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3시에 잠들어 작정하고 아침잠을 자려고 했는데
전화가 오는 바람에 깨어서 오전미사보고 서점으로 향했어요.
할 일은 태산이지만 요리조리 미루어 두었어요.
실은 서점보다 우리 아들이 피자헛 씬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테이크 아웃'하면 20% 할인해준다는 핑게를 제 자신에게 대고 나갔어요.
먼저 서점에 갔어요...
몇일전 신문에서 재불 사제화가 김인중신부의 스테인글라스를 보고
머리가 띵~했고요.스테인글라스 아래 십자고상에 매달린 예수님을 뵙고
처음으로 그 고통을 몸으로 느낀 바가 있어 김신부님의 책...
"빛은 춤을 춥니다"를 한권 사려고 했는데...에구머니!
디지털 알츠하이머로 책 제목을 잊어버렸죠.기억하면 기적이죠.
대신 이해인 수녀님이 병상중에 엮으신 신간시집'엄마'라는 제목의 시집을 만지작 거리다 왔어요.
수녀님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요...부산으로 내려가셨대요.
수녀님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저를 우울하게 했어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엄마'라고 부르며 울기만 해도 모든 것이 해소되는 느낌...
저는 요즘 신앙이 너무 깊어졌나봐요...다른 분을 부르기 시작했어요.ㅠㅜ...
베스트셀러 신간코너에 빠질 수 없는 우리의 호프 공지영씨 책이 또 나왔더군요.
인터뷰 형식의 책인데,공지영씨는 너무 날씬한 몸매에 까만색 미니 원피스를 입고
웃으며 저를 반기더군요...술도 많이 드신다는데,아직도 그렇게 날씬하다니...
슬비님의 아줌마 원피스.......넘 웃겨요.
한번 읽고 지날 갈 책 몇권 메모하고 결국 한권도 책은 사지 못하고 피자 한판만 들고
집으로 돌아왔어요.낼 애들 책 주문하며 김신부님 책은 주문하고 나머진 남편에게
빌려오라 해서 읽어야 겠어요.
수십번 집으로 들어오는 yes 24의 책 박스속에 과연 내 책은 몇권이나 될까요?
내 책은 아니어도 그 속에 문제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어마어마하지요...
아마 고등학생때문이겠지만 너무 슬퍼요...
서점은 정말 제게 너무 많은 보물을 안겨주었어요.
솔빛엄마도,해커스의 데이비드 조, 리크리 이광복도 서점에서 만났지요....
책으로 만났다고요...그리고 이 분들은 제게 우리 애들 교육의 빛이 되어주셨죠.
: 슬비님의 글입니다.
> 애들 키우면서, 나날이 치매증상 심화에 뇌세포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면서도,
> 순간 집중력은 좋아졌다는 느낌이다. 생존을 위한 자기 방어력인지....
>
> 며칠 전, 혼자 조용히 서점에 앉았을 기회가 왔다.
> 나는 내가 생각해도 무섭게 몰입하여 그동안 들추어 보고 싶었던 몇 권의 책들을 점검한다.
> * 잠수네의 최신 로드맵을 읽었고,
> * "내 꿈에 국경은 없다"란 책을, 성공 스토리 부류들의 그저그러리라는 선입견을 깨고, 감동을 느끼며 의외의 몰입을 했으며
> * 영문과 출신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무조건 끌리는 공지영 작가의 "즐거운 나의 집"을 혀를 끌끌 차면서도 혼자 피식 웃으며 정신없이 읽다가, 휴대폰 진동을 느끼며 기어이 자리를 털어야 했다.
>
> 잠수네 책은 그냥 그랬고, 소설은 어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 "내 꿈에..." 이 책, 이거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
> 소위 일류대학이 아닌 시골 출신 법대생이 국제 법률대회(? 치매 발동^^)에 한국 대표로 선발되기 까지의 이야기며,
> 토익 400점도 안되던 그가 카투사 지원을 위하며 악바리 근성으로 짥은 기간에 일구어 낸 점수 향상 이야기,
> 참 신선했다. 아니, 복고적인가? 그는 올해 외국의 여러 로스쿨의 러브콜을 받으며 화제에 오른 모양이다.
> 축하드린다, 젊은 영혼. 그대, 처음의 그 마음을 잃지 말기를, 안경 너머로 맑아 보이는 그 눈동자를 지키기를.
>
> 몇 년 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며, GRE 점수를 내야하는 곳도 염두에 두어야 했기에, 집근처 대학가의 한 서점에서 GRE 수험서를, 완존 아줌마 원피스 입고 슬리퍼 끌며,함께 데리고 간 아이들이 행여 저지레라도 할까봐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며 어슬렁 거려야 했던 내가 이리 저리 살피자,
> 한 샤프해 보이던 청년이 언감생심 말을 걸어 주었다.
> "GRE 공부하시게요?"
>
> 나는 이런 대화를 너무나 오래 접고 살았던 지라 그 말이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 미국에 있다 방학을 틈타 나와 있던 이름 모를 그 유학생은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 주었고, 나는 그저 듣고 있었다.
>
> 오래오래 잊고 있었던 이런 영상들이 한꺼번에 그날 서점에서 떠올라, 나는 아직도 철이 덜들었는가 싶었다.
>
> (하니비님 글에 용기 얻어 우중충한 중게에 분위기 쇄신용으로 올릴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요상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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