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인 아들이 중간고사를 마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던 중 윗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맘들이 그렇듯 울 아들 영유아시절에 천재인 줄 알았지요.
제가 직장맘이라 외할머니손에서 자랐는데도
돌쯤에 발음은 잘 안돼도 아라비아숫자를 구분하고
일체의 사교육 없이도 세돌 정도에는 한글을 줄줄 읽을 수 있었고,
책읽기를 좋아하고 내용을 스캐너처럼 기억할 때가 많았죠.
그리고 정확한 단어나 문맥을 이해하고 지적해낼 줄 알아서
학교만 들어가면 엄마가 신경써주지 않아도
두각을 나타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2학년때 평가도 그저 그랬고,
3학년 1학기 중간평가때 자율에 맡겼더니만
겨우 중간 정도의 성적을 받아왔습니다.
당연 엄마 긴장했겠죠,
기말고사때는 문제집 한 권씩 스스로 풀어보게 잔소리를 했더니만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단 한 과목도 100점은 못 맞더군요.
반에 항상 올백을 맞는 아이가 있어 그 아이를 난공불락으로 생각하고
걔 앞에만 서면 자꾸 작아진다 하는 등 급 자신감을 잃어갔습니다.
게다가 장난꾸러기에, 여기 저기 참견하면서 자기 일은 소홀히 하여,
쌤에게는 잦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제가 직장맘임에도 숙제나 책가방 챙기기 아직 못합니다.
엄마가 안챙겨주면 그냥 갑니다. 꾸중을 들어도 대수롭게 생각안합니다.
그렇게 4학년이 되었는데 단원평가에서는 70점도 보이고,...
그래서 지난번 중간고사를 치루면서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문제집 한 권은 최소한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잔소리를 하면서,
속으로 평균 90점만 나와라 싶었죠.
그런데 결과는 기적적으로 네 과목 중에서 한 문제만 틀렸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점수였죠. 올백인 아이 1명이 있고 단독 2등.
울 아들의 실력은 어떤 것이 진짜일까요, 70점일까요, 99점일까요?
아들을 보면서 제 지난날을 생각해봅니다.
저는 머리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투자한 시간에 비해서는 꽤 효율적인 점수가 나오는 편이었는데
문제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늘 생각하기를 “내가 마음먹고 노력만 해봐라, S대 법대인들 못가랴”
하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본 적이 없습니다.
늘 공부에 대한 의지는 본능적인 욕구앞에서 무력해지는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머리 좋은 것만이 능력이 아니라 강한 의지와 성실성도 능력이라는 것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머리 좋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머리 좋고 게으른 사람보다는 머리는 좋지 않더라도
늘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이 사회에 더 필요하고
개인적으로도 더 낫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아들을 보면서
제2의 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고
이번에 아이가 받은 좋은 성적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지가 강하고 성실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잘 할 수 있고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벼락치기로 얻은 좋은 성적보다는 올바른 가치관과 좋은 인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생활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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