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능 수학 과외쌤입니다.
엄마가 되기 전엔 직업적인... 즉 돈벌이가 주 목적인 과외쌤이었습니다.
엄마가 되고... 것두 뺀질 거리는 아들 녀석의 엄마가 되면서... 저의 과외 스타일도 바뀌게 되더군요.
분명 대굴 돌아가는 것은 해가 갈수록 더디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보면... 쫄기도 합니다 ㅠ.ㅠ
아이 앞에서 해답을 쭈~~욱 찢어 버릴 수 있는 자신감 충만했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쓰읍...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해결 안되는 문제를 머릿속에 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냥 저절로 스르르 풀어져 버렸으나...
지금은... 문제를 머릿속에 담는 것 자체 부터 겁나게 힘듭니다 ㅠ.ㅠ
아이에게 못 풀어 준 문제가 두달 동안 두 개나 생기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뻔뻔히 아이를 계속 가르칠 수 있는 것은... 것두 나 잘났다 그럼서...
수학 문제 보다도 아이를 잘 풀어내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자화자찬!!!)
신기하게도 20여년 가까이 키운 엄마 보다 우째 몇 번 본 과외 쌤이 아이를 더 잘 풀어낼 수 있을까요?
지금 가르치고 있는 고1 남학생이 오늘 기말고사 수학 시험을 봤어요.
서울 최북단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입니다.
학교 자체도 그리 우수한 학교는 아니구요.
아이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중위권입니다.
초중등 시절... 학원과 과외, 공부... 그 이외의 시간은 게임과 만화책과 운동을 즐겼답니다.
제 판단으로는 독서 수준이 낮기에 갈수록 하위권으로 쳐지기 쉬운 학생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내 아이 열명 중 대여섯에 해당할 만한 아이들이 이런 유형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곳 쑥쑥에선 이런 유형의 아이들이 오히려 더 적을 수도 있겠네요 ㅋㅋ)
순하고 엄마 말 잘 듣고... 지금껏 큰 어려움이 없던 아들이었습니다.
중학교 까지는 80점 ~ 90점 정도의 점수를 맞았습니다.
중3 겨울 방학때 부터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고1 선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포의 늦깎이 사춘기가 찾아왔습니다.
1학기 중간고사 즈음에 학생 엄마와 통화하게 되었습니다.
3년전인가??? 제가 가르쳤던 재수하던 여학생이 숙대 약대에 합격했는데요.
그 친구가 과외를 하고 있는데 염치불구하고 선생님께 직접 배우고 싶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염치불구???
지금까지 제가 가르친 아이들은 최소 상위 4%였거든요.
다 맞기 위해 120%를 준비하는 아이들...
수학 시험지를 기계처럼 풀어내는 걸 목표로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적당히 거절의 말을 찾고 있는데...
엄마가 울먹거리시며 그러시더군요.
아들이랑 말 한마디 안한지 한달이 넘는다구요.
허거걱...
가슴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대로 제게로 전해지면서...
주책 맞은 제 눈도 덩달아 빨개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과외입니다.
엄마 보다도 내가 더 아이를 잘 읽을 수 있다는 자만감으로...
아들에게 진한 배신감에 괴로워 하는 엄마를 도와주고 싶다는 기특한 마음으로 시작했답니다 ㅋㅋㅋ
중간 고사 영어, 수학, 국어 성적은 70점대였습니다.
이곳 쑥쑥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책을 많이 안읽었구요 ㅠ.ㅠ
저는 수업 시작하기 전에 학부모님과 학생과 사전 미팅을 갖습니다.
아이의 현재 수준도 가늠해보고 아이의 목표, 부모님의 목표도 들어 보고...
대충의 목표 설정을 해보고 그에 따른 수업 형태의 윤곽을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한가지!!!
과외 수업을 할때 유용한 팁 드리겠습니다.
1. 목표 설정.
지금까지의 아이 성적을 근거로 과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십시요.
그 목표에 따라 과외쌤도 달리 결정해야합니다.
선행이냐 피드백이냐도 정하셔야 합니다.
선행이라면 어느 정도 까지...
피드백이라면 성취도가 어느 정도까지, 즉 몇 점 까지 맞을 수 있길 바란다는 목표 설정은 하셔야합니다.
수학 과외쌤 엄청 많습니다.
대학생 부터 전문 고액 과외쌤까지...
여기 저기 정보를 모으신 후 내 아이 수준에 맞는 쌤을 찾아야합니다.
극상위가 목표라면 아주 잘 뒤져봐야 하구요.
(100점을 목표로 하기에 120%를 준비해 줄 수 있는 분... 흔치 않습니다.
플러스 알파에 해당하는 20%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과외쌤을 찾아야합니다.
경력이 오래 되지 않았다 해도 본인이 수학을 아주 잘 했던 분들이면 좋습니다.)
상위권이 목표라면 수학 학원 입시 강사 5년 이상 해본 분이면 좋구요.
(5년 이상 입시를 치뤄 본 분이면 1등급 정도 까지 끌어 주기엔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위권이 목표라면 경력 오래 되신 분이 좋습니다.
(수학적인 실력 부분은 이정도면 대학생 과외쌤들도 갖고 있지만 아이에게 전달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아주 미흡합니다.
수학에 무조건적인 겁부터 먹기 쉬운 학생들이기에 넓은 시야로 여유 있게 가르칠 수 있는 분들이 좋습니다.)
2. 목표 달성을 위한 기간을 정하세요.
무작정 시작해서 수능 때 까지 과외 붙여준다면... ㅠ.ㅠ
아이가 대학을 간 후에도 두고두고 본전 생각 많이 납니다.
극상위라면 고2 겨울 방학과 고3 여름 방학때만 해도 충분하구요.
(이 경우 학생들은 정기적인 과외를 하는게 아니고 스스로 공부하다가 물어볼게 생기면 모아두었다가 한번의 수업 분량이 채워지면 수업을 합니다.)
상위권이라면 방학을 중심으로 두달씩만 해도 충분합니다.
중위권이라면... 참 힘듭니다.
자칫 수학이 돈 잡아먹는 귀신이 되기 쉽습니다.
엄마가 냉철하게 잘 따져야 합니다.
개념과 기본적인 내용들을 선행으로 공부하는 기간...
학기 중에 학교 수업과 병행하면서 그때 그때 피드백 하는 기간...
언제 학원을 보내고 언제 과외를 할 것인지 언제 혼자 공부 할 것인지 정해야합니다.
3. 수업 중엔 화이트 보드와 검정, 빨강 마카, 넉넉한 물은 필수입니다.
밥상 수업은 안됩니다 ㅠ.ㅠ
그렇다고 좁은 책상에서 연습장에 쌤과 학생 머리 맞대고 하다보면 피로감도 쉬 느껴지고 강약 조절도 쉽지 않습니다.
화이트 보드와 연습장을 적절히 사용하는 수업이 좋습니다.
보드 수업이 익숙지 않은 쌤이라면 그리 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시면 됩니다.
그리 크지 않은 화이트 보드 준비하시고 물 넉넉하게 갖다 놓으시면 됩니다.
4. 예상 스케쥴과 현재 진행 상황을 당당하게 묻고 꼭 챙기십시오.
무작정 과외를 해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과외쌤들은 그냥 합니다.
정성을 다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다수의 분들은 말그대로 그냥 합니다 ㅠ.ㅠ
그러다 보면 피 같은 돈은 들이면서 뭘 배우는지 어떻게 진행 되는지 전혀 모릅니다.
과외쌤이 먼저 말씀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꼭 챙겨 물어보세요.
아이를 잡지 말고 과외쌤을 잡아야합니다 ^.^
비싼 돈 주고 시키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요구도 당당하게 하셔야합니다.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진정 프로 수험생 엄마이시고 그런 집에 과외하러 갈땐 과외쌤도 한번더 자세를 가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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