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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 놀자
  • |
  • 2009-04-30
8

고2 똘똘이를 가르친지 이제 1년이 되어갑니다.

중학 과정 되짚어 가며 고1 과정 복습도 잘 되었고 고2 예습, 복습 잘 진행되는 가운데 중간고사를 맞았습니다.

1학년 1학기 기말 부터 따져서 이번이 네번째 보는 내신입니다.

그동안 내신 준비를 한번도 따로 해주지 않았습니다.

4등급 실력에서 부터 시작 했기에 내신 위주로 공부했다가는 수능 2등급은 물 건너 갈게 뻔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학교에 있는 동안엔 똘똘이 스스로 철저히 내신 위주의 공부를 하라고 주문했고 저는 모의고사 2등급을 목표로 꾸준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고등학교 내신은 특히나 수학은 수능이나 모의고사와는 하늘 땅 차이라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내신은 교과서와 학교 선생님이 내주시는 프린트물 정도만 완벽하게 해도 왠만큼 성적이 잘 나오거든요.

 

작년 1학년 기말엔 내신에서도 모의고사에서도 드디어 2등급을 받으며 마무리했습니다.

똘똘이 스스로 내신을 잘 챙겼고 저는 모의고사는 언제 어느때고 준비 없이 그냥 봐도 내신 만큼 나올 수 있도록 공부한다는 원칙대로 잘 이끌었구요.

 

그런데...

2학년 이과 수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내신 8단위라는 부담감에다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조만간 수업을 마무리해야할 상황이기도 해서 슬쩍 욕심이 났습니다.

고2 이과 수학 내신 1등급은 꿈 같은 점수지요.

 

내신 문제는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쫌만 경력 있는 사교육 선생님이라면 예측 가능합니다.

모의고사 지향의 수업을 잠시 멈추고 제가 주도하는 내신 수업을 했습니다.

수1(4단위) 시험 보기 전에 문제 다 찍어 주고... 제 손으로 직접 오답 노트도 해주고...

이 정도면... ㅎㅎㅎㅎ.... 잘하면 1등급.... 못해도 2등급은 나오겠지....

 

결과는요???

70점입니다 ㅠ.ㅠ

2등급 물 건너 갔습니다 ㅠ.ㅠ

문제가 어려웠냐구요? 아니요.... ㅠ.ㅠ

똘똘이가 그러더군요.

시험지를 푸는데 그저 머리가 멍~하기만 하고 답도 잘 안나오고....

집에 와서 다시 풀어 보니 다 풀리고 너무도 쉽더랍니다 ㅠ.ㅠ

 

저의 불찰입니다.

그냥 냅뒀어야는데... 지 손으로 지가 챙겨서 지 스스로 시험지를 풀게 했어야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ㅠ.ㅠ

떠 먹여 주는 밥술 보다 보다 지 스스로 퍼 먹은 밥술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잠시 잠깐 제 눈에 뭐가 씌였던 것 같습니다.

 

고2... 본격적인 수포자들이 나오는 시기입니다.

문과든 이과든 다수의 아이들이 수학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꿍수를 찾아보려합니다.

없습니다.

대학을 가려거든... 그것도 남들이 괜찮다는 대학을 가고싶다면...

수학을 대신할 만한 다른 것은 암 것도 없습니다.

이를 악물고 헤쳐가야할 길입니다.

그것도 아이 스스로 해내야합니다.

아침 8시 40분 1교시 언어를 시작으로 저녁 6시 5분 제2 외국어 끝날 때 까지 온전히 혼자 힘으로 치뤄내야합니다.

중고등 시절... 왼쪽 겨드랑이엔 학원쌤, 오른쪽 겨드랑이엔 과외쌤 힘으로 버텼던 아이들은 정작 최후의 수능 수험장에서는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입니다.

엄마도 과외쌤도 학원쌤도 아닌 지가 지 손으로 지 머리 쥐뜯어 가며 해본 넘만이 

어느 곳 어떤 시험지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짱 뜰 수 있습니다.

 

너무도 잘 알면서...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똘똘아... 미안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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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론
  • |
  • 2009-05-02 21:26
답댓글

놀자님 말씀대로라면,

울 중딩이도 지금처럼 수학 공부하는 것이 맞는데,

혼자 파고 파는 것이 맞는데, 여지껏 혼자 파고들어 해결하고 있는데,

당장 상위권 점수가 나와주지 않으니,

조급함이 듭니다.

점수 한번 빵! 차줘야 자신감도 갖지 않나요?

물론 중딩수학이 고등수학보다 당연 쉽겠지만,

중딩이한텐 중등수학이 어렵고, 고등이한텐 고등수학이 어려운 건데,

그래 잘하고 있어, 계속 파봐, 하다가 고2되어 수포자가 되어버리지 않을까요?

중1이 고난도나 최상급 정도 마스터 해야 할까요? 쎈 정도는 너무 약한가요? 쎈도 c단계는 쉽지 않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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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자
  • |
  • 2009-05-04 11:00
이런 말씀 드리기가 쫌 그런데...
중학교 수학 점수는 옆에서 하기 나름입니다.
카론님이 아이를 쫌 도와주셔야해요.
이름하여 뺑이치기... 혹자는 양치기라고도 하지요 ㅠ.ㅠ
점수가 목표라면 고난도나 최상급은 살짝 재껴 두고 교과서와 쎈을 어느 한 문제 빠짐 없이 다 소화시킵니다.
이때 채점은 엄마가 하시던지 아님 최소한 아이가 정확하게 채점을 하는지 살펴야만 합니다.
아예 못 풀었는지, 풀었는데 틀렸는지, 몇 번째 다시 풀어서 맞은 건지... 정확하게 마크를 하게 하십시요.
전에 제가 쓴 글 중에 수학 문제집 마크에 관한 내용이 있을텐데 참고해 보세요.
저는 요즘 아이가 꼭 다시 풀어봐야할 문제에다 하트를 해줍니다 ㅋㅋㅋ
암튼 문제가 많은 문제집을 몇권 더 준비하셔서 아이가 다시 풀어봐야할 유형의 문제들을 뽑아주세요.
한마디로 약한 부분을 집중 공략 하는 것이지요.
문제집을 다 풀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그렇지요.
씹어 묵듯이 다 풀어야할 문제집이 있고 집중 공략을 위해 뽑아서 풀기만 해도 되는 문제집도 필요합니다.
무료 기출 문제 싸이트도 잘 이용해보세요.
시험 점수를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기계적으로 푸는 연습도 해야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렇게 뺑이 치면 아이의 수학 실력이 깊이는 없지만 학교 점수는 아주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점수를 잘 맞아서 자신감 만빵일때 고난도나 최상급도 자연스럽게 도전해보게 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모두 다 풀어내야만 하는 부담감 없이 때에 따라 되는 넘들만 풀어도 좋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해보세요.
최상위 문제들을 다 풀어낼 수는 없지만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평가로는 고3이 수능 수학 문제 푸는 것 보다 중3이 시중의 최고수준이라 칭하는 문제집 푸는 것이 훨씬 힘들 것 같습니다.
수능 수학에는 더 이상의 선행이 없구요.
중3 수학에는 심화라는 명목으로 고교 과정 선행을 은연중에 깔아 놓았기 때문입니다.

쎈c단계에도 슬쩍 땡겨진 고교 과정의 문제들이 종종 있더군요.
쎈만 완전 씹어 묵어도 중등 수학에서 모자라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점수를 위해서는 반복 연습을 통한 숙달이 필요할 뿐이지요.

이렇게 해서 일단 점수의 맛을 알게 되면 그 다음 부터는 아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가 약한 문제를 찾아가며 풀어 볼 것입니다.
결국 엄마의 치고 빠지기가 점수의 비결이라는 말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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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론
  • |
  • 2009-05-04 15:57
놀자님, 감사합니다.
기껏 생각해낸 방법이 학원? 심화문제집? 하면서 막연했었는데.
방법이 좀 잡힙니다.
나름 잘해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알아서 한다, 하고 뒀는데,
그 방법이 나빴다기보다는 한계를 경험했다고 봐야겠지요.
여전히 수학을 좋아하기는 하니까요.
여러권이 아니라 물고늘어지는 방법으로 기말을 준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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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론
  • |
  • 2009-05-05 21:14
어제 '수학 문제집 마크'에 대해 놀자님 글을 확인했습니다.
틀린 문제에 대해 다양한 표시로 분별해놓고,
한 권의 문제집에서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없도록 하자시는 말씀이시지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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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 |
  • 2009-05-01 11:06
답댓글

올리기 쉽지 않으셨을 글일텐데...  그래도 똘똘이 학생 이만큼 욕심을 부릴 수 있게된것도 대단합니다.   

경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놀자님 첫 세미나는 아이학교 봉사일정과 겹쳐서 너무 아쉽게도 못가요.. 대신 두번째 세미나는 예약했다는^^

5월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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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이맘
  • |
  • 2009-04-30 12:01
답댓글

아직 먼 얘기지만 중게에 오면 전체를 볼 수 있는 앞길을 볼 수 있는 글들이 많아 고맙습니다. '

놀자님 글도 늘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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