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키우면서, 나날이 치매증상 심화에 뇌세포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면서도,
순간 집중력은 좋아졌다는 느낌이다. 생존을 위한 자기 방어력인지....
며칠 전, 혼자 조용히 서점에 앉았을 기회가 왔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무섭게 몰입하여 그동안 들추어 보고 싶었던 몇 권의 책들을 점검한다.
* 잠수네의 최신 로드맵을 읽었고,
* "내 꿈에 국경은 없다"란 책을, 성공 스토리 부류들의 그저그러리라는 선입견을 깨고, 감동을 느끼며 의외의 몰입을 했으며
* 영문과 출신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무조건 끌리는 공지영 작가의 "즐거운 나의 집"을 혀를 끌끌 차면서도 혼자 피식 웃으며 정신없이 읽다가, 휴대폰 진동을 느끼며 기어이 자리를 털어야 했다.
잠수네 책은 그냥 그랬고, 소설은 어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내 꿈에..." 이 책, 이거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소위 일류대학이 아닌 시골 출신 법대생이 국제 법률대회(? 치매 발동^^)에 한국 대표로 선발되기 까지의 이야기며,
토익 400점도 안되던 그가 카투사 지원을 위하며 악바리 근성으로 짧은 기간에 일구어 낸 점수 향상 이야기,
참 신선했다. 아니, 복고적인가? 그는 올해 외국의 여러 로스쿨의 러브콜을 받으며 화제에 오른 모양이다.
축하드린다, 젊은 영혼. 그대, 처음의 그 마음을 잃지 말기를, 안경 너머로 맑아 보이는 그 눈동자를 지키기를.
몇 년 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며, GRE 점수를 내야하는 곳도 염두에 두어야 했기에, 집근처 대학가의 한 서점에서 GRE 수험서를, 완존 아줌마 원피스 입고 슬리퍼 끌며,함께 데리고 간 아이들이 행여 저지레라도 할까봐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며 어슬렁 거려야 했던 내가 이리 저리 살피자,
한 샤프해 보이던 청년이 언감생심 말을 걸어 주었다.
"GRE 공부하시게요?"
나는 이런 대화를 너무나 오래 접고 살았던 지라 그 말이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미국에 있다 방학을 틈타 나와 있던 이름 모를 그 유학생은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 주었고, 나는 그저 듣고 있었다.
오래오래 잊고 있었던 이런 영상들이 한꺼번에 그날 서점에서 떠올라, 나는 아직도 철이 덜들었는가 싶었다.
(하니비님 글에 용기 얻어 우중충한 중게에 분위기 쇄신용으로 올릴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요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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