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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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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십대 사이

  • 채니맘
  • |
  • 2007-05-31
5

'부모와 십대사이'.. 제가 요즘 숙독하고 있는 책입니다. 사춘기 큰 아이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열받았다 식었다하는 저를 보고 제 동생이 권해준 책입니다. 이스라엘 출신 정신학자인 Ginott가 쓴 시리즈물 '우리들 사이' 중 한권으로 그 중 '부모와 아이 사이' 는 아주 유명한 책이라고 하네요. 저는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 사람들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한다면 반드시 하나 더 추가시켜야 할게 있다.  여자, 남자, 사춘기 십대, 또는 황인족, 백인족, 흑인족, 사춘기 인종... 이렇게 말입니다. 이 작가는 1922년 생으로 오래전에 세상을 뜨신분이고 그가 사춘기 아이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장소는 주로 미국인데 저는  내 옆에 있는 내 아이를 관찰하고 쓴 책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렇게 사춘기 인종들에게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나봅니다. 그래서 그들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난 이후 그들을 상대해야 했을 것을 저는 무모하게도 별다른 지식없이 제 사춘기 아이와 붙었었네요.

 

부모에게 기쁨만 주던 아이가 부모의 화를 돋구는 아이가 되고, 부모를 비판하고 무시하면서도 본인의 행동에는 많은 모순이 따르고, 간섭하는 것을 몹시 싫어하면서도 한없이 의존적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면서도 남과 다르면 불안해지고, 관대하고 인류애적인 행동을 하다가도 몹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 되버리고....  딱 제 아이의 현재 모습입니다.

 

저자는 부모와 십대가 성공적으로 공존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저는 그 중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의 감정과 소망을 인정하고 공감해주라는 것이 첫번째인데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은데 제가 늘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주말, 저는 지방에 있었고 아이만 할머니 댁에 남겨져 있었는데요, 아이가 소속된 단체에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꼬박 세워가며 하는 파자마파티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토요일 일정은 아침에 집에 돌아와 잠을 잔뒤 오후에는 수학학원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아침부터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도저히 수학학원 못가겠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계속 풀어진 상태로 있던 아이라 저는 가야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고 몇번이나 전화를 더 걸어 사정을 하던  아이는 급기야 학원에 무단 결석을 했습니다. 이 학원은 규칙이 엄격해서 무단결석이면 바로 퇴원을 시킵니다. 하여튼 그 과정동안 제가 느꼈던 아이에 대한 분노, 실망감은 대단해서 서울가면 당장에 혼을 내야지 하고 별렀지요. 그런데 서울가는 차안에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라'는 저자의 말이 떠올라서 지금 아이는 어떤 감정일까 곰곰 생각해봤지요. 소심하고 성실한 아이인데 무단 결석으로 학원에서 쫒겨나야하는 상황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본인 마음이 오죽 불안하고 괴로울까 하는 생각이 비로서 들더라구요. 서울가서 아이를 야단치는 대신 '그래, 주말동안 네 마음이 얼마나 괴로왔을지 내가 짐작이 간다' 하며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었더니 분명히 엄마가 자기를 비난하고 몰아세울거라고 예상하고 바짝 손톱을 세우고 있던 아이는 저의 그 한마디에 무장해제를 해버리더라구요. 헤헤거리며 '엄마가 생각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였어' 하면서요.

 

다른 또 하나는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날때는 분명히 화를 내라, 하지만 그 행동이나 사건 자체에 화를 내고 아이의 인격에 대해서는 화를 내지 말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는 것이 수양이 덜 된 저한테는 도를 닦는 일처럼 어렵게 느껴집니다. 지난 주 화요일, 학교가 끝난 후 바로 바이올린 레슨을 받기로 했었는데 아이가 오지않아서 집앞에서 기다리다가 그냥 돌아갔다는 선생님의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또 부글부글 끓어올랐지요.  평소같으면 '넌 왜 그렇게 무책임하고 불성실하고 남에대한 배려가 없냐'라고 흥분하며 야단쳤을텐데 이 날은 바이올린 레슨을 받지 않아 생긴 문제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어떻게 해결할거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는 화요일은 수업이 늦게 끝나는 날이라 아무래도 다른 날로 레슨날을 바꾸어야겠다고 하면서 본인이 선생님에게 사과하고 요일을 바꾸는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순하게 대답하더라구요.

 

아이가 어릴때는 저는 엄마역할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법 유능하다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사춘기가되니까 엄마로서 자격미달이라는 사실이 속속 들어나고 더불어 인간으로서 갖추어야될 기본적인 인격조차 빠져있는게 많다는 걸 하루에도 몇번씩 느끼게 됩니다. 요즘은 아이와 더불어 저도 성장하려고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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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달
  • |
  • 2007-05-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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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감정) 절대적으로 공감해주기. 

아이의 위험한(옳지 않은) 행동(사건) 자체에 대해 냉정하게 조언하기....라....

아직까지는 잘 실천하고 있는 항목임돠. (돌 날아올라..)

 

전 아이에게는 도닦은 도인처럼.... 한없이 인자한데.

 

그런데

 

왜??

왜??

왜?? 남편이랑 직장 동료들한테는 그렇게 안되는 걸까요? ㅋㅋ

 

정말 미스테리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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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이스
  • |
  • 2007-05-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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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음으로써 엄마가 되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어머니로 만들어지는것 같아요

십대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도닦는다는 표현이 맘에 확 와닿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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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nie
  • |
  • 2007-05-31 10:52
답댓글

책사러 갑니다...아직 제 아이는 어리지만 너무도 눈에 선하네요..저희 아이도 소심,성실과라 더 동감이 되구요. 요즘 이런 글만 읽으면 코끝이 찡합니다. 에고 내가 잘할수 있으려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아 엄마의 길은 정녕....이리도 멀고도 험하단 말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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