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덧글을 올리면 혼날지도 모르겠지만...
밀린 숙제라도 제출을 하지 않으면 자꾸 뒤가 돌아보일 것 같아서..
용기내어 이제야 올립니다. ㅠ.ㅠ
굳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댄다면...
지난 주 이사와 관련한 자잘구레한 집안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황사와 함께 둥이와 동이가 모두 감기에 걸려...
북클럽을 챙길 여력이 제대로 없었네요.
어떤 댓글을 달아야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차일 피일 미루다가...
아이들이 일찍 잠든 오늘에야 짬내어... 겨우 들어옵니다.
* Mission
1. 오후에 엄마가 용을 타고 오기로 했는데, 만약 이 헝클어진 갈기를 본다면 용돈을 안주실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울부짖는군요. 엄마는 지저분한 갈기를 못참아주신다네요.
2. 빗과 솔, 7가지 각기 다른 색깔의 머리 리본을 꺼내, 사자의 갈기를 멋지게 장식해줍니다. 표지에 나와있던 그 그림의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너무 귀엽네요. ^^;;
3. 모든 호랑이들은 무리를 지어서 껌 주변에 앉아있고, 늙은 코뿔소는 뿔을 닦느라 누가 지나가는 지 관심도 없고, 심지어 멧돼지에게 말을 걸지도 않으니... 마음이 상한거군요.
4. 아름다운 암사자가 지나가는 걸 봤는데, 엄마 사자가 용을 타고 오늘 오후에 온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낸거겠죠.
5. 고릴라가 갑자기 비틀었던 엘머의 팔을 놓으며, 두 손으로 가슴을 긁기 시작했네요. 그리곤 야자나무위에 있던 여섯마리의 작은 원숭이들을 불러서 가슴에 있는 털을 긁게하는군요. 고릴라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나쁜 벼룩들을 찾게 하기 위해서였다지요.
* After Reading
여행 관련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라고 하시니.... 그림같았던 풍경, 근사했던 현지식사.. 이런 것보다.. 제 기억속에 너무나 뚜렷이 남아있는 여행 중 사건사고가 있습니다.
우리 동이가 채 세 돌이 안되었을 때 친정엄마와 함께 통영으로 가족 여행을 갔더랬죠.
저희 집에서 통영은 고속 버스로 4시간 30분이 넘는 꽤 먼 거리여서... 우리 가족들은 통영 여행을 갈 때 마다 현지에서는 렌탈을 하거나 택시를 이용하고, 내려가고 올라올 때는 고속버스로 이동을 하는 편입니다.
미륵도 케이블카, 거제 해금강, 통영 강구안 중앙시장 회, 충무김밥집 등... 정말 즐겁고 흠잡을 데 없는 여행이었답니다.
여행의 노곤함을 뒤로하고 고속버스에서 이제 푹~ 한숨자면 집에 도착해있겠구나 안도하며 온 가족이 한숨을 자고 난 후였습니다.
고속버스 여행의 별미... 휴게소에 들러 잠시 배를 채우고, 버스에 올라 출발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들래미가 "응가~" 하는겁니다. 그 당시 동이는 기저귀를 뗀 지 한참이 지난 후였기에, 당연히 기저귀를 챙겨가는 일 없이 여행을 다녔고, 휴게소에서 소변을 보게 했기 때문에 추호의 의심도 없이 버스에 올랐는데... 이게 웬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ㅠ.ㅠ
결국 땀까지 뻘뻘~ 흘리며 참고 있던 아들은 "엉덩이 꼭~ 잡아주세요. 엉엉~" 하며, 울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아, 엄마~ 엄마~! 더 쎄에게~ 잡아주세요... 아아아앙~~~"하며... 바지에 그만.. ㅠ.ㅠ 실수를 하고 말았죠. ( 아들이 다 큰 다음에 결혼할 신부감이 들으면 혼사 깨질 일 아닙니까? ㅠ.ㅠ 조만간 이 게시물이 말없이 삭제되더라도 용서해주시길~ ^^;;)
*** 여기서.. 잠깐.. 참고로 우리 동이의 성격을 잠시 언급하자면, 깔끔하기로는 둘 째 가라면 서럽고, 조금이라도 비뚤어지거나 짝이 맞지 않은 물건을 보면 참지 못하는 완벽추구형입니다. ㅠ.ㅠ (정말 아들 하나는 잘 뒀죠... 엄마 죽습니다. ㅠ.ㅠ) ***
바지에 큰 걸 보다니... 동이의 일생일대에 있을 수 없는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진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우리 아들은 한없이 목놓아 웁니다. 그것도 울음소리보다 더 엄청난 냄새를 풍겨가면서 말이죠. 제발 조용히라도 해주면 엄마, 아빠가 우리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스리슬쩍 냄새의 발원지(?)를 떠넘겨라도 볼텐데요. ㅠ.ㅠ 울기만 하면 다행이게요. "아~ 똥쌌어요, 엄마... 엉엉~~" ㅠ.ㅠ 제가 더 울고 싶었답니다. 흑~
불꺼진 버스 속에서 바지 벗겨, 물티슈 한 통 다 쓰도록 닦아내고, *묻은 바지를 신문에 싸고 비닐에 또 싸서 누가 볼세라 우리 가방에 꼭꼭~ 숨겨둔 후에... 바지가 없어 덮고 있던 바람막이 점퍼를 바지삼아 팔 부분을 다리에 끼워... 그렇게 2시간 반 정도를 더 왔던 것 같습니다. 잠은 어느새 다 달아나고, 여행의 피로도 모두 앗아간 우리 아들의 *사건.. 앞으로 가족과의 여행에서 이보다 더 슬프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눈물이 나게 웃긴 추억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ㅋㅋ
*ps) 동이야, 너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엄마가 이 글을 곧 수정할 예정이니, 너무 마음 상해하지는 말아다오~
(지금 아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미니카 하나를 손에 쥐고 세상 모르게 자고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