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제가 지난 학기 강의했던 과가 큐레이터과였습니다.
우리나라에 단 한 곳에만 있다는 큐레이터 학부.
소위 말하는 SKY대는 아닙니다만,
저는 지난 10여년을 강의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수업이었습니다.
마지막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난 10여년간 만난 학생들 중 최고입니다"고요.
큐레이터 학부는 미술 실기 보다는 인문학과 미술사, 예술사 등을 배우는 전공입니다.
학생들 모두 자신의 전공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토론 수업 중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때도 굉장히 주도적이고 진지하고 창의적이었습니다.
리포트를 제출하면 한편한편 기사글처럼 정돈 되고, 심사숙고한 흔적이 가득했습니다.
(그중 어느 학생의 리포트는 여러편들을 제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훌륭해서 정말 쳐박아둘 수가 없더군요.)
무엇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문대, 사회대, 자연대 학생들에게서 느꼈던 기계적인 사고 방식의 틀을 벗어났던 점입니다.
학생들 모두 큐레이터 학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높았고,
자기만의 색깔이 너무 분명했고,
긍정적이고 진지했습니다.
저는 한 학기 수업을 끝으로 저희집 두 아이들이 커서
바로 여러분들과 같은 모습으로 커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SKY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저는 지난 학기 수업했던 큐레이터 학과 학생들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져야할 여러가지 덕목들을 제대로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초등학생 때부터 만들어가야 한다고들 합니다.
'초등 스타'를 위한 여러가지 열망들이 드높은 요즘입니다.
(간혹, 이런 글을 쓰고자 할 때
쑥쑥에서 제 글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쑥쑥의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은 서울대라는 고지가 아닐까 싶어져서요.
아닌가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의 교육을 하고자 저도 밤낮으로 고민의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를 중심으로 한 일상을 제 생활에서 제 일로 삼고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분들처럼.
그리고 이곳의 아이들이 크고작은 성과를 올리고, 뒷바라지 하는 것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다만 제 아이들이 좀더 창의적이고 개성있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울리지 않는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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