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남편이 "오늘의 스케쥴은 어떻게 되냐?" 고 묻습니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나의 일상이란 것이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지...뭐 다른 것이 있을까..."
라고 답하였습니다.그러자 남편은 발레리나 강수진도 "날마다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라는 삶을
살고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위로해 주는 척 하더군요....
그리고 일간지 교육섹션을 보니 2008년 '상위 0.1%의 공부이야기 결산'에도 '지루함 참고 부족함
채우는 끈기와 반복이 공부 비결!'이라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이 참으로 지루한 일인 듯 합니다.지루하지 않으신가요?
유아기를 지나며 육체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자, 정신적인 고통이 더해지면서 말입니다.
고3수험생 때문에 소홀했던 예비 중2 둘째 아들의 엄마표 공부가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주 금.토.일 오랜만에 함께 영어공부를 하였습니다.뉴스 쉐도잉을 함께 하였는데,아...어렵더군요.
영어소리가 나오면 따라하는 습관이 있는데,뉴스쉐도잉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습니다.저는 따라 하지
않는 아이에게 " 따라하지 않을 거면 하지 말라" 고 소리만 쳤습니다...제 영어발음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아이는 계속 틀렸다고 테클을 걸어옵니다.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발음과 네이티브의
발음은 상당히 달랐습니다.지난 여름 엄마 발음과 내 발음은 차원이 다르다고 한소리 들었지만 심신이
피곤한 저는 아이가 뉴스를 듣고 있는 시간에 곁에 있으면서도 딴생각하고 신문보고 다른 일을 했지요.
좋은 발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지루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멍하니 듣고 있으면 절대 좋은 발음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이제부터는 너무나 지루하겠지만 방학 두달 정도만이라도 열심히 아이와 함께
쉐도잉 연습을 해서 좋은 발음을 가진 엄마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한때는 이 나이에 영달(우리집에서는 영어의 달인을 이렇게 부릅니다)이 되어서 무엇하랴...이미 나는!
영어로 일상생활 하기에 불편함이 없고,내가 어디 가서 영어로 협상을 할 것도 아니고...ㅠ
하지만 둘째 아이는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하는 영어공부가 즐겁다고 합니다.공부가 끝나면 어려운 단어
체크도 해주고 "너 정말 발음 좋다"고 격려를 해주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외롭고 지루한 일이라고 합니다.그래서 외로움을 달래주고자 거실로 책상을 꺼낸 적도
있습니다.평생 공부를 해 온 남편이 벽을 보고 공부하기가 너무 싫었다고 합니다.그래서 우리집은
아이들 방의 한 가운데에 책상을 놓습니다.마주보고 공부하기를 좋아합니다.마주보고 공부하다 잡담을
많이 해서 문제이지만, 공부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습니다.그리고 공부방 문은 항상 열어둡니다.
조용하면 집중이 잘 될 것 같지만 너무 조용하면 졸음이 오고 잡념이 생긴다고 합니다.물론 시험공부를
할 때는 최대한 조용히 해서 집중력을 높여주어야 하지만요....
이제 중학생 방학이 시작됩니다.
즐겁고 행복한 방학이 아닙니다.좋은 시절은 이미 다 지나간 듯 합니다.
초등게시판에 화려한 방학생활계획표를 올리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시기를 참고 견디기 힘들고,끝이 나지 않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게 긴 세월은 아니더군요.
5년 터울의 두 아이를 키우는 저는 그 지루함에 엉엉 울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일상의 반복된 생활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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