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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 짜니아빠
  • |
  • 2009-04-28
4

 

신화에서 시지프스는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려다가 다시 굴러 내려온 바위를 다시 굴려 올리는 일을 수 없이 반복합니다. 이 시지프스의 형벌은 목적 없이 지루한 삶을 반복하는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상징합니다(너무 말이 어렵나?). 코미디 배우 출신인 빌 머레이 주연의 <사랑의 블랙홀> (1993)은 이처럼 일상의 덫에 걸린 한 인간의 고통을 다루는, 꽤 진지한 내용의 영화입니다.

 

  필라델피아의 한 지역 방송국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하는 필 코너스는 자기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냉소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해마다 2월 2일이 되면 두더지 한 마리로 겨울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알아보는 성촉절--원제목 Groundhog Day의 우리말 번역--행사를 취재하러 펑사토니라는 작은 마을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필에게 두더지가 자기 그림자를 보면 겨울이 한 달 이상 더 이어진다는 이 비과학적 미신이 도무지 우스꽝스러울 뿐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려다가 예기치 못한 눈보라에 휘말린 그는 같이 온 취재진들과 하루를 더 묵게 되면서,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틑날 아침 호텔에서 눈을 떴을 때 필은 그날이 여전히 2월 2일인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됩니다. 호텔을 나서 사람들을 따라가 보니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성촉절 행사가 다시 열리고 있는 겁니다. 취재 중에 “참으로 딱한 노릇입니다. 천 명의 사람들이 엉덩이가 얼어붙은 채로 쥐xx 한 마리를 숭배하기위해 기다리고 있다니요”(This is pitiful. A thousand people freezing their butts off waiting to worship a rat)라는 독설을 뱉어낸 필은 그 후로 서른 번이 넘게 한결같은 2월 2일을 맞게 됩니다. 똑같이 지루한 일상의 덫에 걸린 겁니다.

 

  같은 날이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에 당황하던 필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이 신기한 일을 즐기게 됩니다. 사고를 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아침을 맞게 되자, 그는 음주운전, 강도짓 등 평소에 하지 못하던 일을 저질러봅니다. 그러다가 차츰 염증을 느낀 나머지 자살도 시도해보지만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깨어 날 뿐입니다. “그 두더지가 계속 자기 그림자를 보는 한 이 겨울이 끝날 방법은 없다”(There is no way this winter is ever going to end as long as that groundhog keeps seeing his shadow.)고 확신한 필은 두더지를 죽일 결심까지 합니다.

 

  사실 겨울은 다른 곳이 아닌 필의 마음 한 가운데 머무르고 있을 뿐이죠. 앵무새처럼 일기예보를 전하는 직업에 염증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는 냉소적 태도로 일관하는 그의 삶이 계속되면서 그는 영원히 반복되는 겨울 속에 갇혀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필은 취재에 동행한 방송국 프로듀서 리타(앤디 맥도웰)로 인해서 지루한 일상의 덫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합니다.

 

  차츰 리타에게 이끌리던 필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해 보지만, 그녀는 그 속에 진심이 담기지 않았음을 쉽게 알아차립니다. 리타의 지적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기 시작한 필은 마침내 새로운 방식으로, 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에 대처합니다. 호텔을 나서면 마주치던 거머리같은 보험사 직원을 힘껏 포옹하고, 구걸하던 노인이 길거리에서 죽어가자 그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합니다. 할머니들이 탄 자동차의 바퀴가 터지자 힘들게 갈아 끼워주고, 식당에서 음식이 목에 걸린 노인을 구해주지요. 필은 재즈 피아노를 배워 댄스 파티에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삶을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하고 또한 즐기면서 그는 마침내 저주에서 풀려나기 시작합니다. “나는 당신과 같은 사람에게는 자격이 없지만, 만일 할 수만 있다면 남은 인생 동안 당신을 사랑하리라 맹세합니다”(I don't deserve someone like you. But If I ever could, I swear I would love you for the rest of my life.)는 필의 상투적인 말이 리타에게 감동을 준 이유는 바로 그의 달라진 삶의 태도 때문인 것입니다.

 

                   

                 

                     

  악몽에서 벗어난 필은 마지막으로 성촉절 행사를 취재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겨울은 단지 삶의 주기 속에 또 하나의 단계일 뿐입니다”(Winter is just another step in the cycle of life.)라고. 겨울로 상징되는 삶의 시련은 끝내 봄으로 이어질 일시적인 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봄을 맞으려면 사랑이 필요하지요. 댓가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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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바
  • |
  • 2009-04-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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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이영화 저두 무지무지 좋아해요^^

벌써 10년도 더 전에 비됴로 사놓을 정도...

참말로 사랑이 뭘까??라는 생각보다...

아이구 나두 한번 시간에 갇혀 배우고 싶은거 마니마니 배우고 싶다는

이런....

갠적으로 겨울 특히 크리스마스시즌에

좋아하는 당신이 잠든사이에...

가족이 뭔지...정말 없는 분들에겐 진짜로 저만큼 간절할수 있구나...

하고 느꼈었는데...글쎄요..지금은...

암튼 가슴이 따따해지는 영화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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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돌맘
  • |
  • 2009-04-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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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케이블에서 하는것 다시 봤어요.. 몇번째 보는건데도 잼있더라구요..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곡도 다시 꺼내 들어봤지요...오늘은 좀 우울하니..오늘은 겨울이고 내일은 좀 나아질런지... 조용히 책보며 맘 다스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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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
  • |
  • 2009-04-28 11:21
답댓글

마지막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겨울은 인생의(삶의 주기) 한 단계 일 뿐이고 그 인생의 봄이 오려면 나를 둘러싼 모든 이에게 베푸는 사랑이 필요하다...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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