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들이 "엄마 내꿈이 소방관이어도 유학 보냈어? " 라고 묻더군요. "그건,너의 선택 인데
유학과 무슨 상관있어. 당연히 보냈지." 라고 대답했습니다.
"인생은 B와 D 사이에 있다. 그래서 C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귀절을
본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B는 태어남(Birth) 이고 D는 죽음(Death)이죠.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있는 C는 선택(Choice) 입니다. 우리 인생은 태어나서 삶을 마감할 때 까지 끝없는 선택을 해야 하며, 선택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아들에 대한 제 선택이자 목표는 특목고 국제반이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국내에서 준비를 해서 대학은 꼭 미국으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가게된 몇번의 해외 영어 캠프, 1년간의 현지학교를 다닌 경험으로 인해서 아들이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하며, 아들의 뜻과는 상관없이...
1학년 첫 중간고사.... 정식으로 점수화되어 나오는 성적이니만큼 거의 모든 엄마들이 첫 시험에
집중이 되죠. 우리 아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만족할 만큼의 성적이 나왔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 안도감, 자신감 등 최고조의 기쁨이 서서히 교만함으로 갈 무렵, 아들의 사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아들과의 관계와 소통에 불헙화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불안과 걱정,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죠. 하루 하루를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며 기말고사를 치뤘습니다. 결과는 중간고사보단 뚝 떨어졌지만, 이 정도는 하며 참아줄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아들과 엄마와 컴퓨터와의 애증의 삼각관계를 이루며 여름방학을 보냈고 새로운 마음으로 2학기를
맞이하여 지내길 얼마... 아들이 1학년 대표로 교육감 배 육상대회에 뽑혔습니다. 5월 달에 있었던 교내 체육대회에서 200M 를 반 대표로 나가 1학년 전체에서 1등을 했습니다. 아들은 방과후 열심히 훈련에 참여했고, 너무나 신나 했고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육상대회 일주일 후에는 중간고사가 시작된다는 거였습니다. 한 종목에 후보를 3명 정도 뽑았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다른 후보들은 포기하고 연습에도 나오지 않더군요.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저도 아들에게 슬쩍 말을 건네봤지만… 일언지하 자기는 연습 열심히 해서 대회에 꼭 나갈거라고 하더군요. 시험결과가 머리 속에 그려지며 걱정이 되었지만 억지로 시험공부 시킨다고 한들 과연 효과가 있을까? 라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아들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1등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기쁨으로 활짝 핀 아들의 얼굴, 사춘기가 오면서 볼 수 없었던 웃음을 보는 순간, 제가 아들을 위하고 사랑이라고 했던 말이나 행동들이 100프로 아들만을 위한 것이었는지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아들의 목표를 위해, 점수와 학습에 목숨 걸며, 아들의 얼굴에 웃음을 사라지게 한 저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가슴 밑으로 내려놨습니다.
아들이 중간고사 시험결과를 엄마에게 주면서 하는 말 " 나는 만족해. 내가 열심히 한 육상대회에서 1등을 했으니, 시험결과에 대해서는 신경 안써" 아들의 당당함, 본인 생각이 그러하니 점수에 대해서 제 3자인 엄마는 아무말 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 였습니다. 아들에게 또 한 수 배웠습니다.
시험성적은 자기 학교 1학년 400명 중에서 나오는 등수이고, 육상대회는 각 학교 대표끼리 경쟁을 한 결과로서 1등을 했으니 대단한 성적이라는 거죠. 공부 1등은 되고, 육상 1등은 환영 받지 못하는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런 계기로 아들을 위해서 부모로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들이 뭘 원하는지,
아들에게 어떤 것이 잠재되어 있는지에 집중 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우리 아들의 뛰어난 적응력,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 열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면서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학교생활이 즐겁고 만족해 했던 아들은
떠난다는 것이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단절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는지 안 가겠다고 했지만, 집중화 하는 과정 속에서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항상 믿음의 의지를 보여줬기에, 아들도 결국 동의했고 고맙게도 결심을 해주었습니다. 엄마인 저도 100프로에 가까운 확신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도착 3일만에 아들의 말 "엄마 여기 애들 굉장히 friendly 해. 좋아." 였습니다. 현지 학교에서도 Track 팀에서 활동하며, 동양 학생들은 찾아 볼 수도 없고, 백인과 흑인을 제치고 1등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들은 학교에서 유명해졌고 인기도 얻게 되었지요^^
이런 짜릿한 경험 덕분 인지 육상 국가 대표가 되어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서 병역 면제를 받을까?
FIFA에서 일 해볼까? 한참 몸 만드는 열풍이 있을 땐, personal fitness 트레이너가 될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자기의 꿈과 목표가 스포츠과학분야로 방향을 정해서 리서치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수강 신청해서 듣기도 하고, 대학에 문의해서 의견을 묻기도 하고.....지금은 Sports Science, Sports Medical 이 있는 학교를 찾아, 자기 나름대로 목표 대학 리스트를 정해 놓았답니다.
다음주에 시작하는 봄방학에는 자기가 제일 가고 싶은 대학교 탐방을 갑니다. 미리 대학에 청강하고
싶은 과목을 신청해서 허락 받고 학교 버스 투어 스케쥴도 받아 놓았답니다. 보호자 없이 비행기타고 혼자 가야 하는 여정이어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자기 스스로 목표와 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즐기면서 앞으로의 대학생활과 사회에서 미래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열정적인 아들을 믿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아이에게 꿈과 목표를 가지게 하려면 가장 선행 되어야 할 과제는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입니다. 부모가 늘 자식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부모를 인정할 때야 비로소 넓은 의미의 ‘꿈’을 아이가 갖게 되고 그 꿈에 접근하기 위한 목표들을 만들어 나가고 끊임없이 수정해가는 과정을 통틀어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의 사춘기를 겪는 과정에서 많은 위로와 방향을 제시해준 Paulo Coelho 의
Alchemist (연금술사) 중의 빛나는 문장을 소개하고 끝을 맺겠습니다.
Because I don't live in either my past or my future.
I'm interested only in the present.
If you can concentrate always on the present,
you'll be a happy man.


쑥쑥몰
체험이벤트
















이런 방법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