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거든요....
제가 미대를 가겠다고 하자, 온 가족은 물론 친척들까지 몰려와서 저를 뜯어 말렸더랍니다.
사실 둘째오빠도 미대진학을 몰래 준비하다 집안의 반대에(난리가 났었지요) 결국 원하지 않았던 전공을 하게 된 전적까지 있었더랍니다.
제가 반대를 극복하지 아니하고 그냥 알겠다며 쉬이 포기를 했었던 것은..
제 자신의 재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전공을 해서 정말로 잘 될 자신이 있는가.
내가 정말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신이 없었지요....
하지만 가끔씩, 살다가 정말로 가끔식... 내가 그때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밀고 나갔더라면... 하고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후회하냐구요?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선택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또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나서, 우리 집에 다섯을 다 대학공부를 시키는 것도 힘에 부치셨을 거라는 것을...
그리고 게다가 제가 예체능을 한다 했을 때, 그게 얼마나 무리가 되고, 다른 형제에게도 부담을 끼칠 거라는 것을..
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 하나를 위해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뭐 찢어져라 가난한 집안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펑펑 넘치는 집안도 아니었기에...
자식 세명이 한꺼번에 대학 등록금을 내려면 엄마, 아빠가 힘이 들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었고..
맞지 않는 전공에 힘들어 한 적도 있었지만, 사람이 위로 봐도 한도 끝도 없고, 아래를 봐도 한도 끝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제가 살아온 길에 후회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 순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쪼끔 아쉬운 점은 있지요 ^^)
슬비님의 말씀에 저의 옛날도 오버랩이 되는 듯 하여 꺼낸 어줍지 않은 위로가
오히려 폐가 되지 않았나 조심스럽습니다.