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작은 아들 모두 10년 정도 악기를 시켰다.
요즘은 영어레벨이야기를 하듯이 우리 애들 초등시절엔 체르니 몇번,스즈키 몇권으로
아이들 끼리도 경쟁을 했고,엄마들의 대화도 악기이야기를 주로 했다.
피아노 없는 집은 없었고,초등입학선물은 대부분 피아노였다.
이층 양옥집의 피아노 치는 소리는 내 유년시절의 '꿈'이었고,대학시절 대학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의 초대장은 나중에 아이를 키운다면 '악기를 시켜야지...'두아이를 키운다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시키겠노라고 굳은 다짐을 하였다.
아이들이 6세가 되면서 내 '꿈'은 이룰 수 있었다.
다행이 큰 슬럼프 없이 악기를 즐기는 아이들로 자라났다.초2부터는 레슨을 빼고 하루 1시간
연습의 원칙이 말없이 시작되었다.그 당시 큰 아이는 바이엘로 시작했는데,책 한권 한권
끝나는 순간의 벅찬 감동...작은 애는 스즈키 한권씩 끝날 때의 성취감...아이들을 키우며
느낀 가장 큰 엄마의 행복이었다.
초3이 되면서 아이들은 콩쿨을 시작했다.물론 레슨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되었다.
'콩쿨'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는 동네 장기자랑 정도로 생각했으나,시작해 보니
그것이 아닌듯...ㅠ
그 당시는 콩쿨의 곡이 구정을 앞둔 시기에 나왔다.그래서 구정을 앞 둔 이 시기가 되면
명절 상차림 걱정보다 '콩쿨'의 추억이 늘 떠오른다.
곡을 받으면 그날 부터 두곡을 가지고 갈고 닦는다.물론 기본기 때문에 '하농'은 한시간 이상
연습하지만 날마다 같은 곡을 가지고 씨름을 해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3월 말부터는 모든 공부는 올 스톱된다.학교 숙제 겨우해가는 정도가 된다.4월이 되면 밤늦게까지
연습해야 하는데,이웃에 피해가 될까..동네 학원을 대여해 밤 늦게 혼자 연습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3,4학년 이라면 어린 아이인데,어떻게 그런 과정을 견디어 냈는지 대견하다.
터울이 큰 작은 아이때문에 연습을 따라 다닐 수 없었지....
3달 정도를 연습해도 두곡은 결코 완성되지 않았다.정말 곡 하나 만든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애들은 그 '한곡'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이것은 그당시 악기를
하던 다른 애들의 엄마와 나눈 이야기에서도 느낀점이다.
처음 대회는 어린 탓인지 긴장을 하지 않아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커가면서 상에 욕심을 내면서 문제는
커졌다.긴장을 하면서 실수를 한다.콩쿨에서 실수는 몇달동안의 연습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음악을 듣는 귀가 없는 엄마는 무대에서 내려오는 아이의 표정에서 모든 것을 느낀다.실수를 하면
내려오면서 눈물이 줄줄...결과가 좋지 않으면 하루 정도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엄마도 함께 울었다.
레슨 선생님도 미안해 하신다.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이 결코 싫지는 않았는지,2년에 한번씩 학교
콩쿨은 일년에 한번씩 홍역처럼 치루어냈다.사립은 악기를 잘하는 애들이 많아 예선에서 탈락하기도
하면서 절망에 빠져 학교에서 가장 잘하는 아이의 레슨 선생님을 수소문해서 레슨을 시키기도 했다.
정말 악기교육 시키는데는 나도 극성엄마였던가...
지금은 두아이 모두 악기를 하지 않는다.
피아노 조율한지가 4,5년 되었고,작은 아이의 바이올린 줄도 풀어 놓았다.
입시가 끝나고 큰 아이는 피아노 뚜껑부터 열었다.그리고 '싸이'에 올라온 대학선배의 피아니스트와
같이 피아노를 훌륭하게 연주하는 모습에 부러워하며 내게 보여주었다.기숙사방에 피아노가 있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방은 쓰레기더미^^였지만 피아노 위에 세수대야를 올려놓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는
정말 멋진 청년이었다.우리 아들은 학교부근 성당에서 올겐 연주로 1년정도 봉사를 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지만,아직도 그 말을 꺼내지 못한다.벌써 내 아이들이지만 어렵고 조심스럽다.
아이들을 많이 키워놓고 지금도 가장 생각나는 일들은 ....
시험에 대한 쓰라린 기억보다는 하루도 빠짐없이 악기를 연주하던 두아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악기를 배우며 세상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고,세상에서
그래도 쉬운 일이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한순간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연주의 세계...
그래서 '장영주'의 연주가 스트레스에 관한 칼럼에 상당히 공감하고,좋은 연주듣기를 감사한다.
우리 애들 어릴 때 '모짜르트 이펙트'를 광고해서 그 시디를 사고 난 모짜르트 이펙트를 믿었다.
그후 그 설은 음반을 팔기위한 거짓이었다..라고 말하는 설도 있었다.그러나 지금도 난 그 거짓
'모짜르트 이펙트'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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