약 5시간 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과목별 예상시험범위에 소요되는 시험공부시간을 구한 다음 다 더해서 전체과목의 총 시험공부시간을 구했습니다.

Step3 –요일별 시험공부 가능시간 파악하기

그 다음 시험전까지 남은 날 중에서 요일별로 시험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구했습니다. 월요일을 예로 들자면 학교에서 집에 오면 4시, 7시 저녁 먹기 전까지 3시간 공부하고 저녁 먹고 잠깐 쉰 다음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 공부한다면 월요일에는 총 7시간 시험공부할 시간이 있는거지요. 특히 토요일, 일요일은 평일보다 시험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서 오늘부터 시험 전전일까지 가능한 시험공부시간을 다 더했습니다. (시험전일은 그 다음날 시험공부를 해야하니까 계산에서 뺐습니다.) 시험공부에 필요한 시간과 시험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비교해보니 다행히 시험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Step4 –요일별 시험공부과목 배정하기

이제 요일별로 시험공부과목을 배정했습니다. 원칙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중요한 과목인 국어,영어,수학,과학은 2번 공부하고, 기타 과목인 사회,가사,한문,도덕은 1번 공부하되 암기한 걸 잊어버리지 않게 시험보기 며칠전에 공부하는걸로 했습니다.

Step5 –계획대로 철저히 마스터하기

이렇게 요일별로 시험공부과목을 비교적 상세하게 배정하고 나니까 남은 건 계획대로 공부하는거지요. 딸애도 매일매일 공부해야할 대상이 비교적 상세히 정해지니까 오히려 편해하더군요. 본인 스스로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실제로 해보면 계획한 것과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특히 과목별 공부시간에서 차이가 나지요. 하지만 다음 시험공부할 때는 첫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겁니 다. 아빠인 저한테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막연하게 공부하라고 하는것보다 딸애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계획하고 함께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생에서 딸애에게 얘기해줘야 하는게 어떤건지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자식에게 생선을 주는것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금언이 바로 그겁니다.

시험결과는 예상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간과한게 있었습니다. 딸애가 공부방법을 잘 모르는거 같습니다. 특히 소위 얘기하는 암기과목 관련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제 세대가 어릴 때 하던 것처럼 중요한 부분에 대해 달달 외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다음 기말고사 때는 계획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도 딸애와 같이할까 합니다. 이렇게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 다음부터는 딸애 자신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 테니까 자신감도 생길테고 아빠도 지켜보기만 하면 되겠지요. 항상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가르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에 어떤 방법으로 해야 될지는 알려준 다음에 그렇게 말해야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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