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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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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가 그랬듯....

  • 실눈
  • |
  • 2008-07-04
20

큰 놈 초등학교 4학년때 막둥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1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나는 그아이가 내 도움없이는 뭐든 잘해낼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며 막둥이 자는시간 용의주도하게 계획해서 공부를 봐주곤 했습니다.

( 그래야 간신히 못한다 에서 벗어나곤 했으니까요)

중간고사 기간에는 새벽기도도 빨~~랑 다녀와서는 아이를 깨워 앉히고  점심시간에는 암기과목 뭐를 하고...뭐를 하고... 일장 연설...

참 잘났지요....

싫다소리 한번 안해요.  이놈은... 다 자기 위해하는 소린줄 아니까 그랬대요....

 

근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숙제때문에 구립도서관 (성인용)에 다녀온후로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기말고사는 자기가 알아서 도서관에서 준비해 보겠대요.

(그럼 도서관 입실표는 엄마가 받아다 줄께, 시간 되면 연장도 해야하니까....)

마침 도서관이 학교가는길에 있어 5분만 일찍 나서면 된다고 괞찮대요. 연장도 점심시간에 담임샘허락 받고 나와서 한대요. 그참에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첨  3,4일은 30분에 한번씩 문자를 보냈죠. '뭐해? 잘 돼가?오늘 한문은 꼭 해야돼' 

10시에 도서관에서 나오는 아이를 마중가려고 횡단보도에 서있는데 맞은편에 우리큰놈이 열심히 단어장을 들여다 보며  서있어요.  '엄마 나 여름방학에는 아예 도서관에 묻혀 살고 싶어. 한번만 그렇게 해 볼래.'

시켜두 못할 판에 감사하지요.  

책읽기를 참 힘들어하는데 이참에 어휘력과 독서능력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의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은 다 영국에 살아요.

가끔 명절이나 아이들 때문에 속이 상할때면  너무나 부모님이 그립죠.

우리 부모님 정말 믿음이 좋으신 분이었구나. 어찌 공부해라, 좋은 친구 사귀어라, ~해라,~해라 그리 아니하시고..

사실 전 범생이가 아니였구 언니나 남동생도 무서운(?)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 부모님은 동네 파출소직원 분들과도 친분(?)이 돈독하셨죠.

내가 아직 아이들이 더 자라봐야 알겠지만   

그때  엄마 심정이 어떠했을까?

자식에 대한 긍정적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을때 살아갈 힘이나 의미가 있었을까?

그저 기도하시며  주일예배만 빠지지 않기만 바라셨었는데..

 

지금은 오토바이 폭주족(20년 전에도 있었답니다) 이었던 남동생이 영국에서 MBA 마치고 사업시작해서 자리잡기 시작했구, 교회봉사도  열나게 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있구.  

노랑,빨강 머리에 핫빤쓰 언니도 퓨전레스토랑 디자이너가 되었답니다.

지들 앞가림은 하고 살죠.

 

나도 우리부모님처럼 해야될까봐요.

우리세대 부모님들 다 바쁘고 힘들어서 우리 일일히 못 챙겨 주었잖아요.

비온다고 어디 학교에 우산 가지고 오는 일이 있었나요? 

전 그게 맺혀서 바빠도 무리해서 갖다주고  차로 데리러 가고 했지만 그다지 고마워하지 않아요.

안오면 친구들꺼 쓰고 가면 되고.. 아니면 기냥 맞고가도 재밌대요.   

나만 애쓰는 거죠...

 

중심만 잡아주고 좋은 모델링만 되면 ... 

화목한 가정 분위기, 공부할 수 있는 적절한 자극과 환경..긍정적 사고와 대화....

지나고 보면 우리 부모님이  적절히 잘 해주었구나

 아무것두 안해준게 아니구나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 이었구나. 

 난 우산 학교에 안갖다주고  둘째라고 차별 받았던거만 기억하고 내내 서운했는데...

 

지금도 우리아버지는 전화걸면 첫마디가 ' 우리딸 사랑해, 내가 얼마나 보고싶어하는지 알쥐?'

8년전 시어머니 치매로 귀국해 대소변 받아내며 살아 갈 때도  이 말이 얼마나 힘이되던지...

제작년 시엄니 돌아가시고 영국에 갔을때  공항에 마중나오셔서

그동안 수고 했다며..우리딸이  자랑스럽다며.. 얼마나 꼬~~옥 안아 주시던지

그동안 쌓였던게 다 풀어지며 그 품에서 한동안 펑펑 울었답니다.

외할머니 할아버지 첨본 울 막둥이도 덩달아 따라 울고...

 

하니비님이 첫 중1중간고사까지만 관리 들어가고 그 담부턴 지가 알아서 해야한다고 그랬는데..

마침 잘 되었네요..

설사 이번 기말고사 망치더라도 맘 비우기로 했씀다.

시행착오도 해봐야 늘겠죠. 아직 중1이니 여윱(?)니다...

 

내 어머니가 그랬듯...멋지게 똥폼잡고  너그러운 척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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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gmom
  • |
  • 2008-07-14 03:57
답댓글

뒷북...뒤늦게 지도 눈물이 피잉~~~4형제의 맏며느인 저....참... 바람 잘 날 없는 가지 많은 나무에 둥지

틀어서 맘 고생 많이 하지만 그래도 내 남편 낳아 주시고 내 아이들 할머니이신 시어머니 병들어 누우

시게 되면 야속하고 속상한 맘 다 뒤로하고 어머니 모실 생각이거든요.

생각만으로도 너무 힘들거라는거 알아요.   인생 선배님 글을 보니 다시금 용기가 생기고 그래야만 하는 거란

다짐 다시 합니다.

실눈 님의 글에 이처럼 공감백배 눈물까지 보이는 여러분이 많은 이곳 쑥쑥 너무 좋아요.

이번 여름 청옥산 자연휴양림 갈건데 어머님 모시고 같이 가려구요.

다녀와서 사진으로 '잘앙질'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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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어맘
  • |
  • 2008-07-09 09:16
답댓글

어머머 끝부분에 가서 눈물이 피잉~~~~~ㅠㅠ

힘드셨겠어요.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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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기아빠
  • |
  • 2008-07-08 16:09
답댓글

실눈 님 글 하나에 다들 공감하시고 눈물도 흘리시고....

저 또한 빡빡하게 공부 하는 아이들이 너무 현실에만 매달려 아무런 여유 없이 달려가는 모습이

새삼 안스럽게까지 생각이 들면서 누시울이 뜨꺼워 지네여...

다시 한번 아이의 참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시간 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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