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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영어가 저절로 된다?

  • 에덴의동쪽
  • |
  • 2009-02-16
8

지인의 소개로 여기에 처음 오게 되었는데...일단 흔적은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미국에 있는 친구와 친구 딸 얘길 몇자 적어본다...

 

내 친구가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공부하러 미국 간다고 했을때 나를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은 친구를 축하해 주기 보다는 친구의 딸에게 정말로 축하 인사를 보냈다. "넌 좋겠다! 영어 잘하게되서" 모두다 미국만 가면 저절로 영어가 되는 듯이 생각하면서 정말 부러워했다. 막상 친구 딸은 영문도 모르고 미국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한국나이 7살, 한국말을 기가막히게 잘한다(친구의 자랑이 아니라)책을 많이 읽어 어휘력도 풍부하고 한마디로 똑똑하다. 

 

친구는 공부하느라 비싼 영어 학원 한번 데리고 가지 않았다(비싼 수업비도 도저히 용납이 안되었고)오직 다닌 건 유치원과 집에서 책을 많이 읽었을 뿐이다. 이 아이가 미국 elementary school 다니게 되었다. 사실 친구 딸의 언어습득과정이 친구의 전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친구는 항상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고 느낀바도 많다고 했다.

 

어리던 늙었던 우리 모두의 과제는 영어 극복이 아닌가? 여기서 친구 딸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우리가 영어를 배워가는 과정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한번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이다. 보통 미국으로 오면 부모들은 언어 문제로 한학년을 down시킨다. 친구는 겁도 없이 한국에서 유치원 다니던 애를 elementary 에 넣었다. 언어 문제는 있지만 잘 따라 가리라고 믿으며 넣었단다. 엄마의 근거없는 믿음으로 아이만 고생이다..ㅎㅎ

 

첫날 가보니(미국은 입학식이 없다더라) 친구 딸이 제일 작았고 침착하던 아이도 영어가 안되 걱정이 되는 지 엄마한테 묻더란다. 영어 못해도 되냐고. 친구는 처음엔 누구나 못한다고 위로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며칠이 흘렀다. 흑인 아이가 한명 있는데 친구 딸아이 가방 속에 있는 스낵을 말도 안하고 가지고 갔단다. 그이후로 친구 딸은 그아이가 밀어 상처가 나기도 여러번, 머리띠를 잡아 당겨 망가지기도 하고...발로 차이기도 하고...참다 못해 그아이가 한데로 발로 찼다고 한다. 근데 그 장면을 선생님이 봤다고 한다. 친구 딸은 말이 안되니 한마디 말도 못하고 다뒤집어 쓴 모양이라고 친구는 나에게 흥분하면서 억울해했다. 듣고만 있던 나도 어찌나 울분이 쌓이던지...외국에서 와서 영어 표현이 부족하다는 걸 선생도 알텐데...

 

그날 아이를 주의 시키라는 선생님 말이 전달되고 그 흑인 아이는 아무일도 없어 다는 듯이 또 못살게 굴고. 그렇게 똑똑하던애가 여러번 옷도 잃어 버리고 오고 울기도 하고...(어려서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할 정도로 똑똑한 녀석이었으니...) 모두가 의사 전달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들이다.

 

또 어떤 날은 친구가 딸이 선생님에게 말 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말한마디 못하고 벙어리처럼 손짓 발짓을 사용하는 걸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저 혼났다고 한다. 영어는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눈물의 댓가로. 주로 문장으로 습득이 되는 것같다고.... 역시 발음은 본토식이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많이 쓰는 걸 나름대로 암기했다가 친구한테 물어 보곤한단다.

 

정말로 문법이 없는 구어체로만 습득한다고.... 학문적으로 보자면 아이들은 영어가 빨리 습득되는 줄 알고 있지만. 그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인 경우라는게 친구의 생각. 학교 수업의 경우 좀더 구체적인지식-예들 들면 반대말, Analogy, reading등-을 요구하므로 아이들 역시 5년에서 6년 정도 걸려야 미국애들과 비슷해진다고 한다.

 

물론 어른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불가능(너무했나?)하다고 보아야한다.- 친구 딸아이가 요즘 학교를 가기가 싫다고 한단다. 놀러 가는 기분으로 가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다고 하는데...내가 생각해도 애처롭다.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쌓이나보다. 그래, 너도 영어배우기가 힘들지? 그렇다. 누가 애들은 저절로 영어가 되다고 말했나. 다 눈물의 댓가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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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이맘
  • |
  • 2009-02-24 19:52
답댓글

정말 공감백배입니다. 저희 아이도 킨더에 들어갔는데(파닉스만 간신히 뗀상태) 정말 학교가기 싫어했구요, 다행히 선생님이 너무도 노련하신 분이라 아이들 비위를 잘 맞추시는지라 아들은 선생님을 보러 학교를 간다고 했답니다. 자기편은 선생님밖에 없고, 친구가 하나도 없어 외롭고 빨리 한국에 돌아가서 다니던 유치원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소원이라고 말했습니다. ( 일곱살짜리가 그런말을 할때에는 듣는 부모 가슴은 찢어집니다)

 

한번은 안젤로라는 새로운 친구가 자기를 자꾸만 놀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하기에 쥠이나 플레이그라운에서도 떨어져 있고 수업시간에도 (미국에선 선생님앞에 애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업을 많이 합니다) 늘 떨어져 앉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조치를 해주셔서 그 담부터는 그러지 않는다고 했구요, 아침에 등교할때 만났는데 어떤친구를 만나서 어깨동무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기에 누구냐고 물었더니 안젤로라고 하더군요.

 

한학기 지나고 Conference때에 선생님 말씀이 처음에 활동적인 저희 아들이 놀고는 싶은데 말은 못하겠고 해서 아이들에게 놀자고 잡아 끌거나, 이쪽으로 가자는 말을 하고 싶을때도 몸으로 끌었나보더라구요.그래서 애들이 저희 애를 좀 기피했다고 하더군요. 학기말쯤엔 웬만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해져서 많이들 친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배우겠거니 생각하지 말고 기본적인 것들은 가르쳐줘야 합니다. 굉장해.. Awesome이나 놀리지 마 Don't Bugging on me., I want to Join등등의 기본적인 말들은 반드시 가르쳐주셔야 해요. 7세는 또래와 어울리며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주도하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 이런 경험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애도 .. 자기는 한국으로 내일이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고, 돌아가면 다시는 미국에는 오지 않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 수학공부, 한글공부를 하면서 미국으로 가도 괜찮겠다고..그러네요. 지나간 과거이기도 하고 마냥 놀던 시절이 그립긴 한가봐요.     

 

참 그리고 아이가 위축되어 있으면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조치를 취하세요. 그쪽 사람들은 학교교과보다 상호작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하면 적극 도와줄거예요. 일단 학교선생님과 상의를 하시고, 스쿨버스 함께 타는 아이들 엄마를 적극 사귀셔서 아이가 수업시간 끝난 후에도 플레이데잇을 통해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해요. 생일파티를 뻑적하게 하는 것도 .. 좋은 방법이 됩니다. 학교로 초대장을 보내시고, Drop Off Party를 한번 하시고 나면 나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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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구
  • |
  • 2009-02-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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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미국에서 1년반 거주했습니다. 저도 떠나기 전에 아이는 미국가서 풀어놓으면 저절로 영어가 되는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물론 미국가기전 한국에서 얼마나 영어에 노출시켰느냐? 하면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겨우 파닉스띠고 갔으니깐요..

미국에 가니 엄마들 조급한 마음에 저희와 같이 단기간 머물다 갈 예정인분들은 한국보다 더 심하게 사교육을 시키더군요. 저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지만 저와 남편의 고집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6개월이 지나니 기본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 안에는 학교 수업에 충실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복습시키고 거기에 나온 단어 익히고 기본적인것만  시키고 도왔습니다. 그리고 나면 시간은 10시가 훌쩍 넘어버렸지요.. 6개월이 지나서부터는 글쓰기를 시작해서 주말마다 발표를 시켰습니다. 물론 제목은 자유이나 글 쓰기의 기본 즉 기승전결의 형식을 가르치고 반복시켰습니다.

 

1년쯤 되었을때는 이솔(esol)클래스를 졸업할수 있었고 아이들과 영어로 생활하는데 자유로왔던것 같습니다.

마지막 6개월은 책을 읽은후 독후감을 쓰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말하기도 힘들었겠지요 나중에 얘기하더라구요.. 자기가 말한는데 친구들이 못 알아들으면 아이들한테 하나하나물으면서 배웠다고요? 특히 발음할때는 아이들의 입모습과 혀모습을 관찰했다고 하니 저절로라는 말은 태어나지 않는한 힘든것을 저도 깨달았습니다.

 

글쓰기는 남편전담입니다. 가장 힘들게 익힌것중의 하나였던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혼나가며 고치고 다시 쓰고 생각하기를 반복하니 요즘도 글쓰기를 하는데 전보다 짧은 시간에 꽤나 좋은 글들이 나오는걸 보면 결국 고통에 비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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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이정이
  • |
  • 2009-02-21 16:42
답댓글

여기는 뉴질랜드 입니다. 온 지 7개월차로 접어 드네요.(아빠의 일 때문에 가족 모두...)

절대 공감 합니다. 울 아이들 3학년, 1학년 한학기씩 마치고 왔습니다. 나름 똑똑해서 칭찬 많이 받던 아이들이라(? 죄송) 남들이 1년 되면 입을 뗀다고 하는 소리를 들어도 저희 아이들은 아닐줄 알고 자만 했습니다.

그런데... 말은  말입니다. 언어가 완성 되려면 이 곳의 문화나 생활에 익숙해지고, 친구에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가랑비 젖듯이 스며들어 어느 순간 입으로 터져 나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물론지금  집에서 무지 열심히 책 읽고,반복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들러서 책 빌려오고 함께 읽어 주면서 어언 7개월을 보냈네요. 이제 조금 있으면 아빠의 일정이 끝나 (1년) 돌아 가야 하지만 남들은 너무 아깝다고 더 있으라는, 조언을 주기도 하지만 저는 이미 마음을 정했습니다. 충분히 깨달았고 또 알아 버렸고.... 영어는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는걸... 한국으로 돌아가서 매일 밥 먹듯이 그리고 숨쉬듯이 책을 보려 합니다. 영어는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니까...

글을 읽고 있자니 우리 딸 아들이 처음에 힘들어 했던 시간이 떠올라 이렇게 두서 없이 댓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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